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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十一 章.
사도(邪道)의 전설(傳說).
“이곳이예요.”
홍의여인은 단우비헌을 안내하고 생긋 야릇한 교소를 흘리머 돌아갔다
. 아쉬움을남긴 채...
단우비헌은 입맛을 다시며 망설임없이 문(門)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방(房), 그곳은 예상대로 화려함의 극치를 이루고 있었다.
방은 사방 십장(十丈)여에 달하도록 컸다.
사방 벽면에 장식된 각종 주보(珠寶)와 보물,
진귀한물건들로 미루어 방주인의 사치스런 성품을 능히 짐작할 수가 있었다.
천정에는화려한 궁등(宮燈)이 십여 개씩 걸려있다.
방의 중앙에는 한꺼번에 대여섯 명이누워도 남을만한 넓은 상아침상이 있었다.
침상은 은은한 분홍 휘장이 보일 듯 말 듯쳐져 있었다.
“...?”
한데 아무도 없었다. 단우비헌은 주위를 둘러본 다음 탁자에 앉았다.
그때,
촤아...! 쏴르르...!
방 한쪽 벽에 난 문(問) 안쪽으로부터 물소리가 들렸다.
'목욕 중인가 보군.'
단우비헌은 싱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누구냐?”
문득 문 안쪽 욕실로부터 간드러진 여인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
단우비헌은 대답하지 않았다.
“호호호... 알았어. 관상장이가 왔나 보군. 그럼 잠시 기다려요.
지금 목욕중이니...”
간드러진 음성에는 야릇한 기가 서려 있었다.
그때, 단우비헌은 탁자 위에 아무렇게나 펼쳐져 있는 책자를 무심코 보다
그만이맛살을 찌푸리고 말았다.
춘서(春書), 그것은 다름아닌 방중술(房中術)이 적혀있는춘음서였던 것이다.
'쯧! 천하의 색녀답군. 이런 난잡한 책을 보다니.'
단우비헌은 입가에 비웃음을 흘렸다.
탁!
그는 책을 집어 던졌다.
그때,
끼익...!
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어 바닥의 양탄자를 밟는 사뿐한 소리가 들려왔다.
단우비헌은 서서히 고개를 돌아보았다.
그 순간,
“흐오...!”
그만 자신도 모르게 그의 입에서는 탄성이 절로 흘러나오고 말았다.
전라(全裸)의 여인,
전신에 실 한 올 걸치지 않은 완전나신의 여인이
물방울을흘리며 부끄러움도 드러내지 않은 채 걸어나오는 것이 아닌가?
방금 목욕을 끝낸 듯백옥 같은 살결에는 물방울이 또르륵 흘러내리고...
물에 늘어진 머리칼은 어깨와 양옆구리까지 늘어져 있다.
한껏 터질 듯 팽창한 육봉(肉峯),
포도송이 같은 유실끝에는 머리칼과 함께 물기가 번들거리는 여체(女體)는
폭발적인 유혹을 발했다.
잘록한 허리...
갑자기 풍성해진 둔부는 걸을 때마다 숨막히는 율동을 발한다.
'으음...!'
단우비헌은 가슴이 뜨거워짐을 어쩔 수 없었다.
그는 남자가 아닌가?
더구나 상대는 무르익을 대로 농익은 삼십대의 요부(妖婦)가아닌가?
수라혈염(修羅血艶) 사요란(邪妖蘭)-!
그것이 나녀의 이름이었다.
“호호홋...!”
사요란은 물기에 젖은 흑발을 쓰다듬어 올리며 교소를 터뜨렸다.
“호호... 인간의 운세(運勢)는 상(相)이 아니라 오체(五體)에 있다고 들었어요.
공자(公子)께서 드물게 오체의 상을 본다고 하시니 이 몸을 좀 봐주시겠어요?”
사요란은 단우비헌의 영준한 얼굴을 보는 순간
이미 두 눈에 야릇한 광채가 빛나고있었다.
그녀는 일부러 앞가슴을 내밀며 허리를 꼬았다.
어찌 저렇게 잘 생긴 미남자가...
그녀의 눈은 이미 황홀에 차 있었다.
그때, 단우비헌은 문득 넉살좋게 받았다.
“하하. 부인께서 매우 박학하시군요. 그런 것을 다 알고 계시다니 말입니다.”
그는 자못 감탄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내심은 그 정반대였으니...
'뭐? 인간의 운세는 오체(五體)에 있다고? 그런 말은 금시초문이다. 이 요부.'
“호호호...!”
