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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을 지킨 레갑 자손 (렘2-35)
2026년 10월 24일 (토요일)
찬양 : 부름 받아 나선 이몸
본문 : 예레미야 35:1-19절
☞ https://youtu.be/3qJmS-pyAmE?si=S0b0vkNUm34qtdG5
오늘은 라마나욧선교회 설립 16주년을 맞이하는 날이다. 엄밀하게는 16주년 하고도 2개월이 더 지난 시간이며, 이제 선교회 사역을 은퇴하는 날이다. 아내는 어제 눈물이 난다고 했는데 나는 아직은 눈물은 나지 않고 그동안 지내온 시간의 모든 것이 감사해서 감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영육간의 건강을 지켜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으니 에벤에셀의 하나님을 찬양하고, 모든 사역의 자리에 하나님께서 예비하시고 인도하셨으니 여호와 이레의 하나님을 찬양하고, 양처럼 둔하고 약한 나를 선한 목자가 되어 인도하셨으니 여호와 로이의 하나님을 찬양한다.
그간 이 선교회를 위해 하나님은 참으로 많은 소중한 당신의 사람들을 보내주셔서 다양한 섬김으로 선교회가 여기까지 올 수 있게 하셨다. 처음 자리부터 여기까지 섬겨주신 모든 분의 자리와 소중한 헌신을 기억하며 하나님께 올려드린다. 주님, 이들을 받아 주시고 이들의 섬김이 하늘에 기억되고 하늘의 상급으로 충만하게 임하게 하소서.
이날 주님은 어떤 말씀으로 전반전의 마무리를 하게 하실까?
오늘 본문 35장은 멸망 직전인 시드기야 왕 통치 말기(34장)에서 갑자기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여호야김이 통치하던 시대로 배경이 바뀐다.
여호야김의 원래 이름은 '엘리아김'으로, 선한 왕 요시야의 둘째 아들이다. 아버지가 므깃도 전투에서 애굽에 의해 전사한 후, 애굽 왕 바로 느고는 백성들이 세운 그의 형제 여호아하스를 폐위시켜 애굽으로 끌고 가버렸다. 그리고 엘리아김을 대신 왕으로 세우며 그의 이름을 '여호야김'으로 강제 개명시켰다.
즉, 그는 철저히 애굽의 권력에 의해 세워진 허수아비 왕이었으며, 애굽에 막대한 조공을 바치기 위해 백성들에게 가혹한 세금을 거두며 억압했던 악한 왕이었다. 당시는 바벨론과 애굽 사이에서 세계의 패권을 둔 전쟁이 벌어지는 극도의 위기 상황이었다.
이때 하나님은 예레미야를 통해 심판과 회개를 촉구하는 말씀을 두루마리에 기록하여 낭독하게 하셨다. 말씀을 들은 고관들은 두려워하며 왕에게 보고하였지만, 여호야김은 그 두루마리의 말씀을 듣는 족족 서기관의 칼로 베어 겨울 화로 불에 던져 태워버리는 극악한 교만을 보였다.
이토록 영적으로 어둡고 불안한 시기에, 평생 광야에서 장막(텐트)을 치고 살던 '레갑 사람들'도 전쟁의 칼날을 피해 어쩔 수 없이 예루살렘 성 안으로 피난을 들어와 있었다. 하나님은 이 기막힌 타이밍에 예레미야를 통해 그들을 성전으로 부르신다. 그것도 '하나님의 사람 하난의 아들들의 방'이라는 아주 특별한 장소로 말이다. 성경은 그 방의 위치를 상세히 공개하고 있다. 4절
‘...여호와의 집에 이르러 이그달랴의 아들 하나님의 사람 하난의 아들들의 방에 들였는데 그 방은 고관들의 방 곁이요 문을 지키는 살룸의 아들 마아세야의 방 위더라’
유다의 최고위급 지도자들의 방 옆이며, 성전을 관리하는 고위 제사장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곳에 있는 하나님의 사람이라 불리는 사람의 방에 초대하여 선지자 예레미야를 통해 이들에게 전한 메시지다. 5절
‘내가 레갑 사람들의 후손들 앞에 포도주가 가득한 종지와 술잔을 놓고 마시라 권하매’
참으로 하나님은 멋진 유머를 지니신 분이시다. 평생 광야의 텐트에서 금욕적으로 살다가 전쟁통에 예루살렘으로 쫓겨 온 이들을, 가장 화려하고 거룩한 장소로 불러들여 유명한 선지자를 통해 기막힌 유혹의 자리를 연출하신 것이다.
