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부터 군대 관련 콘텐트에 대중의 관심이 쏠린다. 최근 최정예 특수부대가 참여해 최강의 부대를 겨루는 예능 방송도 주목받았다.
“우리가 최강” 특수부대 자존심 대결
공수·심해잠수·항공구조 임무 다양해
북파 공작원, 한때 존재 자체가 비밀
WMD 제거, 사이버전 등 양상 변화
해병대 특수수색대 대원이 해안으로 침투하고 있다. 사진 국방부
치열한 경쟁은 끝났지만 어떤 특수부대가 대한민국 최고 부대인지를 두고선 논란은 여전하다. 방송에서 전투 능력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모의 총기로 BB탄으로 불리는 공 모양의 플라스틱 탄알을 쏘는 등 실전과는 거리가 꽤 있었다.
국군에는 대표적인 특수부대가 10개가 넘는다. 해당 부대원에게 물어본다면 누구라도 “우리가 최강 부대”라고 입을 모은다. 특수부대는 무엇이 특별하고 어떤 부대가 최강인지 살펴봤다.
특전사 대원이 강하를 위해 시누크 헬기에서 뛰어내리고 있다. 사진 육군
대중에게 가장 잘 알려진 특수부대는 단연코 육군 특수전사령부(특전사)를 꼽을 수 있다. 특전사는 흔히 ‘공수부대’로 불리기도 한다. 특전사의 주력부대는 5개의 공수특전여단(1, 3, 7, 9, 11)이다. 공수부대는 전선 넘어 깊숙한 지역에 침투해 적진을 교란한다. 후방 지역에도 전선이 만들어지면 적의 입장에선 여간 골치하픈게 아니다.
제707 특수임무단도 특전사 소속이다. 창설 초기 대통령 경호를 지원했지만 1986년 아시안 게임과 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대테러 임무를 맡았다. 평시 대테러 임무에 초점을 두지만, 유사시에는 방패에서 창으로 변해 정밀 타격에 나선다.
특전사 707특임대가 1990년대 적 핵심 지휘부에 대한 모의타격작전에 앞서 가진 출정식 모습이다. 중앙포토
특전사에는 제13 특임여단이라는 또 다른 비수 부대가 존재한다. 당초 1977년 제13 공수특전여단으로 창설됐지만 2017년 12월 특수임무여단으로 개편됐다. 이 부대는 맡은 임무 특성 때문에 참수 부대로 불린다.
한반도 유사시 평양에 진입해 핵무기 발사 명령 권한을 가진 전쟁지도부를 제거하고 전쟁지휘를 마비시킨다. 머리가 없으면 몸통이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적은 병력으로도 전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 당초 2019년을 창설 목표로 세웠지만, 북핵 개발이 빨라지면서 시기를 앞당겼다.
참수부대로 불리는 제13 특임여단 대원이 침투 작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국방일보
북한 노동신문은 “최고 수뇌부를 노린 특수임무여단 편성 놀음은 사실상 우리에 대한 노골적인 선전포고”라며 거칠게 반응했다. 조선중앙TV는 “특별히 훈련되고 준비된 특공대 무리라고 해도 우리 혁명의 수뇌부 가까이에 접근하기도 전에 씨도 없이 소멸할 것”이라며 사실상 두려움을 고백했다.
해군 특수전전단(특전단, UDT/SEAL)은 2011년 ‘아덴만의 여명’ 작전으로 유명하다. 유사시 상륙작전에 앞서 적 해안에 침투해 기뢰 등 수중 장애물을 제거하고 상륙부대에 각종 해안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비정규전ㆍ대테러ㆍ인질구출ㆍ정보전ㆍ특수정찰 등 임무를 맡는다.
2017년 해군 특전단 대원이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의 하나로 강원 동해시와 양양군 일원에서 적진에 침투해 적 미사일 이동 발사 차량을 탐지해 추적, 격멸하는 특수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해군 1함대
2016년 군 당국은 이례적으로 해군 특전단이 가상의 북한 핵심기지에 침투해 미사일을 파괴하는 훈련을 공개했다. 최근에는 고가치 표적 제거 임무도 부각돼 빈라덴 암살 작전에 투입됐던 미국 해군 특수부대 데브그루와 같은 역할을 한다.