사요란은 그가 이렇게 욕설을 퍼붓는지도 모르고
앞가슴을 요란하게 흔들어 대며요소를 터뜨렸다.
“어떤가요? 천첩의 몸은... 쓸만 한가요?”
이어 그녀는 단우비헌의 손을 끌어다 이미 뜨겁게 달아오른 자신의 가슴에 갖다댔다.
“...!”
단우비헌은 그녀가 하는 대로 가만히 있었다.
“으... 음... 어때요? 제 가슴의 상(相)은?”
사요란은 눈마저 게슴츠레 뜬다.
단우비헌은 빙그레 웃으며 손으로 그녀의 가슴을음미하돗 서서히 주물렀다.
“흐음! 부인의 상은 정말 최고입니다. 기막힌 특상품(特上品)이고 말고요!”
그의 폭발적인 칭찬에 사요란은 문득 다리를 벌리며 말했다.
“흐응... 제 다리는...?”
순간 그녀는 단우비헌의 손을 이끌어 자신의 매끄러운 허벅지에 갖다댔다.
점입가경이라더니... 단우비헌은 한술더 뜨고 있었다.
그는 그녀의 허벅지를 슬슬문지르며 말했다.
“다리도 또한 일품입니다. 그야말로 세상에 다시없는 최고 품질입니다.
적당한굵기와 질감... 그리고 온도 등은 특상품입니다.”
“흐... 응...”
단우비헌의 손이 움직임에 따라 사요란의 몸은 조금씩 경련했다.
조금씩... 뜨겁게... 자극적으로...
단우비헌의 솜씨는 과거 악동시절 기억을 더듬듯 능수능란하게헤쳐나갔다.
마침내, 그녀는 더 못 참겠다는 듯이 와락 영사처럼 단우비헌의 목을휘어감으며
불같이 달아오른 입술을 벌려 접근시켰다.
“입... 입의 상(相)... 은...?”
구상(口相)이라... 세상에 그런 상도 있었던가?
그렇지만 단우비헌이 어디 마다할사람인가?
그는 그녀의 뜨거운 동체를 안으며 마침내 구상(口相)마저 감상했다.
“흐... 윽...!”
여체가 바르르 경련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후훗... 입술의 상(相) 또한 특상이로다.”
단우비헌의 칭찬에 사요란의 기분은 그만 둥둥 날아갈 것만 같았다.
마침내, 그녀는자신의 모든 곳을 내맡겼다.
“흐응... 둔부의 상(相)은...”
“배꼽의 상(相)은...”
“또... 상(相)은...”
맙소사! 세상에 별의 별 상(相)을 다 보아달라고 하고...
또 일일이 그 상(相)을감상하고 논(論)하는 진풍경은
아마도 고금에 처음있는 광경이리라.
마침내, 요부(妖婦)와 탕남은 자연스레 한 덩어리가 되었다.
“하악...!”
대여섯 명이 뒹굴고도 남을 넓은 침상 위에 두 육체가 포개어졌다.
단우비헌은 이미사요란을 완전히 희열 속에 몰아넣고 있었다.
그의 손 끝이 스치는 곳마다 사요란은전율하고 흐느꼈고 녹아내렸다.
마침내, 그녀는 완전히 흐늘거리며 녹초가 되고 말았다.
“하... 아... 어서...”
그녀는 매달리며 최후의 것을 재촉했다.
바로 그때였다.
한 손으로는 유방을 한손으로는 둔부를 쓰다듬고 있던 단우비헌의 손이
어느 순간 보이지 않을 정도로빠르게 움직였다.
스슷...!
“하... 앗!”
눈깜짝할 사이에 사요란은
전신 이십사개혈(二十四個血)이 제압당한 것을 느끼며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그녀는 사지를 벌린 채 꼼짝도 할 수 없었다.
“...!”
그녀의 눈은 놀람과 의혹, 두려움과 회의, 불신의 빛이 얽혀 있었다.
그때,
“후후후... 요부, 맛 좀 봐야겠다.”
단우비헌은 그녀의 몸에서 일어서더니 문득 정좌를 하는 것이 아닌가?
잠시 후,
스스스...
그의 전신에서 으스스한 푸르스름한 청광(靑光)이 흘러나오는 것이 아닌가?
이어, 그청광이 어른거리더니 놀랍게도 그의 모습이 사라지며
대신 무시무시한마존상(魔尊像)이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그것은 실로 가공할 현상이었다.
우우웅...
입을 쩍 벌리고 푸른 연기를 토해내는 마존상,
침상에 누워있는 사요란은 경악하며두 눈에 공포의 빛을 떠올렸다.
