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멀고 먼 옛날
첩첩산중에서 홀어머니를 모시고 꿀벌을 치며 사는 젊은 나무꾼이
어머니의 약초를 구하러 산골짜기를 옮겨 다닐 때
산 아래 계곡에 쓰러져있는 남녀를 발견 서둘러 내려갔지만
이미 남자는 숨져있었고 여자가 아직 맥이 붙어 있어
여자를 등에 업고 산을 뛰어 내려오면서부터 장미에 슬픈 이야긴 시작된다.
싸리문을 열고 집에 들어가자
어머니는 죽은 송장을 집안에 들여오는 게 아니라며 큰소리로 말씀하셨지만
아직 맥이 붙어있고 땅에 묻자니 생매장하는 것이요
산에 버리자니 짐승들의 밥이 되니 사람 하나 살려보자며 방으로 들어간다
절벽에서 마차와 함께 굴러 심한 부상에 설상가상으로 종아리에 독사에 물린 자국이 있어
더더욱 살리기는 불가능했지만
혼신으로 입으로 뱀독을 빨아내고 온몸에 지압을 하며 밤과 낮을 지샜다
바라보시던 어머니가 피곤에 지친 아들 등을 두드리며
이제 그만 포기하라 말씀하셨지만
아직 맥이 붙어있는 사람을 땅에 묻을 순 없어
미음을 씹어 입에 넣고 벌꿀로 영양을 보충하고
따뜻한 물로 온몸을 닦아내 열닷새 만에 기적으로 의식을 차린 것이다.
여자가 겨우 눈을 뜨니
다 쓰러져가는 집 천장엔 겨울을 나기 위한 벌집만 여러 통 붙어있고
따뜻한 물속의 온기를 느낄 때 구부려 자기 몸을 더듬는 남자를 보며
수치심으로 몸을 떨며 간호하는 나무꾼을 밀어낸다
통나무를 반으로 쪼개 만든 통속에
따뜻한 물에 온기를 느낄 때 처음 본 남자가 종아리를 빨아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남자는 처자가 살아난 기쁨에 어머니를 불렀고
어머니도 여자에 손을 잡고 넌지시 말한 것이다. 살아줘서 고맙다고
아가씨를 집안에서 사는 벌의 꿀과 미련한 아들이 살렸다고..
한 달 만에 살려 냈건만
모자가 겨울을 날 식량이 그 여자로 인해 바닥난 것이다.
남은 건 감자 몇 개 꿀로만 살아갈 순 없었다.
아들이 군감자 몇 개를 어머니에게 드리자
어머니가 아들 손에 감자를 쥐어주며 넌 산에 가 약초도 캐고 나무도 해야 되니
당연히 네가 먹어야지 하자
아들이~ 아니네요. 전 아직 젊고. 어머닌 몸도 불편하고 연세도 많으니
당연히 어머니가 드셔야죠 하며 다시 어머니 손에 쥐여드린다.
어머니가 그러면 한 개는 저 처자에게 주고 한 개로 나누어 먹자며
감자의 반을 자르는 모습을
누워있던 처자가 보며 깊은 감동을 받고 생각한다.
생명에 은인인 저분들에게 어떻게 해서 든 지 은혜를 갚고 싶다고..
며칠 전 낮에 어머니가 화들짝 방문을 열자 수많은 벌들이 떼 지어 산으로 향했다.
한참 후 안절부절못한 어머니를 부르며 아들이 곰을 메고 들어온다.
산에 간 아들이 위험에 빠지자 벌떼들이 날아가 살려낸 것이다.
하지만 밤엔 벌들이 날 수가 없는 것이다.
처자도 덩달아 어머니에 손을 잡고 발 동동 구룰 때 자정이 넘는 시간
윗동네 사람들이 쓰러져있는 아들을 둘러업고 온 것이다.
처자가 생각한다,
생명의 은인이시고 내 몸 곳곳을 주물러 살려주신 고마우신 분
이것이 사람들이 말하는 운명인가 싶어
제가 며느리가 되어 그분에 색시가 되어 은혜를 갚겠다고.
