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사무실에서 목사님의 말씀을 듣는 중 오랜만에 영주에게서 전화가 울렸다.
태국: 장로님 이건 하나님의 응답이 왔습니다!~
장로님: 태국씨, 목사님이 이제까지 말한 것 헛들었구만...
무슨일일까?
자기는 다른 남자랑 결혼할거라며 다시는 연락도 하지 말라면서 왜 전화를 했을까?
영주: 태국씨는 나에게 나쁜 감정 있죠?
태국: 나는 영주씨에 대해 나쁜 감정 없어요.
그래, 오늘 영주를 만나러 가야겠다!
근데 만나줄까? 50%?
그날따라 교회일이 늦어 퇴근도 늦게했다..
가면서 지하철안에서 문자를 보냈다.
"영주씨, 저녁밥은 먹었나요?
같이 저녁 먹을래요?
대답을 하면 내가 롯데리아로 갈게요.."
예상대로 답장은 안오고... (만날 확률 20%)
그래도 기왕 버스를 탔으니까 영주 동네까진 가야지~
'절대 긍정, 절대 감사, 하면 된다, 할수 있다, 해보자'
어차피 같이 밥먹기는 틀린 것 같고, 맛있는 걸 사서 주고만 오자...
이마트 에브리데이에서 맛짬뽕을
슈퍼마켓에서 초코파이랑 여자양말을
홈플러스 익스플레스에서 만두랑 음료수를
(가게마다 세일하는 게 틀리니 발품을 팔아야 알뜰하게 사니까 .)
밤 9시30분이나 됐다. (만날확률 5%)
영주가 전화를 받는다! 기적이다.
"나 지금 자니까 못나가요. 뚝~"
이대로 돌아가야 하나?
그때 마침 영주 옆방 아가씨가 지나가는 걸 보았다.
"역시 하나님은 날 버리지 않으셨어!~"
태국: 안녕하세요? 지금 밤이 늦어서 그런데, 이것 좀 영주씨에게 전해줄래요?
옆방: (웃으면서) 그래요~
근데 비닐 봉지에 내가 가져갈 걸 나누고 있는데,
옆방: 아니 저 못해요~ 직접 주세요..
하면서 가버렸다..
영주씨, 방금 옆방에 사는 아가씨를 만났어요~
집앞까지 왔는데 잠깐만 내려와서 받아가면 안되나요?
답이 없다.
집에 가야한다.
무겁게 이걸 들고 또...
얼마나 하찮게 여겨졌으면 문앞에 나오지도 않을까?
하긴 나도 먹어야지...
내가 먹을 건 잘 안사도, 여자를 위해서라면 참 잘 사는 것 같다..
영주는 내가 마마보이라고 싫어한다.
모든걸 어머니한테 다 이른다고...
여자 사귀기가 얼마나 어려운데, 왜 어머니는 영주에게 그러셨을까?
다음엔 좀 일찍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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