그때, 마존상은 푸른 연기를 토하며 손을 앞으로 들어올렸다.
그 순간,
시뻘건혈수(血手)로 화하는 것이 아닌가?
그 혈수는 서서히 내려와 사요란의 머리를 움켜쥐었다.
순간,
“아-아-악!”
사요란은 공포와 고통의 처절한 비명을 질렀다.
하나 그 비명은 밖의 사람들의 귀엔들리지 않았다.
이미, 호신강벽에 의해 철저히 차단되었기에,
“아- 아-악!”
비명은 근 일 각이나 계속되었다. 하나 차츰 줄어들더니 곧 그쳤다.
혈수는 그녀의머리에서 떨어졌다.
사요란의 두 눈은 몽롱하게 변해 있었다.
-마령섭백탈혼대법(魔靈攝魄奪魂大法).
만마(萬魔)의 제왕 마야 갈천호의 심령제어술(心靈制御術),
이 대법에 걸린 사람은심령의 제압을 당한다.
그리고, 시술자의 모든 명에 복종한다.
단우비헌은 천천히 그녀에게 말했다.
“사요란! 나는 너의 누구냐?”
그 말에 사요란의 교구가 부르르 떨렸다.
이어 취한 듯 몽롱하게 대답했다.
“소첩의 주인이십니다.”
그 말에 단우비헌은 흡족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재차 물었다.
“혈천사황이 갇힌 곳을 아느냐?”
“예... 그는 혈뇌옥(血牢獄)에 갇혀 있습니다.”
“혈뇌옥이라... 혈광마제의 반란을 도운 측근자는 누구냐?”
“예. 소첩과 사혈천의 구유명 사령천군(邪靈天君), 패천마군(覇天魔君),
백골시마(白骨屍魔), 마천제(魔天帝)...”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이름들
, 모두가 혈환사령성의 요직에 있는 인물들이아닌가?
“으으....음!”
침음을 삼키던 단우비헌은 마지막으로 물었다.
“혈광마제의 배후는 없는가?”
“신비의 인물... 그는 바로 암흑마계...”
“뭣이! 암흑마계!”
단우비헌은 거의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질렀다.
'암흑마계! 그들이 혈환사령성을 노린단 말인가?
음... 놀랍군. 하나, 후후후...
내가 있는 이상은 어림없다. 암흑마계! 드디어 나타났구나.'
단우비헌은 가슴으로부터 알 수 없는 호기가 끓어오름을 느꼈다.
* * *
아는가? 아무리 천하대장부라 해도 여인의 투기만은 다스릴 수가 없슴을?
아무튼,
“휴우... 혼났다.”
단우비헌은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사요란의 거처에서 돌아온 후,
그는 줄곧 적봉미희(赤鳳美姬) 예설란으로부터시달림을 받은 것이었다.
“흥! 그 불여우 같은 계집에게 가서 무슨 짓을 했어요?”
예설란은 아주 그의 처라도 된 양 따지고 들었다.
단우비헌은 진땀을 뺐다.
그가어찌 그 모든 과정을 설명할 수 있겠는가?
그랬다가 모르긴 몰라도 얼굴에 상처 꽤나냈을 것이다.
그 대신 그는 현명한 방법을 택했다.
예설란, 이 소녀는 정(情)에 굶주려 있었다.
단우비헌은 그런 그녀에게 아주 흠뻑정을 주어 버렸다.
어차피 그에게 염복은 터질 대로 터진 셈이다.
그는 미련없이정(情)을 주었다.
따지고 보면 자신도 외로운 사람이 아닌가?
여인들...
그녀들에게 단우비헌은 잃어버린 모정(母情)을 느끼는지도 몰랐다.
* * *
스스슷...
한 가닥 흑영이 어둠을 가른다.
검은 그림자가 쏘아가는 곳은...
<사황각(邪皇閣).>
바로 혈환사령성의 최대중지인 그곳이었다.
모든 일이 결정되고 신강(新疆)의법(法)이 이루어지는 곳이었다.
스스스...!
사황각으로 스며드는 흑영,
달빛에 어슴푸레 그의 미안(美顔)이 드러났다
. 바로단우비헌이었다.
'이곳 지하(地下)에 혈뇌옥(血牢獄)이 있다고?'
그는 예설란에게 혈뇌옥의 위치를 물었다.
물론, 그녀에게는 그곳에 혈천사황사우천이 갇혀 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만일 그것을 알면 함께 가려 하거나 그를말릴 것이 뻔하기 때문이었다.