이 은혜를 버리고 다른 사람의 아내는 될 수 없다고
하지만 아가씨는 이웃나라 왕자의 간택 여였던 것이다.
그 녀가 나무꾼에게 말하길.
당신의 아내가 되어 은혜에 보답하며 한평생 살겠다고
낮에 해와 밤에 달과 바람에게 맹세하며
제가 이 언약을 어기지 않게 지혜의 힘을 주시고
마음이 약해져 맹세를 못 지키면 차라리 죽을 수 있는 용기를 달라고..
처자는 이웃 나라 왕자의 간택을 받아 호위무사의 보호를 받으며 궁으로 가던 중
짙은 안개로 길을 잃어 호위무사와 왕자의 간택 여의 마차가 절벽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왕자의 간택녀는 자기의 신분을 감추고 나무꾼과 달콤한 시간을 보낸다.
둘에 행복한 시간은 꽃처럼 피어났다.
며느리로 색시로 꿈같은 생활을 하던 어느 날 왕의 동원 명령을 내린 것이다.
이웃나라 왕자의 호위 무사들이
그들에 실수로 간택녀를 죽인 책임을 회피하려
국경지대에서 나무꾼의 나라 경비병들에게
처자와 호위무사가 살해했다고 거짓을 말한 것이다.
이에 격분한 왕자가 수만에 군사를 몰고 쳐 내려온 것이다.
숫적으로 대적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왕이 나라를 구하려 동원령을 내린 것이다.
나무꾼은 어머니에게 색시를 부탁하고
색시에게 어머니를 부탁드리며 전쟁터로 떠나갔다.
열세에 군량미까지 부족한 나무꾼에 나라가 연패를 거듭하던 그 겨울에
나무꾼의 나라 왕과 몇 안 남은 군사들이 마지막 싸움을 하고 있을 때
고을 사또가 예쁜 처자가 남편 없이 혼자 살기 힘드니
첩으로 오라고 어머니가 드실 식량을 보낸 것이다.
나라가 전쟁 중이고 왕마저 적군에 포로가 되었는데
무슨 망언이냐고 처자와 어머니가 격분하자 사또가 사또 말에 순종할 때까지 굶긴다며
처자를 하옥시킨 것이다.
다음 날 아침 머리에 하얀 띠를 두르신 어머니가
관하를 향해 가실 때 하늘에 먹구름처럼 벌떼들이 뒤를 날고 있었다.
관졸들이 혼비백산 도망치고
겨우 목숨을 건진 사또가 돼지우리에 겨우 숨어 돼지처럼 숨어있을 때
불길한 예감이든 어머니가 북쪽 하늘오 벌떼들을 보낸 것이다.
수많은 벌들이 주인을 구하려 하늘로 날아가고 있었다.
수많은 벌들이 이웃나라 군사들의 투구와 눈과 얼굴들의 쏘아
벌들에게 쫓기어 긴 싸움을 미루고 이웃나라 왕자와 병사들이 후퇴하게 된 것이다.
후퇴를 거듭하던 왕자가 그 나라의 도 술사를 불러
퇴치방법을 묻자
벌들을 이길 수 있는 건 불이라는 걸 알고 병사들에게 횃불을 들게 한 것이다.
주인을 지키려 떠난 수많은 벌들이 불속에 타 죽고
급기야 왕을 비롯한 수백의 병사들이 이웃 나라 왕자의 포로가 되어
왕자는 간택한 자기의 여자와 호위무사를 죽인 죄라며
포로들을 죽이기 시작한 것이다. 퇴각 소문이 꼬리를 물고 다닐 때
왕자의 간택여는 생각했다.
이 나라 왕도 자기 때문에 죽임을 당하고
나무꾼까지 죽임을 당하면 나 혼자 살아 무엇하랴
생각 끝에 나무꾼과의 약속을 버리고
다시 왕자에게 돌아가기 위해 고을로 내려와 소문을 낸 것이다.