해병대 특수수색대는 ‘해병대 1%’로 불린다. 해병대 상륙본대의 눈과 귀 역할을 한다. 말 그대로 적진 속으로 몸을 던진다. 상륙 작전에 앞서 적 해안지역에 침투해 수색ㆍ정찰 활동과 핵심 시설 타격 임무 맡는다.
공군 공정통제사가 항공기 유도 작전을 펼치고 있다. 사진 국방부
공군 특수임무대 소속 공정통제사(CCT)도 적진에 먼저 들어간다. 수송기가 물자를 투하할 때 지형과 기상 정보를 수집하고 정확한 위치를 유도한다. 해외 파병부대에선 이착륙 관제 임무도 맡는다. 전체 병력은 수십명으로 특수부대에서 규모가 가장 작다.
공군 특수탐색구조대대 항공구조사(SART)는구출 작전에 투입된다. ‘내 목숨을 버려도 조종사의 목숨을 살린다’ 적진에 떨어진 공군 조종사와 주요 인물을 구조한다. 전투뿐 아니라 현장에서 응급처치도 가능하다. 한반도에서 미군 조종사 구출도 맡는다. 미군이 목숨을 맡길 만큼 실력을 인정한다는 뜻이다.
지난 4월 ‘전투생환 및 산악구조훈련’에 참가한 항공구조사가 가상의 조난 조종사를 헬기로 구출하기 위해 엄호하고 있다. 사진 공군
해군 해난구조전대(SSU)는 ‘살아만 있어 다오 우리가 간다’라는 구호처럼 해양 재난ㆍ사고에서 구조 및 선체 인양 작전 임무를 맡는다. 이들은 마스크(잠수사가 착용하는 눈과 코를 덮는 고글) 안에 바닷물을 채우고 종일 생활하는 훈련도 한다. 이때 지원자 중 상당수가 탈락한다.
군사경찰 특임대 대원이 군 강력범 체포 훈련을 하고 있다. 영상캡처=중앙포토
군사경찰특임대(SDT)는 군대 내 경찰특공대와 비슷하다. 요인 경호와 대테러 임무를 비롯해 무장 탈영병 검거 등 군 강력사건도 다룬다. MC(모터사이클)으로 호송 작전을 펼치기도 하고, 적 특수작전부대가 아군 지역으로 침투했을 때 타격 및 섬멸하는 기동타격 임무도 맡는다.
정보사 특수부대 요원 모집 포스터. 현재는 이와 같은 공개 모집을 하지 않는다. 중앙포토
국군정보사령부 특수임무대는 과거 HID 또는 UDU로 불렸던 대표적인 북파 공작 부대로 한동안 존재 자체가 비밀이었다. ‘돼지부대’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영화 ‘아저씨’에서 주인공을 맡은 원빈이 정보사 공작원 출신으로 등장해 이목을 끌었다.
다른 특수부대 출신 대원들과 달리 정보사 출신은 최근 예능 방송 출연을 준비하다가 막판에 없던 일이 됐다. 여전히 이 부대와 관련한 구체적인 정보는 밖으로 알려지는 게 민감하다는 뜻이다.
결과적으로 어떤 부대가 최강 부대일까. 특수부대는 세부적인 임무와 역할이 다르다. 구조가 전문인 부대도 있고 타격 임무가 중요한 부대가 있다. 군 고위 관계자는 “밖으로 알려진 정보가 적은 부대가 더 중요한 임무를 맡는다”며 “누구도 대체 할 수 없는 임무를 맡아야 진정한 특수부대”라고 말했다.
WMD 제거 훈련에 투입된 한국군과 미군이 화생방 방호복과 가스 마스크를 착용하고 방패에 몸을 가리고 있다. 사진 미 제2 보병사단
최근에는 전쟁 양상 변화에 따라 다양한 특수부대가 등장하고 있다. 북한 대량살상무기(WMD)를 제거하는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 소속 특임대도 특수부대로 평가한다. 이들은 유사시 북한에 들어가 핵무기를 비롯한 WMD를 해체하거나 무력화한다.
총성 없는 전투를 벌이는 사이버사령부 해커도 새로운 유형의 첩보와 파괴 임무를 맡는다. 몸은 서울에 있지만, 평양의 핵심 정보를 가져온다. 이들의 활약은 밖으로 알려 진 게 별로 없다. 드러나면 안 되는 특수임무를 수행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