스스...!
단우비헌은 창문을 열고 소리없이 스며들었다.
그는 사전에 이미 자세한지형(地形)을 익혀 두었던 것이다.
서가(書架)-
사우천의 서재에 있는 서가에는 수많은 책이 빽빽이 꽂혀 있었다.
“이것이다!”
단우비헌은 그 중 사백 사십 사 번째 책을 거꾸로 꽂았다.
그 순간,
그그긍...!
기이한 음향과 함께 서가가 회전하며
하나의 암도(暗道)가 아래를 향해 삥 뚫려있지않은가?
계단이 보였다.
'이곳이군.'
단우비헌은 조심스럽게 지하계단을 밟기 시작했다.
그는 전신에 공력을 골고루 퍼뜨렸다.
'이곳에는 온갖 흉험이 도사린다고 했다. 하나 기관쫌이야...'
단우비헌은 계단을 내려가며 수리를 계산했다.
이어, 파파팟...!
그는 어딘가로 지풍을 날렸다.
팍...! 퍽!
무엇인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고,
'기관은 파괴되었다...'
단우비헌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문득 신형을 날렸다.
어두웠다.
“....”
단우비헌은 이미 천안통(天眼通)의 경지에 이르러 있었으므로
불편없이 걸을 수있었다.
'피비린내...'
문득, 그는 코를 찌르는 피비린내에 이맛살을 잔뜩 찌푸리고 말았다.
평탄한 통로를약 십여 장 지나자 갑자기 역한 피비린내가 코를 찌르는 것이었다.
'앗!'
앞을 바라보던 그는 그만 하마터면 비명을 지를 뻔했다.
시체(屍體)..
. 수많은 시체들이 통로 여기저기에 쓰러져 있는 것이 아닌가?
창자가비어져 있는 자, 팔다리가 썩은자, 눈이 움푹 파인 자...
실로 무덤에서 금방 파낸듯한 끔찍한 형상의 시체들이 아무렇게나 뒹굴고 있었다.
비위가 역했다.
하나통로를 통과하자면 그들 사이를 지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까짓것 죽은 자 쯤이야...'
그는 목에 힘을 주며 걸음을 옮겼다.
한데 중간쯤 갔을 때였다.
돌연,
“크크크크...”
“끄윽... 끄으...!”
“끄르르...끄끄...!”
돌연 죽은 것 같았던 시체들이 벌떡 일어서더니
온몸을 야릇하게 삐걱거리며 기성과함께 그를 포위하는 것이 아닌가?
'이럴 수가...'
너무도 뜻밖의 광경에 단우비헌은 그만 모골이 송연해지고 말았다.
그때,
“크아아-!”
“커커커!”
쐐- 액! 쏴-!
시체들이 공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입과 코로 핏빛 혈무(血霧)를 뿜으며 기괴하게공격했다.
“음! 환혈강시(幻血 屍)...!”
단우비헌은 신음을 흘리며 내뱉았다.
환혈강시(幻血 屍)-!
그것은 사교(邪敎)에서 전해지는 비법(秘法)으로 죽은 자를 이용해서 펼치는강시술이었다.
일단 환혈강시가 되면 몸은 금강불괴가 된다.
혼은 죽고 없으나생전의 십 배의 능력을 지니며 오직 피(血)를 보기 위해 달려든다.
꽝...!
“읏...!”
장력을 날렸으나 끄덕없이 일단 주춤했다
다시 다가드는 환혈강시를 보며 단우비헌은혀를 내둘렀다.
'예설란의 말이 맞았구나.
환혈강시가 지키는 한 혈뇌옥으로 들어가기는불가능하다고.'
단우비헌은 다시 다가드는 강시를 향해 이번에는 십성(十成)의 공력으로 장력을날렸다.
꽈--앙!
“크--악!”
“크--아-악-!”
십여 명의 강시들이 한꺼번에 날아갔다. 그러나,
“크크크...!”
“커커커...!”
바닥과 벽에 널브러졌던 강시들이 또다시 팔 다리를 덜그럭거리며 일어나
다가오는것이 아닌가?
“흐음... 과연...!”
단우비헌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대충 환혈강시들의 수를 헤아려 보았다.
줄잡아육십여 구, 한 구도 상대하기 벅찬데 너무 많은 숫자였다.
“크크크...”
“끄... 끄아...”
우웅... 우웅... 웅...!
그들이 좁혀들 때마다 가공할 압력이 증배되고 혈무가 짙어졌다,
츠츠츳...
