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같은 역전패 그동안 수차례 봐왔고 마무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경기였지만 김인식 감독님만 탓할게 아니라 구대성이 없었던 지난 5년의 세월
(2001년~2005년)동안 과연 구단과 코칭스탭은 무엇을 했는지 되짚어봅시다!
* 2001년
1. 호세 누네스 (2승 1패 4세 5.52)
구대성의 일본진출이후 한화는 마무리 대안으로 용병 누네스를 영입하게 된다.
초반 4세이브를 올리며 그럭저럭 임무를 수행하는듯 보였으나 문란한 사생활로
아내 몰래 한국에서 바람피다 아내에게 들켜 입국하고 도망다니는 웃지 못할
해프닝 끝에 결국 퇴출. 이때부터 한화의 마무리 잔혹사는 시작되었으니...
2. 김정수 (2승 2패 1세 3.71)
SK에서 방출된 까치 김정수를 영입하여 좌완 셋업맨으로 짭짤한 재미를 보다가
누네스의 퇴출이후 임시로 마무리를 맡겨본다. 구원투수로 활약한 경험도 있고
워낙 노련한 투구로 몇경기는 잘 막았으나 1~2경기 날려먹고 결국 셋업맨으로
원위치 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40세의 노장에게 마무리를 맡기다니... -_-;;;
3. 브라이언 워렌 (2승 1패 3세 4.30)
누네스의 퇴출로 한화는 일본에서 마무리 경험이 있는 워렌을 영입하게 된다.
경력은 화려했으나 현실은 달랐다. 위력없는 구위와 불안한 컨트롤 그리고 부상
결국 14 2/3이닝만에 퇴출되고 만다. 한화 프런트의 안목이 입증(?)되는 셈!!!
4. 조규수 (7승 8패 5세 4.24)
프로 2년차로서 첫시즌보다 안정된 피칭으로 선발수업을 받고 있던 조규수는
용병들의 잇단 실패로 당시 이광환 감독은 조규수를 깜짝카드로 기용하게 된다.
5세이브를 거두며 기대에 부응하는듯 했던 조규수는 경험부족과 새가슴 투구로
부적격 판정을 받고 다시 선발투수로 돌아가게 된다.
5. 대런 윈스턴 (1승 9.39)
돈이 남아도는지 5번째 용병(선발 에반스,리스 포함)을 영입한다. 원래 이 선수는
스프링캠프때 점찍어 두었다가 시즌중에 영입한 케이스. 최영필이 선발로 나왔던
경기에서 마무리로 나와 구원승을 챙긴거 외에는 별다른 활약없이 짐을 싸야했다.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코치제의설이 나올 정도로 어린 투수들에게 조언도 많이
해주고 투구요령도 가르쳐주는등 사람자체는 좋았던것 같다. 퇴출통보를 받던날
대전구장 한 구석에 주저앉아 눈물을 펑펑 흘렸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6. 이상목 (7승 8패 5세 4.90)
계속되는 용병들의 삽질로 급기야 이상목까지 마무리로 돌리는 주먹구구식 운영을
하게 된다. 부상에서 간신히 완쾌되어 상반기 선발투수로 제 몫을 하던 이상목은
부상이 재발해 잠시 2군에 갔다온뒤 후반기에는 불펜투수로 활약을 하며 간간히
마무리로 나오며 5세이브를 올렸지만 무리한 기용으로 2002년 완전히 망가진다.
7. 송진우 (10승 8패 2세 3.84)
하다하다 안되니까 결국 1선발이던 송진우를 마무리로 돌리는 최악의 상황까지
가게 된다. 역시 백전노장답게 가장 믿음직했지만 종종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며
마무리 송진우도 현명한 차선책은 아님을 뼈저리게 느끼게 한다. 그러나 당시
10승투수를 한명도 배출하지 못할 위기에서 구원승로 겨우 10승을 채우게 되었다.
8. 카를로스 차베스 (승패없음 3.38)
페넌트레이스를 한달 앞두고 한화는 4강진출을 위해 포스트시즌에 기용하지 못할걸
알면서도 6번째 용병을 영입하는 무모한 선택을 하게 된다. 한화 투수용병 역사상
아마 가장 화려한 마이너리그 경력을 자랑하지 소유하지 않았었나 추측된다.
빠른볼과 싱킹패스트볼이 일품이었지만 불안한 제구력으로 제대로 써먹지도 못하고
헛돈만 날린 꼴이 되었다. 하지만 결국 준플레이오프는 진출했지만 하면 뭐하니 --;;
* 2002년
1. 마정길 (2승 5패 6세 5.40)
붙박이 마무리없이 집단마무리로 운영되다 5월초부터 마정길이 두각을 나타내며
잠시 마무리를 맡았었다. 당시 무사만루에서 3타자 연속삼진으로 화제에 오르기도
했으며 옆구리 투수로써 괜찮은 활약을 했으나 잦은 등판으로 한순간에 무너졌다.