왕자에게 간택된 여자가 나무꾼과 어머니에 도움으로 살아 있다고...
소문은 일파만파로 퍼져 왕자의 귀에 들어간 것이다.
왕자는 크게 기뻐하며
그리곤 병사를 에게 여자를 모셔오라 명령한 것이다.
하지만 10명의 호위 무사가 그 왕자의 간택 여가 돌아오면
자기들의 거짓이 탈로 나 목숨이 위태로움을 알고
간택 여가 돌아오는 산길에 매복하고 있었다.
이틀이 지날 때쯤 간택여 일행의 행렬이 보이자
기다렸던 호위무사들이 일제히 뛰쳐나가 여자를 보호하던 보호하던 군사들과
치열한 싸움이 시작되었고 끝내 처자를 지키던 군사들이 목숨을 잃고
마차에 타고 있던 처자를 끌어내 목숨을 빼앗으려 할 때
어머니가 방문을 열고 벌들을 깨우자
집에 미지막 남아 있던 벌들이 날아와 침을 쏘아 대자
모두 호수가 물속으로 도망쳐 얼굴 내밀지 못하고 물속에 숨어 있을 때
왕의 군사들에게 모두 포박돼 궁으로 압송된다
간택여가 돌아오자 왕자는 버선발로 뛰어나와 마중했고
거짓 보고를 한 호위무사들을 목을 베어 성문 벽에 걸어둔 것이다.
그리곤 포로로 잡혀있는 왕과 군사들을 석방해 주며
간택여를 살려준 나무꾼을 불러 상을 주기로 하자
나무꾼은 고민에 빠졌다.
왕자의 간택 여가 자기의 아내였었다고 말을 하면 왕은 물론 포로의 군사들과 어머니까지
목숨을 유지하기가 어렵고
왕자에게 상을 받고 그녀와의 사랑을 부인하면
아내가 된 부인에게 수치스러움의 죄인이 되고...
끝내 눈물 숨기며 아내를 두고 오는 대가로 많은 금은보화를 가지고 돌아온 것이다.
하지만 그 돈을 아내와 바꾼 돈을 한 푼 도사 용할 수가 없어
전쟁 중에 숨진 가족들에게 모두 나누어주고
아내가 살고 있는 이웃 나라만 바라보며 눈물 흘리고 있었다.
간택녀를 찾은 왕자는 5월 초 결혼날자를 선포하고
감옥 죄수를 을 풀어주며. 쌀과 약품을 굶주리고 병든 자들에게 나누어주도록 하였다.
왕자의 결혼식 하루 전
온 나라가 축제의 기분으로 춤추며 기뻐할 때
여자는 나무꾼과의 약속을 도저히 져 버릴 수 없어
왕자에게 긴 사죄글을 남기고
나무꾼에게 자기가 죽어 함께 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겠다며
결혼 전날 밤 제일 높은 탑에서 뛰어내린 것이다.
왕자도 백성들도. 나무꾼의 나라에서도 모두 충격에 빠졌고
축제는 끝나고. 이웃나라도 나무꾼에 나라도 실의에 차 있을 때
간택 여가 떨어진 곳에서 밤 사이에 신비스러운 아주 하얀 꽃이 피어난 것이다.
하도 신비롭게 피어난 꽃을 보며
왕자는 자기의 사랑이 어리석었음을 알았다.
그리고 그 나라에서 제일 화사하고 귀한 천을 구해
그 꽃을 싸 나무꾼에게로 보낸 것이다.
실의에 빠졌던 나무꾼은 그 꽃을 대문 앞에 심고 몇 달을 울다가
붉은 피를 토하며 결국 나무꾼도 숨을 거둔 것이다.
나무꾼이 숨진 다음 해 봄 신기 한일이 다시 생겼다
하얀 꽃이 한송이도 아닌 수많은 꽃송이가 담을 에워싸고 있었다.
사람들이 말하길.