“....”
우웅...!
단우비헌은 기혈(氣血)이 역류하고 호흡이 막힘을 느꼈다.
그는 전신 공력을끌어올렸다.
이어, 그의 머리 속으로 번개같이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그렇다. 환혈강시가 금강불괴라면... 화공(火功)이다!'
다음 순간,
화르르르르...!
쌍장을 펼치자 가공할 화염의 불꽃이 그의 몸 전체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크아아...!”
“끄으...!”
그러자, 강시들은 두려운 듯 주춤거렸다.
'됐다...!'
단우비헌은 한 순간 더욱 끌어올렸다.
그러자 화염은 줄어들고 그의 전신에서 백광이빛났다.
“크으크...!”
“끄르륵...!”
강시들이 재차 다가들었다. 십 장... 오 장... 삼 장...
마침내,
“화령(火靈)... 태양폭(太陽爆)...”
번-쩍! 화르르르르...!
한 순간 새하얀 태양광섬 같은 빛이 작렬했다 싶은 순간
삽시에 수천 수백의빛줄기가 환혈강시들을 멈추게 했다.
그러자,
푸시식! 푸식! 피쉬...!
역겨운 살타는 냄새가 코를 찌르는 것이 아닌가?
스스스...!
기류가 흐른 뒤,
보라! 사방에는 오직 회색의 재만이 바닥에 깔려 있을 뿐이었다.
그렇다면? 환혈강시는 물론 비명도 재로 사라졌단 말인가?
“...!”
휘청...!
단우비헌은 백지장처럼 창백해진 채 비틀거렸다.
그렇지만 그의 입가에는 흉측스런미소가 어려 있었다.
그는 칠대천무(七大天武)를 사용한 것이었다.
태양천화궁의태양겁화멸지에서 얻은 화(火)의 정령!
그로인해 그는 화령천무를 완전히 터득한것이었다.
그의 화령태양폭은 천하의 어떤 물체라도 녹일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것이었다.
그는 금강불괴의 환혈강시들을 단 일초(一招)에 재로 만들 수 있었던것이다.
* * *
혈지(血池), 핏물이 고인 혈지에 한 백발노인이 괴로운 신음을 토하고 있었다.
“크으으...! 차라리 날... 죽여라!”
혈천사황(血天邪皇) 사우천(邪雨天), 바로 그였다.
환우팔성천의 하나이며 천하 사도(邪道)의 종주(宗主)!
그런 그가...
“크으악...! 죽여... 다오...!”
스스로를 죽여 주기를 애원하는 것이 아닌가?
그의 앞에는 혈포를 입은 오순 가량의괴인이 비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흐흐흐... 사우천, 어서 극사혈정(極邪血鼎)이 있는 곳을 말해라.
그렇지 않으면너의 사지를 채운 족쇄가 조여들어 너의 몸을 토막토막 끊어낼 것이다!”
그는 바로 혈환사령성의 제이인자 혈광마제 혁사영이었다.
한데... 사우천의 처지는비참했다.
그는 본래 수옥(水獄)에 있었으나 그의 피로 인해 물이 핏물이 된 것이다.
팔목과 다리, 그리고 허리에는 날카로운 낫과 같은 고리가 채워져 있었다.
그리고,이것은 시시각각 살과 뼈 속으로 파고들어가고 있질 않은가?
“크으윽...!”
그 바람에 상처에서 흐르는 피가 물을 혈수(血水)로 만들고 있었다.
“어... 어림 없다. 반도... 극사혈정만은 어림...”
사우천은 이를 악물고 거절했다.
극사혈정이 무엇이기에...?
“크흐흐. 그래? 그렇다면 늙은이 네 몸뚱이가 토막나도 좋단 말이냐?”
혁사영의 음흉한 소리에,
“크윽! 물론... 너 같은 놈에게는 구경조차 시켜줄 수 없다.”
시시각각 파고드는 족쇄...
하나, 사우천은 사도의 제황답게 굳건했다.
문득,
혁사영의 눈에서 간지가 번뜩였다.
“크크...그렇다면 좋은 생각이 있다. 그래도 버티진 못할 것이다.”
“...?”
“크크... 늙은이, 예설란 공주가 내 수중에 있슴을 부인치는 않겠지?”
“네... 네놈이... 감히...!”
사우천의 피로 물든 수염이 치를 떨 듯 흔들렸다.
“크크크...네놈이 예설란을 몹시 사랑하고 있슴을 알고 있다.
흐흐... 만일 본좌의수하들로 하어금 그 계집을... 흐흐... 그래도 버틸 테냐?”
