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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커버그, "규제당국의 충분한 검토 후에 리브라 추진 할 것" -
- 페이스북 24억 가입자와 자산 안정성이 결합할 경우 가공할 파괴력 전망 -
- 암호화폐 도입에 "신중하지만, 개방적 접근" 요구돼…-
□ 하원 청문회에 선 주커버그, 디지털 암호화폐 '리브라(Libra)'를 변호하다.
○ 10월 23일 페이스북의 창업자이자 CEO 마크 주커버그(Mark Zuckerberg)는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가 주관한 청문회에 단독 증인으로 출석함.
- 지난 6월 이 위원회는 페이스북에 보낸 서면을 통해 "의회와 규제 당국의 충분한 검토와 법안이 구비되기 전까지는 일체의 암호화폐 개발을 잠정 중단(moratorium)할 것"을 요구한 바 있음.
- 이번 청문회는 페이스북이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암호화폐 '리브라' 개발에 대한 찬반 쟁점과 잠재적 위해성을 검토하고 입법부 차원의 제반 조치를 마련하기 위해 열림.
- 현재까지 미국 의회는 스위스에 기반을 두고 있는 페이스북의 새로운 암호화폐 시스템이 미국의 통화정책, 개인정보 보안, 국가안보 등 이해와 충돌할 소지가 있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음.
○ 이날 청문회 증인으로 참석한 주커버그는 "미국 당국의 승인을 얻지 못할 경우 페이스북은 리브라 프로젝트에 더 이상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의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려 노력
- 한편, 리브라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경계하며, "만약 미국이 디지털 화폐 시스템 도입에 선제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다른 국가(중국 등)들에게 주도권을 내주게 될 뿐"이라며 미국 국가주의(nationalism)에 호소하기도 함.
10월 23일 하원 청문회에 출석한 페이스북 CEO 마크 주커버그
자료: Washington Examiner
□ 페이스북이 주도하는 '리브라'는 무엇이고, 어떻게 운영되나?
○ 새로운 암호화폐 '리브라'를 운영관리하기 위한 비영리 단체인 Libra Association이 지난 10.1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공식 출범함.
- 페이스북, 우버(Uber), 리프트(Lyft), 소포티파이(Spotify) 등 22개 창립 회원사들이 Libra Association 헌장에 서명하고, 회원사 당 1천 만 달러를 투자하여 2020년까지 통화 발권과 상용화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
- 지난 6월 최초로 리브라 계획이 발표됐을 때만해도 동참을 계획했던 비자(VISA), 마스터카드(Master Card), 이베이(eBay), 페이팔(Paypal) 등 주요 페이먼트 플렛폼들이 최근 부정적 여론 확산에 따라 리브라 프로젝트에 불참 의사를 밝히기도 함.
- 그럼에도 불구하고, Libra Association에는 지역별, 사업 영역별, 비영리, 국제기구, 학술기관 등 광범위한 영역의 단체가 참여하고 있음.
Libra Association 파트너 네트워크
자료원 : Libra Association 홈페이지(www.libra.org)
Libra Association 회원사(분야별)
온라인 페이먼트 플랫폼 | PayU (Naspers의 핀텍크 자회사) |
기술 및 전자상거래 | Facebook/Calibra, Farfetch, Lyft, Spotify AB, Uber Technologies, Inc. |
텔레커뮤니케이션 | Iliad, Vodafone Group |
블록체인 | Anchorage, Bison Trails, Coinbase, Inc., Xapo Holdings Limited |
벤처캐피털 | Andreessen Horowitz, Breakthrough Initiatives, Ribbit Capital, Thrive Capital, Union Square Ventures |
비영리/국제기구/학술기관 | Creative Destruction Lab, Kiva, Mercy Corps, Women’s World Banking |
자료: Libra Association White Paper
○ Libra Association이 공개한 백서에 따르면, '리브라'는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을 둔 글로벌, 디지털 암호화폐를 표방하며, 전세계 어디에서 누구나 손쉽게 거래할 수 있는 포괄적(inclusive)이고 독립적인(independent)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함.