인간적인 생각으로는 "선지자님이 주시는 것이고, 성전에 있는 하나님의 사람의 방이니..." 하며, 이런 특별한 상황에서는 한 번쯤 선조의 명령을 어겨도 괜찮다고 스스로 합리화하기에 완벽한 조건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단호하게 대답한다. 6절
‘그들이 이르되 우리는 포도주를 마시지 아니하겠노라’
그들은 선조 요나답이 명령한 대로 300년 동안 단 한 번도 포도주를 마시지 않았고, 집도 짓지 않았으며, 오직 장막에 거하며 살아왔다고 당당히 외친 것이다.
여기서 레갑의 아들 요나답에 대해 잠시 묵상해 본다.
열왕기하 10장에 보면 그는 예후와 연합하여 이스라엘 내의 바알 숭배자들을 진멸하는 데 앞장섰던 인물이다. 그가 후손들에게 '포도주를 마시지 말고, 집을 짓거나 파종하거나 포도원을 소유하지 말며 장막에 살라'고 엄명한 것은, 가나안의 풍요와 쾌락에 타협하지 말고 '광야의 나그네'로서 오직 하나님만 의존하는 신앙의 정체성을 지키라는 깊은 뜻이었을 것이다.
그 후손들은 무려 300년에 걸쳐 이 명령을 생명처럼 지키며 신앙의 순수성을 보존해 왔다. 성전 안이라는 거룩한 명분과 선지자의 권유라는 강력한 흔듦 속에서도, 조금의 유혹도 받지 않고 당당히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켜낸 것이다. 영적으로 캄캄했던 이 패역한 시대에, 변함없는 순종의 자리를 지킨 이들을 하나님께서 기억하시고 축복하심이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하나님은 이런 레갑 자손들의 신실한 순종의 자리를 대비시켜 끊임없이 선지자들을 보내어 말씀을 전해주어도 듣지 않고 순종하지 않는 유다를 책망하신다. 14절
‘레감의 아들 요나답이 그의 자손에게 포도주를 마시지 말라 한 그 명령은 실행되도다. 그들은 그 선조의 명령을 순종하여 오늘까지 마시지 아니하거늘 내가 너희에게 말하고 끊임없이 말하여도 너희는 내게 순종하지 아니하도다.’
하나님은 이 단락에서 무려 5번이나 '순종'이란 단어를 반복하시며 레갑 자손의 뚝심 있는 순종과 유다의 패역한 불순종을 극명하게 대비시키신다. 그리고 마침내 변함없이 언약을 지켜낸 레갑 자손에게 이런 놀라운 축복을 선언하신다. 19절
‘그러므로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이와 같이 말하시니라 레갑의 아들 요나답에게서 내 앞에 설 사람이 영원히 끊어지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
세상 사람들은 튼튼하고 화려한 집을 짓고 포도원을 일구는 것을 축복이라 말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기꺼이 세상의 불편한 '장막'에 머물며 순결한 믿음을 지켜낸 레갑 가문에게 "영원히 내 앞에 서게 하리라"는, 제사장과 선지자에게만 허락된 최고의 영적 상급을 내리셨음을 라마나욧선교회를 내려놓는 오늘 전하고 계신다.
이 은퇴의 아침에 레갑 가문의 순종이 내 가슴을 깊이 울린다.
주님은 오늘 내게 무엇을 말씀하시는 것일까?
20대 초반 신학대학 2학년에 청빈한 목사로 살기로 다짐하게 하신 후 65세 은퇴하는 지금까지 이 원칙을 따라 살게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올려드린다. 레갑 자손의 순종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나의 삶이 이 기준을 따라 살기를 소망하시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임을 기억하며 주님이 부르시는 날까지 순종하며 나아가기를 다짐한다.
주님, 여기까지 인도하신 에벤에셀의 은혜, 늘 채워주신 여호와 이레의 손길, 나를 이끄신 여호와 로이의 사랑을 감사하며 찬양합니다. 이 종의 지난 16년을 부족하지만 제물로 드리는 감사예배가 되기를 원하오니 받아주소서. 아울러 새롭게 나아가는 후반전의 걸음도 오직 주님 앞에 서는 영원한 사명자로 걷게 하소서!
한줄 묵상 :
<주님이 허락한 정체성을 지켜가는 삶의 순종은 하나님이 기억하시는 최고의 자리입니다.>
적용 질문 :
1. 레갑 가문이 300년의 약속을 지켰듯, 내가 처음 주님을 만났을 때 다짐했던 '순결한 신앙의 결단'은 무엇이며 지금도 지켜가고 있습니까?
2. 화려하고 편안한 길을 두고 기꺼이 주님을 위해 '장막'의 불편함을 선택했던 삶의 여정에 주님은 어떤 에벤에셀의 은혜를 베풀어 주셨습니까?
3. 새롭게 펼쳐질 삶 속에서도 세상의 합리화와 타협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 앞에 서는 자'로 살아가기 위해 오늘 무엇을 결단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