“더... 더러운 놈! 감히...”
사우천의 두 눈에서 분노에 찬 혈광이 번뜩였다.
“크크... 잘 생각해라. 열을 셸 동안 여유를 주겠다. 그렇지 않으면...”
혁사영은 철장 밖에서 홍소를 흘렸다. 이어,
“하나... 둘... 셋...”
그는 음악하게 수를 헤아리기 시작했다.
“으으...”
사우천은 수염을 파르르 떨었다. 이윽고,
“아홉... 열!”
“자... 잠깐! 주...주마!”
발악에 가까운 소리가 터졌다.
피(血)는 물보다 진하다 했던가?
마침내, 사(邪)의제황도 한낱 어버이에 불과함이 드러난 것이었다.
사우천의 굴복, 그것은 오히려그의 인간다움의 승리이기도 했다.
“흐흐... 진작 그럴 것이지.”
혁사영은 득의의 괴소를 흘렸다.
한데 바로 그때였다.
“후후...! 누가 감히 본인의 부인을 놓고 흥정하는가?”
문득 낭랑한 음성이 바로 등 뒤에서 들려오자 혁사영은 그만 대경실색하고 말았다.
“헉! 누... 누구?”
혁사영은 대경하여 돌아섰다.
그 순간, 단우비헌의 영준한 모습이 그의 눈에들어왔다.
단우비헌은 혁사영을 보며 히죽 웃고 있었다.
혁사영은 나타난 자가 뜻밖에 미소년임을 알자 놀라움이 대뜸 분노로 바뀌었다.
“이... 젖비린내 나는 애송이 놈이 감히...!”
순간,
슈우우웃!
한가닥 핏빛 장력을 그대로 내뻗었다.
단우비헌은 눈 하나 깜박이지 않았다.
“후후훗..!”
그의 중지(中指)가 뻗었다.
피--핑!
“크--악!”
가닥 금선(金線)이 그대로 혁사영의 장심(掌心)을 관통하여 피화살을 뿜었다.
혈광마제 혁사영은 그만 모골이 송연해
구멍 뚫린 장심을 움켜쥐고 공포의 기색을드러냈다.
번개같이 한 가지 생각이 치민 것이었다.
'이곳까지 오려면 백 이십 명의 환혈강시들을 통과해야 하거늘...!'
그는 전신의 피가 식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설마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애송이가...'
그는 용기를 냈다.
“크크...어린 놈! 받아라! 혈사천멸강(血邪天滅 )!”
휘 리 리 링 -!
혈기류가 빗살처럼 날아왔다.
순식간에 자욱한 혈강이 장내를 뒤덮으며 엄청난압력을 일으켰다
. 바로 그때, 단우비헌은 손가락을 세우더니 가볍게 그었다.
“마라천불무(磨羅千佛舞)!”
우우우웅...!
스스스... 슷슷...!촤아아-!
정녕 장관이었다.
일순 그의 모습은 사라지고 대신 천 개(千個)의 불상(佛像)이
일제히 나타나 손을 뻗는 것이었다.
마라천불무-! 그것은 바로 구룡밀지 중 검룡밀지(劍龍密地)의
십팔마라검룡무(十八磨羅劒龍舞) 중 일식(一式)이 아닌가?
천 개의 부처(佛)!
그것은석년 아수라십팔마(阿修羅十八魔)를 몰아내던
제석천의 무위를 그대로 재현시켰다.
“헉!”
꽈- 꽝!
“끄- 아- 아- 악-!”
피(血)!
삽시에 비명과 함께 혁사영의 온몸에 피화살이 솟구쳤다.
피하고 말고할여유가 없었다.
혁사영은 젖먹던 힘을 다 쏟았으나 호신강기가 종잇장처럼 찢기여
전신으로 수만 갈래의 검기가 뚫고옴을 느끼며 단말마의 비명을 질렀다.
쿠- 웅!
마침내, 걸레쪽처럼 찢겨진 혁사영의 시신이 나뒹굴었다.
“...!”
단우비헌, 그는 오히려 너무도 엄청난 위력에 넋이 빠진 표정이었다.
그때,
“우... 우...!”
혈뇌옥의 안에서 그 광경을 처음부터 지켜본 사우천은 경악의 신음성을 발했다.
그는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혈광마제!
그는 바로 자신을 제외하고는 혈환사령성의 제이인자가 아닌가?
한데 단일초(一招) 만에 뻗다니..
그때,
철-컹!