2. 레닌 피코타 (6승 6패 14세 3.51)
파나마 출신의 용병으로 초반에는 선발투수로 활약하다 부진하자 마무리로 돌렸는데
마무리 전환후 0점대의 방어율로 인생역전을 이룬 케이스. 한국형 마무리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연투가 뛰어나 후반기에 거의 선동열 부럽지 않은 페이스로 세이브를
쌓으며 재계약에 성공한다. 역대 마무리 용병중에는 그나마 괜찮은 활약을 했다.
3. 호세 파라 (3승 1패 4세 6.00)
피코타가 잘하고 있음에도 불안했는지 한화는 가르시아를 방출하고 98년 삼성에서
마무리 경험이 있던 호세 파라를 영입한다. 당시 애리조나에서 불펜투수로 활약하던
현역 파라를 영입해 용병영입규정 대한 논란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전년도 40인
로스터에만 들지 않으면 된다는 제도의 헛점을 노리고 운좋게 파라를 영입했다.
그러나 삼성시절에도 불쇼를 자주 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파라는 빠른 공을
제외하면 마무리로 자질이 부족해 결국 용병 더블스토퍼 체제는 실패로 돌아간다.
* 2003년
1. 레닌 피코타 (3승 6패 15세 3.86)
2002년 후반기의 크레이지 모드로 재계약에 성공한 피코타는 마무리 투수로 성공가도를
달리듯 보였으나 머지않아 불쇼를 선보이며 많은 한화팬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였다.
두산 나주환에게 끝내기 사구로 게임을 끝내기도 하고 <불코타>라는 닉네임으로 악명을
떨치고 박정진과 피박콤비를 결성하여 화끈한 불쇼를 선보이다 결국 중도퇴출되었다.
이후 대만으로 진출해 에이스로 자리잡고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호투해 화제가 되었다.
2. 송진우 (9승 7패 7세 3.12)
믿었던 피코타의 실패로 한화는 대안을 찾지 못한채 결국 송진우에게 다시 중책을 맡긴다.
전반기에 잘던지고도 승리와 인연이 없던 송진우는 팔꿈치 부상으로 10년만에 1군엔트리에서
제외되며 잠시 공백기를 가졌으나 후반기 재활에 성공해 마무리 전업으로 돌아서 안정된
뒷문지기로 통산 100세이브의 금자탑을 쌓는다. 선발승보다 구원승으로 짭짤한 재미를 보았다.
* 2004년
1. 권준헌 (1승 1패 17세 2.11)
용병들의 연이은 실패와 집단마무리의 한계로 위기를 맞은 한화는 결국 중심타자 송지만을
내주고 현대에서 셋업맨으로 활약한 권준헌을 데려와 마무리를 맡겨본다. 초반에는 적응실패로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으나 점점 마무리 보직에 적응하며 구대성 이후 가장 확실한 마무리로
자리를 잡아가던 도중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하며 다시 뒷문에 빨간불이 켜졌고 이후로 권준헌은
이때의 포스를 보여주지 못하고 공만 빠른 그저그런 불펜투수로 전락하며 아직도 헤매고 있다.
2. 조영민 (1승 5패 8세 4.05)
후반기 혜성같이 등장해 권준헌의 빈자리를 메우며 차세대 마무리로 가능성을 보였던 조영민.
두둑한 배짱에 승부근성까지 겸비해 한화팬들의 많은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권준헌의 공백은
물론 장차 한화의 마무리 부재를 해결해주는듯 보였던 조영민은 이듬해 조원우와 트레이드되며
아까운 인재 한명을 잃고 만다. 조원우가 그해 잘하긴 했지만 이 트레이드는 두고두고 아쉽다!
그나마 한화가 구대성 이후에 마무리로 키워보려고 시도를 했었던 유일한 케이스라 할 수 있다.
* 2005년
1. 지연규 (1패 20세 2.84)
부상과 재활로 한 시즌을 통째로 날려버린 권준헌을 대신해 한화는 은퇴를 앞두고 플레잉코치로
있던 지연규에게 SOS를 보낸다. 인간승리의 주역 지연규는 노장투혼을 발휘하며 김인식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고 데뷔후 자신의 커리어하이 시즌으로 만들며 한화의 4강진출의 큰 공헌을 한다.
연투가 불가능한 지연규를 대신해 초반부터 정병희와 윤규진은 셋업맨과 마무리를 겸직하며
마당쇠 역할을 자처한다. 하지만 혹사논란을 일으키며 잦은 등판으로 인한 피로누적으로
두 선수는 아쉽게 후반기에 나가 떨어지고 현재까지 부상에서 회복되지 못한채 그라운드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정병희는 김민재의 보상선수로, 윤규진은 기약없는 2군에서 재활중이다.
