兪肅基(유숙기)-又賦梅(우부매)(다시 매화를 노래하다)(만족하는 마음으로 인생을 관조하며)
未開躁躁常嫌遲(미개조조상혐지) 피지 않았을 땐 조마조마 더디 핀다 싫어하더니
旣盛忡忡更怕衰(기성충충갱파쇠) 한창 피고 나면 안절부절 다시 질까 걱정 하네
始識邵翁透物理(시식소옹투물리) 이제야 알겠네 소옹이 사물의 이치 꿰뚫어 보아
看花惟取半開時(간화유취반개시) 반쯤 피었을 때만 꽃구경 했다는 것을
*위 시는 “한시 감상 情정, 사람을 노래하다(한국고전번역원 엮음)”(겸산집兼山集)에 실려 있는 것을 옮겨 본 것입니다.
*변구일님은 “유숙기는 영조 연간에 주로 활동했던 문인이다. 그는 화분에 담긴 매화, 분매盆梅를 유독 좋아했던 모양이다. 좋은 분매가 있으면 백리를 멀다 하지 않고 찾아가 이불과 털가죽에 싸 가지고 와서 감상할 정도로 분매를 좋아하였다고 스스로 노래하기도 하였으니 말이다.
역대로 문인들의 사랑을 받아 유명해진 꽃들이 있다. 동진의 은사 도연명은 국화를 사랑하여 울타리 아래 가꾸면서 술에 띄워 마시기도 하였고, 북송의 주돈이는 연꽃을 사랑하여 ‘애련설愛蓮說’이라는 짧은 글을 통해 연꽃의 품격을 추켜세우기도 하였으며, 구양수는 ‘낙양모란기洛陽牡丹記’라는 작은 책자에서 ‘천하의 참된 꽃은 오직 모란’이라고까지 할 정도로 모란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한편, 매화는 북송 때 서호의 고산에서 평생 독신으로 은거하며 매화를 아내 삼고 학을 자식 삼아 살았던 임포林逋의 매화 시를 통해 그 고결한 형상이 주목받기 시작하였는데, 이후 많은 꽃들은 제치고 수많은 문인의 사랑을 독차지해 왔다.
꽃이 피면 언젠가 지는 것은 자연계의 법칙이다. 생명은 성쇠의 이치를 벗어날 수 없다. 그래서인가? 꽃이 피기 전에는 어서 꽃이 피었으면 하고 아이처럼 바라더니 꽃이 활짝 피고 나서는 노인처럼 시들어 떨어지는 것을 걱정하는 마음이 덜컥 인다. 이제 저 꽃이 지면 또 한해를 기다려야 할 터이다. 이때 문득 착잡한 시인의 마음속으로 옛사람 소옹의 지혜가 떠오른다. 소옹은 ‘술은 흠뻑 취할 때까지 마시지 말고, 꽃은 만개할 때까지 감상하지 말지니’라고 노래하였다. 실제로 소옹은 만개한 꽃보다 반쯤 핀 꽃을 더 좋아했는데, 이는 ‘좋은 장소는 오래 연연해하지 말고 마음에 드는 곳은 다시 가지 말라’고 말했던 처사處士 진단陳摶의 충고를 실천하는 것이기도 했다.
‘물극즉반物極則反’이라는 말이 있다. 이 세상의 모든 사물과 현상은 극에 이르면 반대로 되돌아가게 된다는 뜻이다. 이 이치를 알아 노자는 ‘족함을 알면 욕되지 않고 그침을 알면 위태롭지 않아, 장구할 수 있다’라고 말했을 것이다. 지금 이 세상에 사는 우리들은 끊임없이 ‘극極’만을 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일이다.”라고 감상평을 하셨습니다.
*유숙기[兪肅基, 1696년(숙종 22) ~ 1752년(영조 28), 자 자공(子恭), 호 겸산(兼山), 출생지 충청북도 단양군, 본관 기계(杞溪)]-조선 후기의 학자. 아버지는 의정부우참찬 유명웅(兪命雄)이며, 어머니는 임천조씨(林川趙氏)로 인천부사 조현기(趙顯期)의 딸이다. 김창흡(金昌翕)의 문하에서 수학하였다. 어려서부터 성품이 단정하여 헛되이 말을 하지 아니하고 행동을 엄격히 자제하여 어른을 잘 섬겼으며, 스스로 학업에 힘써서 1715년(숙종 41) 생원시에 1등으로 합격하였다. 한때 송산(松山)에서 성리서(性理書)에 전념하였으며, 교하(交河)의 매음(梅陰)으로 이거한 뒤 원근의 선비들을 가르쳤다.
1733년 명릉참봉(明陵參奉)으로 벼슬길에 들어가 효릉참봉(孝陵參奉)·상의원직장(尙衣院直長)·종부시주부(宗簿寺主簿)를 거쳐 금구현감으로 부임하여 선정으로 이름이 높았으며, 그 뒤 임피현령(臨陂縣令)과 전주판관 등을 역임하였다.
『소학』과 경서(經書)를 매일 정독하며 이론과 실천의 부합에 힘썼다. 「태극도설차의(太極圖說箚疑)」·「중용차의(中庸箚疑)」·「서경차의(書經箚疑)」 등 많은 저술을 남겼다. 저서로는 『겸산집(兼山集)』이 있다.
*躁躁(조조) : 몹시 조급(躁急)하게 굶.
*忡(충) : 근심할 충, 1.근심하다, 2.걱정하다, 3.근심하는 모양, 𢘷(동자), 𢥕(동자), 𢥞(동자), 𢦃(동자)
*怕(파) : 두려워할 파, 담담할 백, 1. (두려워할 파), 2.두려워하다, 3.부끄러워하다, 𢗌(동자), 𢥻(동자), 𢘣(동자)
첫댓글 꽃이 피기 시작 할 무렵의 꽃의 경이로움...
거리의 나뭇잎도 조금씩 그 자태가 나타날 때의 신비로움...
봄이 주는 선물이겠지요.
만개한 꽃의 서러움은 지지 않기 위한 몸부림이겠지요...
지기님의 시정 넘치는 댓글에 감사드리고,
행복한 금요일과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