- 중단기적으로는 Libra Association이 허가하는 방식(permissioned)으로 유효성 검증 노드*(Validator node)를 관리하되, 향후 5년 내에 누구든 일정수준의 기술적 요건을 충족할 경우 자유롭게 비인가(permissionless) 노드를 운영할 수 있는 개방형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
* 노드(Node)는 암호화폐 인터페이스에 연결되어 있는 컴퓨터나 장치를 의미하며, 이러한 노드들은 P2P 프로토콜을 사용해 시스템의 분산된 네트워크 내에서 개별 거래와 블록 정보를 기록, 검증, 전송하는 역할을 담당함.
□ 실물자산을 담보로 안정성과 신뢰도 제고
○ '리브라'가 비트코인 등 여타 암호화폐와 가장 크게 차별되는 점은 실물자산을 담보(reserve-backed)로 가치 연동시킴으로써 통화로서의 신뢰성을 높였다는 것임.
- 보편적 통화가 지녀야한 필수요건인 안정성(Stability), 낮은 인플레이션(Low inflation), 국제적 수용성(Global acceptance), 대체성(Fungibility)을 확보하게 위해 준비금(Reserve) 제도를 도입함.
- 즉, 새로운 코인을 생성시킬 때 마다 해당 가치만큼의 현물 자산을 담보 명목으로 준비금에 예치함으로써, 가상화폐가 가진 실질가치(Intrinsic value) 부재의 한계를 극복하고 사실상 디지털 법정화폐(Fiat currency)로서의 위상 확보를 목표로 함.
- 이러한 리브라의 실물자산 담보성은 1971년 미국의 금태환 중지 이전까지 존재했던 달러를 일정량의 금으로 교환할 수 있는 금본위제의 실물 교환적 성격을 일부 가지고 있어 차세대 통화 혁명으로 평가되기도 함.
○ 리브라의 가치는 준비금으로 예치된 실물자산 가치 변동에 따라 등락하나, 실물자산은 주로 변동성이 낮은 자산, 즉 은행예금, 주요국의 단기 국채, 귀금속 등으로 구성됨으로써 가치 변동을 최소화함.
- 준비금은 전 세계의 유수의 금융 위탁기관으로 분산 예치하고, 정관과 소재지 국가별 법규정에 따라 준비금 투자 및 이자 수익에 대한 투명성과 검증성을 강화한다는 계획
□ 첨예하게 대립하는 찬반 논리
○ 지지자들은 리브라가 정착될 경우 금융거래의 저비용성, 안전성, 확장성 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조속한 도입을 주장하고 있음.
- 전 세계 24억 명에 달하는 페이스북 가입자를 기반으로, 리브라가 대표 디지털 통화로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으며, 이로써 대금결제의 효율성이 제고되고, 거래 및 송금 비용은 절감되는 효과가 기대돼 국경 간 금융서비스의 장벽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기대 중
- 또한, 기존 암호화폐의 가치가 과도하게 등락하는 리스크를 보완함으로써 디지털 통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라고 전망
- 제도권 금융서비스에서 소외된 17억 명의 전 세계 인구가 리브라를 통해 휴대폰만으로 손쉽게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
○ 반면, 반대론자들은 리브라가 돈세탁, 세금회피 등 범죄에 사용될 소지가 있고, 특정국이 경제제재(economic sanction)를 우회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소비자 보호 및 프라이버시 침해 등에도 상당부분 위험요인이 내포돼 있다고 주장함.
- 무엇보다도, 만약 수십만 명이 리브라를 일상에서 통화로 사용하게 될 경우, 규제 당국의 통제가 어려워져 국제 금융시장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으며, 기존 중앙은행의 통화관리 수단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불안이 고조됨.
□ 누가 반대하나?
○ 리브라에 대한 가장 큰 우려를 보이고 있는 곳은 미국 정치권이며, 특히 의회는 리브라와 같은 디지털 암호화폐가 국제 금융시스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위상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감추지 않음.
- 리브라의 관리운영 주체인 Libra Association이 스위스 제네바에 소재한다는 점도 미국 금융규제를 우회하려는 시도라는 정치권의 의심어린 시선을 모으고 있음.
- 아울러, 민주당 진영에서는 아마존, 페이스북과 같은 대형 기술기업의 금융서비스 시장진출의 폐해를 막기 위해 "대형기술기업 금융진출 방지법(Keep Big Tech Out of Finance Act)"을 발의 중에 있음.