3. 최영필 (8승 8패 5세 2.89)
2005년 최고의 신데렐라는 최영필이다. 선발-중간-마무리를 오가는 스윙맨으로 데뷔 이후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며 준플레이오프 MVP로 선정되는 감격을 누린다. 후반기에 마무리로
잠시 활약하며 지친 지연규와 정병희,윤규진의 공백을 잘 메웠지만 마무리 체질은 아니다.
* 2007년 현재
1. 양훈 (1승 2패 2세 1홀드 5.40)
구대성의 부상으로 마무리로 집중테스트를 받는 김인식 감독의 애제자중의 한명.
초반에는 기대에 부응했으나 잦은 등판과 제구력 불안 그리고 자신감 저하로 인해
현재 슬럼프에 빠져있다. 감독의 무한신뢰에 어떻게 보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2. 윤근영 (1패 1세 2홀드 7.50)
마무리라기 보다는 원포인트 릴리프에 가깝다. 양훈과 번갈아 기용되며 거의 매경기
호출되고 있다. 불안한 제구력과 좌투수로서의 이점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지만
팀내 좌완계투는 그가 유일해 선택의 여지가 없이 윤근영에게 기댈 수 밖에 없다.
3. 안영명 (1세 1홀드 1.20)
현재 불펜투수중 가장 뛰어난 구위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한 마무리
후보중 한명이지만 양훈,윤근영에 비해 등판기회를 자주 보장받지 못해 의아하다.
개인적으로는 5선발로 밀어줬으면 하는데 팀사정상 현재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다!
이상으로 제 기억을 더듬어 지난 5년간 한화의 마무리 변천사를 살펴보았습니다.
결과부터 말하면 5년내내 시행착오만 반복하다 끝났고 구대성의 대안을 찾지 못한채
허송세월만 보내다 결국 38살 구대성을 국내로 복귀시켜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구단 프런트나 전임 코칭스탭이 얼마나 무능하고 안일하게 운영했는지 드러났습니다!
언제까지 구대성만 바라볼건가요? 구대성이 은퇴한 이후에는 또 지난 5년간 되풀이했던
악순환을 반복하며 수많은 역전패를 허용하고 마무리가 없다고 신세타령만 할건가요???
아랫돌 빼어 윗돌 괴듯이 그때그때 임기응변으로 겨우겨우 위기를 모면할건가요???
물론 마무리 투수를 키운다는게 쉬운일은 아니겠죠... 감독이나 코치가 아무리 밀어줘도
선수가 따라주지 못하거나 부상으로 이탈한다면 어찌해볼 도리가 없다는건 압니다.
하지만 전임감독들은 사실상 제대로 시도도 안해보고 실패만 거듭하다가 끝났습니다.
김인식 감독님도 나름대로 고민이 많겠지만 미래를 내다보고 마무리를 발굴할 시점입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말고 구대성이 건재할때 마무리 대체요원을 빨리 키워야합니다.
트레이드나 수준급 용병의 영입으로 단번에 해결되면 좋겠지만 로또보다 어려운 일이죠...
두산에서 진필중을 정상급 마무리로 키워냈듯이 한화에서도 제2의 진필중을 만들어주세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실패하더라도 밀어부치는 추진력은 좋습니다만 특정선수만
집중 테스트할게 아니라 여러 선수를 골고루 기용하면서 대안을 찾았으면 합니다. 지나친
혹사나 정상적인 상태가 아닌 선수를 계속 등판시키는 무리수는 자제했으면 좋겠습니다.
하두 답답해서 오랜만에 글을 쓴다는게 길어졌네요... 긴 글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동의하는 의견이던 반박하는 의견이던 환영하지만 시비조의 리플은 사양합니다.
첫댓글 단지 기억만을 더듬어서 이런 명문을 보여주시다니, 정말 대단합니다.
마무리로 여러 사람 등판시켜 시험대에 오르게 하라는 말이 요점인가요?
이야감동입니다. 어떻게 다 기억을 하시는지...
구대성 없으면 올시즌 포기해야 한다고 말씀하신분이 감독님이십니다,,,,점수차이 나면 영명이를 3이닝동안 던지는거 보면 씁슬,,,
홈런타자님 악플이 두려우신가요 ㅋㅋ 추억의 이름들(??)을 기억하게해주셔서 감사해요 사실 제가 기억이 나지않는 선수도 있는데 굉장히 많은이가 한화이글스를 거쳐갔군요..
흠..기억이 새록새록..^^
좋은글이네요~
진짜 기억력 대단하시네요 난 지난주에 뭐했는지도 가물가물한데..--;
정말 대단한 기억력입니다~
진짜 기억력 좋은분 같네요..분석력과 선수평가 또한 일품이구요..이분을 한화에 보내셔야 할듯..
지연규코치......보면 99년도 복귀했던 이상군선수 떠올라 ㅋ
정말좋은글 잘읽었습니다.
이런글 참 좋아합니다..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