철문이 일렸다. 단우비헌은 빙그레 웃었다.
“쯧쯧...! 장인(丈人) 될 분이 이런 곳에 갇혀 있어서야 어디 체면이 서겠습니까?”
그는 히죽 웃으며 손을 뻗었다.
쨍! 쨍...!
날카로운 금속음과 함께,
“...!”
“장인이라니...?”
그는 핏물에 잠긴 채 얼떨떨하여 물었다.
단우비헌은 싱긋 웃었다.
“후후, 예설란은 그렇지 않은데 장인어른께서는 머리가 아둔하시군요?”
그 말에 사우천은 머리가 확 흐려졌다.
그는 단우비헌을 새삼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며내심 부르짖었다.
'천골(天骨)의 기재...그러고 보니 설란 그 아이가 용(龍)을 물었구나!'
그의 고문에 시달릴 대로 시달린 노안으로 기쁨의 빛이 드러났다.
“자네는... 누구인가?”
단우비헌은 싱긋 웃으면서 대답했다,
“남들이 그러더군요. 흑룡왕(黑龍王)이라고!”
“흑룡왕?”
사우천의 눈이 크게 떠졌다.
-흑룡왕(黑龍王)!
어찌 그가 알겠는가?
이미 당금 무림에 그 이름은 중천(中天)의 태양(大陽)보다 더찬란히 빛나고 있슴을?
단우비헌은 낭랑히 말했다.
“자! 이제 나가시지요!”
“으... 음! 그러세!”
사우천은 왠지 주눅 드는 기분을 느끼며 몸을 움직였다.
하나 그것이 결코 기분 나쁘지 않음은 웬일일까?
'허허... 이젠 노부도 늙었나 보군.'
그는 흑룡왕의 뒤를 따르며
자신은 이미 흘러간 구인이 되었슴을 실감하고 있었다.
* * *
<사존각(邪尊閣).>
깨끗이 정돈된 방(房), 혈환사령성 성주(城主)의 처소였다.
삼 인(三人)이 있었다.
그들은 혈천사황(血天邪皇) 사우천(邪雨天)과
그의애녀(愛女) 예설란(芮雪蘭), 그리고 단우비헌이었다.
혈천사황은 이미 단우비헌의도움으로 막힌 기혈이 뚫려 있었다.
그의 눈가로는 은은히 혈광(血光)이 어려있다.
문득, 혈천사황은 만면 가득 신비한 미소를 떠올렸다.
“혁사영, 그 놈도 극사혈정(極邪血鼎)이 설마 이 방에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것이다.”
그의 입가에는 만족스런 미소가 어려 있었다.
적봉미희(赤鳳美姬) 예설란(芮雪蘭),
그녀는 부친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몰랐다.
그러다가 혈천사황이 단우비헌에 의해 구출되어 오자 그제서야 사태를 알 수있었다.
또한, 그가 낮에 왜 혈뇌옥에 관해 그리 자세하게 물었는지도 알 수 있있다.
예설란은 사랑이 가득 넘치는 눈으로 단우비헌을 황홀한 듯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위험한 곳으로 아버님을 구하러 가셨다니...
더욱이 내가 걱정할까 봐일언반구도 내비치지 않으시고...'
문득, 그녀의 옥용에 사르르 홍운(紅雲)이 일었다.
그녀의 눈에는 어떤 결의의 빛이 역력히 드러났다.
'저 분... 이제... 나의 지아비... 당신을 위해서라면...
당신의 두 번째 아닌 백번째 첩(妾)이라도 마다하지 않겠어요.'
그녀가 이렇듯 굳은 사랑의 결심을 하고 있을 때,
사우천은 성큼 태사의 옆으로걸음을 옮겼다.
그의 시선은 바둑판에 닿아 있었다
. 은은하게 혈광을 발하고 있는바둑판.
“...?”
단우비헌은 의문의 빛을 띠고 혈천사황을 주시했다.
일순, 사우천은 바둑판을집어들며 통쾌한 대소를 터뜨렸다.
“하하핫! 설마 이 바둑판이 극사혈정임을 아는 인물은 없으리라!”
이어, 그는 바둑판에 공력을 주입시켰다.
순간,
파- 팟!
혈옥(血玉)의 바둑판이 산산이 부서지며, 파편(破片)이 사방으로 비산(飛散)해 갔다.
바둑판이 부서지고 드러난 그것은 핏빛 혈광이 일렁이는 하나의 혈정(血鼎)이었다.
일 척(一尺) 정도의 자그만한 혈정에 새겨있는 글,
<극사혈정(極邪血鼎).>
전설(傳說)은 말하고 있다.