- 페이스북이 Libra Association의 회원사 중 하나일 뿐이라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반대론자들은 리브라는 "페이스북의, 페이스북에 의한, 페이스북을 위한" 계획이라며, 특정 기업이 주도하는 디지털 암호화폐 생태계의 위험성에 주목함.
○ 트럼프 대통령도 리브라 반대 진영에 가세하여 "리브라는 실체도 없고, 신뢰성도 부족하다고 평가"하고, "만약 페이스북이 금융업을 하고자 하면, 금융기업으로 등록하여 적법한 당국의 규제대상이 돼야한다"고 지적
- 또한, 파웰 연준의장은 리브라를 주의깊게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리브라는 기존 제도권에게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계획 실현 이전에 공공의 의혹 해소가 선제돼야 할 것"이라고 밝힘.
○ 일찍부터 기존 은행권 및 신용카드 업계도 암호화폐 개발에 나서는 등 디지털 통화 시장 확대에 대응 모색 중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대형 테크기업이 디지털 금융시장을 선점하는 것에 위기감을 드러냄.
- 파이넌셜 타임즈는 페이스북이 24억 명의 가입자가 리브라 사용에 뛰어들 경우 전통적 은행 및 신용카드 업계의 대대적 지각변동이 예상된다고 분석함.
- 기존의 신용카드 이용 시 구매자 → 페이먼트 프로세서→ 신용카드사(비자, 마스터카드 등) → 은행 → 신용카드사 → 페이먼트 프로세서 → 판매자로 이어지는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 하나, 리브라 사용 시 구매자와 판매자가 리브라 네트워크를 통해 직접 연결되는 파격이 발생하여 기존 금융권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
리브라가 바꿀 새로운 페이먼트 시스템
자료: Financial Times
□ 국가별로 다른 암호화폐 대응 정책
○ 미국 의회조사처(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는 "디지털통화와 블록체인을 위한 규제 검토"라는 보고서에서 주요 국가들의 암호화폐 도입 정책을 다음 3가지로 분석함.
○ (적극 수용) 대표적으로 스위스는 디지털 암호화폐를 중요한 금융혁신으로 인식하고, 국가 전체 고용과 경제 활동 촉매제로서 적극적 수용하는 자세를 취함.
- 스위스는 취리히 외곽 지역(Zug)을 크립토밸리(Crypto Valley)로 지정하여 낮은 세율, 규제완화 및 인허가 지원을 통해 전 세계로부터 200~300개의 암호화폐 관련 기업들을 유치함.
- 싱가포르는 아시아 제1의 암호화폐 허브를 목표로 산업 친화적인 정책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왔으며, 전 세계적으로 ICO(Initial Coin Offering)가 가장 활발하게 벌어지는 지역 중 하나로 꼽힘.
○ (금지/제한) 중국, 베트남 등은 암호화폐의 금융혼란, 소비자 보호 취약, 불법행위 연계 소지 등의 폐해가 긍정적 효과를 능가한다고 평가하고 암호화폐 유통 등을 금지 또는 제한 중
- 중국의 경우 은행들의 암호화폐 거래를 제한하고, ICO를 금지하고, 기타 교환소 활동을 제한함.
