1.
오늘은 2024. 12. 12. 목요일.
아침에는 해가 맑게 밝게 빛이 났으나 오후 들어와 흐릿해진다.
나는 지금 많이도 늙었다.
늙으니까 등허리뼈도 굽어져서 걷는 것조차도 힘이 들고, 밤중에 누워서 자려면 정말로 힘이 든다.
굽혀진 등허리이라서 반듯하게 눕지 못하고, 옆으로 모로 누운 뒤 주먹 쥔 손으로 등허리를 두들기면서 조금씩 펴야 한다.
밤새껏 끙끙거리다가 새벽녘이 되어서야 겨우 3시간 정도 잔다.
퇴직한 지도 오래되었고, 시골에서 텃밭 농사를 짓다가 둘이서 함께 살던 어머니가 만95살이 된 지 며칠 뒤에 돌아가셨기에 나는 그참 서울로 되올라와서 지금껏 산다.
무기력하고 무능한 나는 서울에서는 할 일이 없어서 날마다 컴퓨터를 켜서 사이버세상에서 노닌다.
인터넷 뉴스도 보고, <국보문학카페>에 나도 생활일기를 끄적거리면서 올린다.
오늘은 12월 12일. 목요일.
나한테는 이 날이 특별하다.
45년 전인 1979년 12월 12일의 일이 떠오른다.
그날 밤 나는 서울 용산구 삼각지 어떤 청사 안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상급자 두 분과 말단인 내가 비상계엄 관련 당직 서는 날.
밤중에 이상한 낌새(정보)를 느꼈고, 내 바로 상급자에게 알려드렸고, 상급자는 그 위의 또다른 고위직 상급자한테 보고하러 갔다. 보고를 끝낸 내 상급자가 지시했다.
"입 다물고 있어."
자정 무렵 귀를 찟는 총소리와 함께 사무실의 4층 북향 유리창이 순식간이 무너져 내렸다. 난사되는 총소리. 겁에 질려서 벌벌 떨면서, 숨어서 밤을 꼬박 새웠다. 암흑천지 ... 간간히 들리는 총소리, 군화소리.
다음 날 아침 유리창 틈새로 몰래 살펴본 뒤에서야, 출근하는 직원들의 모습을 보고서야, 그제서야 안도의 숨을 내쉬기 시작했다.
모두들 잘 아는 '전두환 노태우 현역군인'들의 <12·12 군사반란>이기에 이쯤에서 접는다.
* 유학성 ..... 오래 기억해야겠지.
2024. 12. 3. 이후 요즘 전국이 특히나 용산지역이 무척이나 시끄럽다.
국내 정치현상에 아는 바가 별로 없어서 그냥 멍청하게 사는 나한테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인터넷 지도로 용산구 삼각지 일대를 검색한다.
둔지산.... 많은 것을 품었다!
차량 맨 오른 쪽의 샛길은 대통령실(전에는 국방부 신관)로 올라가는 길목이나 사진에서는 안 보임.
사진 촬영 각도는 남향에서 북향을 향했음.
사진은 인터넷으로 검색.
용서해 주실 게다.
사진에 마우스를 대로 누르면 크게 보인다.
1967년에 발표한 가수 '배호'의 '돌아가는 삼각지' 노래가 생각이 난다.
돌아가는 삼각지
삼각지 로터리에 궂은비는 오는데
잃어버린 그 사랑을 아쉬워하며
비에 젖어 한숨짓는 외로운 사나이가
서글피 찾아 왔다 울고 가는 삼각지
삼각지 로터리를 헤매 도는 이발길
떠나버린 그 사랑을 그리워하며
눈물 젖어 불러보는 외로운 사나이가
남 몰래 찾아 왔다 돌아가는 삼각지
한강과 서울역·이태원으로 통하는 삼각지에는 1967년과 1973년 두 차례 공사를 벌여 입체고가를 세웠다.
1980년대 이후 급증한 시내 교통량을 감당하지 못해 병목현상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전락했다.
1994년 고가도로를 철거했다.
2024. 12. 12. 목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