저세상에서 간택녀와 나무꾼이 만나 사랑의 꽃을 피웠다며
그 하얀 꽃을 따가면 순결한 사랑이 이루어진다며
사람들이 길조라며 너도 나도 꽃을 꺾어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봄도 가기 전에 앙상한 잎새만 남았다
하지만 다음 해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꽃줄기에 크고 뾰쪽한 가시가 생긴 것이다.
왕이 명령했다.
아파하는 꽂을 함부로 꺽지 말라고
하지만 사람들은 왕의 명령을 무시하고
길조라며 너도나도 꽃을 꺾다가 가시에 찔려
하얀 꽃과 줄기에 많은 피를 묻힌 것이다.
그다음 해 사람들의 입과 입으로 괴담처럼 소문이 나돌았다.
하얀 장미가 붉은색의 꽃으로 변하여 피어났다고
사람들이 신기해하며 모여들었다
그해 여름 이웃나라 왕이 많은 신하들을 데리고 찾아와
빨간 꽃을 보며 애절한 울음을 울고 떠났다.
때 맞추어 담장 건너편에 꽃도. 풀도. 아닌 줄기와 잎에 가시가 있는 것이 엉키어 자라나자
사람들은 호의무사들이 죽어 된 엉겅퀴가 된 거라 소문 돌고 있을 때
빨간 꽃 주위에 작고 작은 안개꽃. 하얀 꽃들이 수없이 별처럼 피어나고 있었다.
소문은 바람을 타고 먼 나라까지 날아다녔다
주인을 지키며 불타 죽은 벌들에 꽃이라고.
아니~
그 꽃은 꽃을 비단보에 싸 보낸 왕자의 슬픈 사랑이란 말도 간간이 떠돌았다.
부귀영화를 마다하고 가난한 나무꾼을 택해 꽃이 되어 피어난 꽃
사람들은 5월에 장미라 부른다
오늘도 5월에 장미는 담장에 도도히 앉아
끝내 이루지 못하고 숨진
천년에 사랑을 말해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창작 글 시골바다
첫댓글
감사드립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즐 건 주말 보내십시오~
장미와 가시와 여인과 사랑 ㅡ
비도 내리고
슬퍼서 아름다운글없나하며 만들어보았습니다
감사드려요
즐거운 주말 기쁨 두배 되시길 바랍니다~
@시골바다 글을 잘 쓰셔요.
저는 글재주가 없어서..
그냥~있는 그대로 제 삶의 이야기 씁니다.
계절에 여왕 장미 난 오랜지 색 장미를 좋아하는데..
아파하는 꽃을 꺽지 마라~!!
애절한 사랑...
멋진 글입니다^^
비요일
괜 시리 꿀꿀 해서 만든 글이지요
완젼한 봄이네요
주말 기쁨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감사드립니다
시골바다님의 창작글 재밋게 잘 봤어요.
계절의 여왕이라 할 만큼 예쁘고 애절하고.
저희농막엔 요렇게 화사한 장미가 늦봄부터 이른가을까지 뽐내고 있습니다.ㅎ
장미 색이 연 분홍이네요
장미에 빠져들면 끝도 없이 매료되지요
감사드려요
주말 기쁨도 행복도 두 배 되시길 바랍니다
아하~ 그래서 장미가 가시가 있는듯요~~
방장님 좋은글 감사합니다~~
이런 유래가 없어요
그냥 제가 장미의 가시에 대해 만들어 보았네요
슬퍼야 꽃이 아름답게 피니까요
감사드립니다 해후님
3월에 마지막 주말
행복 두배 되십시오~
장미의 전설 이야기 잘보았읍니다
여자가 아니고 남자라면 무슨꽃이
되었을까 궁금하네요 !
저에게 묻는다면
남자는 비 현상적인 바람, 비, 눈 등으로 꽃대신 비유했을 것 같아요
감사드려요 천둔산님
그냥 만들어본 글입니다
갑진년 3월도 하루 남았네요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즐거운 주말 보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