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과 섬김의 영성 “주님의 종 예수님처럼 삽시다”
2026.7.18. 연중 제15주간 토요일 미카2,1-5 마태12,14-21
밤새 내리는 비가 위로와 치유의 하느님의 생음악처럼 마음을 푸근하고 넉넉하게 합니다. 빗소리를 들으며 강론을 쓰는 천복의 시간입니다. ‘수도자는 누구인가?’ 날마다 묻는 이가 수도자라 했습니다. 비단 수도자뿐 아니라 예나 이제나 우리가 물어야할 질문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입니다. 마침 <한 번 뿐이 없는 삶인데>와 <넉넉하고 둥글게 살 수는 없을까>라는 옛 자작시 두 편이 반갑게 눈에 띄었습니다.
“아름다운 꽃처럼
자유로운 새처럼
노래하는 시냇물처럼 살 수는 없을까
시처럼 노래처럼 그림처럼 춤처럼
멋있고 맛있게
사랑과 자유를 살 수는 없을까
한 번 뿐이 없는 삶인데”<1998.12.4.>
“수도자처럼 성인처럼 사셨다는 그분
절제와 극기의 사람
그러나 끊임없이 솟아나는 의문
꼭 그렇게 각박하고 삭막하게 목표만을 향해
일직선으로 살아야 하나
선물 받은 인생 풍요롭게 살 수는 없을까
낭만, 꿈, 감성, 그림, 노래, 춤, 여행, 사랑, 가정, 꽃...
넉넉하고 둥글게
소박하고 단순하게
인위가 아닌 무위의 자유인으로 살 수는 없을까”<1998.12.6.>
“어떻게?” 주님의 종 예수님처럼 사는 것입니다. 자유는, 내적 자유는 능력입니다. 자유의 힘도 키워야 합니다. 내적힘의 능력이 없으면 소박하고 단순한 삶은 자유로운 삶은 불가능합니다. 무엇으로부터의 자유만 있고 무엇을 위한 자유가 없으면 반쪽의 자유요 그 자유마저 잃습니다.
이래서 종과 섬김의 영성입니다. 종servant과 섬김service은 어원을 같이합니다. 우리에게 영성이 있다면 종과 섬김의 영성 하나뿐입니다. 참된 자유는 섬김을 위한 삶에서 비로소 완성됩니다. 성 베네딕도는 당신 수도공동체를 <섬김의 배움터>로 정의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님을 섬기는 배움터를 설립해야 하겠다. 우리는 이것을 설립하는데 거칠고 힘든 것은 아무것도 제정하기를 결코 원치 않는 바이다.”
봉사란 말보다 순수한 섬김이란 우리말이 반갑고 정답듯, 학원이란 말보다 배움터란 우리말이 반갑고 정답습니다. 그러니 우리 삶의 여정은 섬김의 여정, 배움의 여정이라 할 수 있고 바로 구도자다운 삶입니다. 무엇보다 평생 배워야 할 종과 섬김의 영성입니다.
이런 종과 섬김의 영성의 결여의 산물이, 바로 기원전 8세기 아모스, 호세아. 이사야와 동시대의 미카 예언자가 지탄하는 무지하고 잔인한 착취자들입니다. 내적 자유를 누릴 능력이 전무한 자들입니다. 바로 이런 이들에게 주님은 재앙을 선포하니 스스로 자초한 자업자득의 심판입니다.
“불행하여라, 불의를 꾀하고 잠자리에서 악을 꾸미는 자들!
그들은 능력이 있어 아침이 밝자마자 실행에 옮긴다.
탐이 나면 밭도 빼앗고 집도 차지해 버린다.
그들은 주인과 그 집안을, 임자와 그 재산을 유린하다.”
약육강식, 문명의 야만시대, 오늘날 세계에서도,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미국과 이란의 전쟁을 통해서도 역설적 불의의 현실은 그대로 재현되고 있습니다. 참 자유를 누릴 내적힘이 없으면 밖의 성취로 눈에 보이는 가시적 소유물로 향하기 마련입니다. 편리와 효율, 신속함을 추구하며 불편과 느림을 견디지 못합니다. <지옥에는 한계가 없다>는 파우스트에 나오는 괴테의 말은 오늘날 우리 현실에서도 그대로 입증됩니다.
내적 자유의 능력이 결핍되기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을 없애려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바리사이들도 똑같습니다. 탐욕과 질투에 자신만을 안위에 집착하는 무지에 눈먼 사람들입니다. 바로 이에 대한 답은 예수님 한 분 뿐입니다. 당대 제자들은 예수님에게서 이사야 예언자가 예고한 주님의 종을 발견한 것입니다. 참으로 주님의 종 예수님처럼 살려는 이들에게 주시는 참 좋은 가르침입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주님의 겸손한 섬김의 종으로 사는 것입니다. 단숨에 읽혀지는 주님의 종의 면모입니다.
“보아라. 내가 선택한 나의 종, 내가 사랑하는 이, 내 마음에 드는 이다. 내가 그에게 내 영을 주리니 그는 민족들에게 올바름을 선포하리라.”
예수님만 주님의 종이 아니라, 예수님을 따르는 참된 자유와 섬김의 삶을 원하는 우리 모두가 주님의 종입니다. 이어 우리가 영원히 <삶의 롤모델>로 삼아야 할 참 자유인의 모습을, 고요하고 섬세하며, 겸손하고 온유하며, 친절하고 자비롭고 지혜로우며, 항구한 사랑의 참 영성가, 관상가, 신비가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대로 예수님의 모습이자 우리가 평생 닮아야 할 모습입니다.
“그는 다투지도 않고 소리치지도 않으리니, 거리에서 아무도 그의 소리를 듣지 못하리라. 그는 올바름을 승리로 이끌 때까지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연기 나는 심지를 끄지 않으리니 민족들이 그의 이름에 희망을 걸리라.”
바로 절망의 어둔 세상을 밝히는 희망의 빛. 희망의 표징이 된 주님의 종 예수님의 모습이요, 우리가 지향해야할 궁극의 목표입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주님을 닮아 <종과 섬김의 영성>을 잘 살 수 있도록 도와주십니다. 아멘.
- 이수철 신부님 -

|
첫댓글 절망의 어둔 세상을 밝히는 희망의 빛.
희망의 표징이 된 주님의 종 예수님의 모습이요,
우리가 지향해야할 궁극의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