극사혈정, 그것의 유래는 무려 일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천 년 전!
-사(邪)로써 천하를 지배할 수는 없는가?
사(邪)는 왜 항시 천시(賤視) 되는가!
태초(太初)의 사인(邪人)들의 절규(絶叫)!
급기야, 그들은 자신들의 모든 사기(邪氣)를 한 곳에 모았다.
후세(後世)에탄생(誕生)될 절대사종주(絶代邪宗主)를 위하여...
한데, 이 천고의 사물(邪物)이존재해 있을 줄이야...
단우비헌의 두 손이 격동으로 인해 떨리고 있었다.
'극사혈정! 저것이 이곳에 있을 줄이야...!'
혈천사황 사우천, 그는 감회 어린 눈빛으로 혈정을 주시하고 있었다.
문득, 그는통쾌한 대소를 터뜨렸다.
“으헛헛... 절대사종주가 되기 위해 오십 번의 시도를 했건만
번번이 기혈(氣血)이막혀 실패했거늘...”
혈천사황은 문득 단우비헌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가는 순간 감탄의 기색이 스쳤다.
'하늘이 내린 기재(奇才)! 저 아이로 인해 노부는 야망을 버렸다.'
이어, 그는 한 옆에 서 있는 장중보옥(掌中寶玉)을 바라보았다.
적봉미희 예설란!
'허허...녀석! 이제는 다 컸구나. 하지만...'
그의 눈가로는 우려의 빛이 떠올랐다.
'부족해. 저 애에 비하면... 하지만 온순한 아이이니 잘 처신하겠지.'
생각을 마친 혈천사황은 수중에 있는 극사혈정을 단우비헌의 앞으로 내밀었다.
“받게.”
“...!”
단우비헌은 묵묵히 혈천사황을 바라볼 뿐이었다.
혈천사황 사우천, 그의 눈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받게! 노부가 못다 이룬 절대사종주의 꿈을 이뤄주게!
단우비헌은 천천히 손을 들어올렸다.
이윽고, 차가운 냉기(冷氣)가 그의 손을 거쳐사지백해로 흘러 들어갔다.
극사혈정-! 이 천고의 기물(奇物)은 일천 년의 시공을 건너 뛰어
단우비헌의손으로 들어온 것이었다.
순간, 단우비헌은 말할 수 없는 열기가 치솟음을 느꼈다
. 혈천사황은 조용히 그를주시하다 예설란과 함께 대청을 빠져나갔다.
스스슷...!
넓은 대청에 홀로 남은 단우비헌, 이윽고 그는 그 자리에 정좌해 앉았다.
극사혈정에는 두 마리의 적룡(赤龍)이 휘감을 듯 뒤엉켜 있었다.
단우비헌은 두 눈을지그시 내리감았다.
그는 두 손을 두 마리 적룡의 여의주(如意珠)에 대었다.
그때, 그의 뇌리에는 칠대천무 중 사령천결(邪靈天訣)의 구결(口訣)이 떠올랐다.
순간,
“우욱!”
단우비헌이 절로 비명을 토하는 순간, 전신으로 들어오는 가공할 사기(邪氣)는
전신을 수천 개의 바늘로 찌르는 듯한 고통을 수반하고 있었다.
하나, 단우비헌은이를 악물고 고통을 감내하고 있었다.
일 각쯤 흘렀을까?
단우비헌은 마침내 차츰 고통이 사라짐을 느꼈다.
아울러, 그는한없는 무저(無底)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
순간,
사라라라랑...!
단우비헌의 신형이 일순 사라졌다.
그것은 바로 그의 신형에서 뿜어져 나오는혈무(血霧)의 소용돌이 때문이었다.
아니, 피의 아수라(阿修羅)가 일렁거린것이었다.
단우비헌의 두 눈이 떠지는 순간,
무림은 절대사종주(絶代邪宗主)의현신(現身)을 알게 될지니...
사황불사혈령기(邪皇不死血靈氣)-!
칠대천무 중 사령천결(邪靈天訣),
그것은 서서히 단우비헌의 체내(體內)에서이루어지고 있었다.
첫댓글 즐감하고 갑니다.
절대사종주의탄생^^
즐감요!!!!
ㅈㄷㄱ~~~~~~``````````````
ㄹㄹㄹ
ㅈㄷㄳ
잘 읽고 갑니다.
즐감하고 갑니다.
감사해요~~~~^~
잘읽었습니다
잘보고갑니다
즐독
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즐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