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은 그냥 짐부터 오지게 많았다. 지금은 버렸는데 아동용 아코디언도 들고 다녔고 양파, 당근, 애호박에 삼겹살까지 있었다.
디종에서 아침 일찍 출발해야만 했다. 카풀을 타고 왔는데 운전하는 언니가 8시 30분까지 오라고 하니 뭐 일찍 일어나서 가는 수밖에.. 요즘은 식재료 그냥 대충 사기도 하고 귀찮아서 사먹고 다니기도 해서 저럴 일이 없는데, 저때만 해도 가급적 싼 식재료 사고 다녔고 그러다보니 당근이나 양파 같은 건 1kg씩 사곤 했다. (당근양파의 경우 무조건 1kg씩 파는 곳도 있다. 짜증만 날 뿐)
리옹 도착. 도착하자마자 이 사진 찍을 때만 해도 강위로 언덕이 높은 게 참 예뻤다.
항상 킥보드를 타고 다니니 구글로 찾아보고 가까우면 그냥 내발로 간다. 굳이 시내교통 타느라 돈 낭비 할 필요가 없다. 사실 이날도 굉장히 가까운 곳 이었다. 지하철 타고 CROIX-ROUSSE역에서 내려 3분 거리라고 하는데 구글지도 찾아보니 킥보드 타고 가면 그냥 기차역에서 20분 정도 걸릴 듯싶었다. (리옹을 가본 분이시라면 배꼽잡고 웃을 대목이다.)
지옥문이라 부르도록 하겠다.
지도가 없으니 길을 찾기가 쉽지 않다. 다행히도 기차역 근처에서부터 CROIX-ROUSSE로 가는 표지판이 있었고 그걸 따라만 갔다. 십분 좀 넘게 가다보니 터널이 나온다. 뭐 여긴 산이 많아서 터널을 지나가야 되는 줄만 알았다. 하긴 어쩐지 사람들이 길 물어볼 때 걸어가긴 힘들 거라고 하더라. 분명히 길 가르쳐준 사람이 계단을 많이 올라가야 할 거라고 했는데 터널보고 터널을 그냥 통과하는 거라고 생각했던 내가 병신이다.
아멘. 터널이 끝도 안 보인다. 이 사진으로는 경사각을 짐작하기 쉽지 않다.
자전거는 기어간다. 저 자전거 배경으로 셀카도 찍을 수 있는 정도로 자전거가 기어갔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피곤한데 배낭은 배낭대로 더럽게 무겁고, 이런 언덕에서는 킥보드는 그냥 3kg 추가되는 짐이고, 날은 거지같이 덥고, 금방 도착할 줄 알고 도시락도 안 싸왔는데 중간에 길 한번 잊어먹어서 이래저래 벌써 1시, 물은 물통 채로 깜박해서 힘들어도 물도 없는데, 심지어 오줌도 슬슬 마렵다. 그냥 총체적 난국. 나중에 집 다 찾아가서가 마지막 고비. 그 집이 무려 7층이었나 그랬는데 엘리베이터가 없었다. 주공아파트 5층 우리 집은 양반이다.
이 정도면 지하철이 아니라 케이블카.
다른 쪽 언덕 교회가는 길. 계단 끝도 안 보인다.
나중에 내려갈 때는 킥보드타고 내려갈 수 있어서 재미있긴 했다. 강하나 사이에 놓고 언덕이 두 개가 있는데 그냥 밑에서 올려다보는 게 제일 예쁘다. 뭐 올라가야 관광을 다니니 올라가긴 올라가야겠지만 여튼 저 날은 힘들어서 그랬는지 밑에서 올려다보는 게 제일 예쁘고 보기 좋았다. 밑에 사진에 있는 교회 갈 때도 정말 귀찮지만 참고 올라갔는데 막상 가까이 가니 교회가 가파른 언덕 바로 앞에 있어서 잘 보이지도 않고 그랬다.
저 위에 있는 성당이 관광지인데 막상 죽어라고 올라가면 별거 없다.
첫댓글 사진을 보니 언덕이 후덜덜하네요~고생 많이 하셨겠어요~
ㅋㅋ 짐을 보니... ㅎㅎ 그러나 이것도 다 추억이겠죠? ㅎㅎ
올라 가 봤으니 별 거 없다는 거 알게 된 겁니다.ㅋㅋㅋ
네 그렇지요 !! 이 말씀이 정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