- 알제리, 볼리비아, 모로코, 네팔, 파키스탄, 베트남은 암호화폐 관련 일체의 활동을 금지
○ (조건부 수용) 미국, 유로존 국가, 영국 등은 암호화폐의 금융 및 기술혁신 측면은 장려하되, 리스크는 관리하는 균형있는 정책을 추진 중
- 이들 국가의 규제당국은 거래소 관리, 돈세탁 및 테러자금 유입 방지, 탈세 방지, 등록 및 공개 요건 등에 집중하여 디지털 암호화폐와 관련한 새로운 규제 마련에 노력 중
주요국가별 디지털 암호화폐 관련 규제 동향
분 야 | 국 가 | 규제동향 |
거래소 | 호주 | 모든 거래소가 국가 소속 Anti-money laundering 기관에 등록 의무 |
일본 | 모든 거래소가 금융당국에 등록하여 거래제한, 사이버보안, 피감의 의무 | |
EU | EU의회는 돈세탁/테러자금 규제 시행 중 | |
룩셈부르그 | 모든 거래소의 금융당국 등록 의무화 | |
미국 | 증권거래위원회(SEC) 등록 의무화 및 재무부 금융범죄 감독 대상에 포함 | |
영국 | 모든 거래소에 돈세탁/테러자금 규제 시행 중 | |
ICO | 캐나다 | 모든 ICO에 대한 증권거래 보고 의무 부과 |
프랑스 | ICO 시행사에 대한 허가제(license) 검토 중 | |
홍콩 | 증권선물위원회는 ICO를 증권거래와 동일하게 규제하는 방안 제안 | |
스위스 | 금융감독 당국은 코인 분류에 따라 세부 규제 가이드라인 제공 | |
미국 | SEC는 ICO 유형별 증권거래 규제, 주정부 차원의 규제 별도 존재 | |
세제 | EU | 대부분의 EU회원국은 암호화폐 거래의 부가가치세(VAT) 면제 |
캐나다 | 일반 상품과 동일하게 암호화폐 거래에 대해 과세(소득세 등) | |
프랑스 | 금융소득세 대상에 포함시키는 세법 개정 | |
독일 | 암호화폐가 대금결제 수단으로 이용될 경우에 한해 면세 적용 | |
이스라엘 | 거래에 대해서는 금융소득세, 채굴 등은 부가가치세 적용 | |
싱가포르 | 거래로 발생한 시세차익은 과세하나, 장기투자는 면세 | |
미국 | 국세청(IRS)은 암호화폐를 통화가 아닌 자산으로 간주하고 재산세 적용 |
자료: 미국 의회조사처(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 디지털 암호화폐 도입, "신중하지만, 개방적 접근" 필요
○ 10월 21~25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 내 최대 사이버보안 행사 DC Cyberweek에서는 단연 핀테크, 블록체인, 암호화폐 등이 가장 뜨거운 이슈로 부각됨.
- 현장에서 만난 디지털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는 "미국 당국과 전통적 금융업계의 우려 속에 리브라와 같은 암호화폐는 각종 규제 등 넘어야할 장애물이 산적해 있다"면서도 "디지털 통화는 이미 피해 수 없는 대세"라고 밝힘.
- 현재 JP모건, 글로만삭스 등 전통 대형은행에서도 디지털 화폐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과연 이들이 전망 없는 사업에 뛰어들겠느냐고 반문함. 그러면서, "이제 문제는 디지털 화폐의 주도권을 국가가 차지하냐, 금융권이 차지하냐, 테크기업이 차지하냐의 싸움만 남았다"고 발언함.
- 또 다른 관계자는 "미국이 국제 금융시스템에서 헤게모니를 지키는 길은 리브라 등 암호화폐를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스위스 처럼 기업과 기술이 안전하게 활성화될 수 있는 샌드박스(sandbox)를 마련해 주는 것"이라고 지적함.
○ 의회 조사처 보고서에서도 만약 국가(정부)와 대형 다국적 기업 등이 보조를 맞춰 생태계 조성에 힘쓸 경우 머지않아 디지털 통화가 주류(mainstream)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분석함.
- 베네수엘라, 러시아, 이란 등은 미국의 경제제재를 회피하는 방식으로 디지털 법정 화폐(Digital Fiat Currency)를 발행 운영하고 있음. 또한, 스위덴의 중앙은행(Riksbank)는 자국 화폐와 연동된 디지털 화폐 'e-krona'의 파이럿트 프로젝트를 검토 중에 있음.
- 전반적으로 미국, 영국, 유럽 등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디지털 법정화폐 도입에 소극적 입장이나, 최근 미국 연방준비은행이 2023년까지 실시간 결제 시스템(일명 FedNow℠ Service) 구축 계획을 공개하는 등 디지털 금융 혁신 도입에 서두르고 있음.
- 영국 중앙은행 이사인 마크 커니(Mark Carney)는 전 세계 국가들은 미래 디지털 통화 도입에 "마음은 열되, 문은 완전히 열지 않는" (an open mind but not an open door) 신중하지만 개방적인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 조언함.
자료원: 미국 의회조사처, 파이넌셜타임즈,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Libra White Paper, Cnet, 로이터통신, 연방준비은행 홈페이지 등 및 KOTRA 워싱턴 무역관 자제 보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