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그런지 타이거즈는 항상 나의 미움의 대상이었다
너무도 막강했기 때문에 너무도 잘했기 때문에..
91년 9월인가...
광주에서 해태랑 엘지랑 하는데
엘지 투수는 당시 3승12패의 성적을 자랑하던? 문병권
1회에만 9실점...
그래서 그런지 해태는 너무 싫었다...
노래방 90점 넘으면 울리는 빵빠레와 똑같은 촌스런 타자음악 또한
너무너무 싫었다...
한국쓰리즈에서 빙그레와 해태가 붙었다
해태는 4경기 연속 역전승을 일궈내며
(말이 역전승이지 1:0 지고있다가 11:2 역전하고 뭐 그런 경기..)
한국쓰리즈 우승을 차지한다
2차전이었나...
빙그레 선수가 날린 중월 홈런성 타구를 건져내고
마치 "이 글러브 안에있다" 라며 실실 웃으면서 글러브를 흔들어
보이는 이순철은 정말 너무너무 싫었다..
내가 야구를 처음 좋아하던 그 해
나만의 야구세계에서 원년우승은 해태타이거즈 였다
한국쓰리즈 4연승...이정훈-이강돈-장종훈-강정길-강석천..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라는 빙그레는 LG 대신 해태를 꺽어주길
바란팀 치고는 해태앞에선 너무나도 약했다
92년에도 어김없이 해태는 증오의 대상이었다
근데 이게 왠일..6월에 있었던 잠실 3연전에서
엘지가 3연승을 싹쓸이 한다. 엘지는 당시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팀이었고 해태는 2위정도를 유지하던 팀..
그 해 상대전적 10승8패 엘지의 우위로 시즌을 마감하게 되고
그해 플레이오프에서 롯데에게 3:2로 역전패한 김응용 감독은
엉뚱하게도 인터뷰에서
"엘지때문에 우승못했다" 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93년 슈퍼신인 이종범,이대진의 가세는 막강해태를
난공불락의 팀으로 만들어 버렸다..아주 솔직히 말해서
삼성과 플레이오프를 벌이던 LG를 응원하던 나는
한국쓰리즈 올라가도 해태한테 질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 정도로 해태는 무서웠다
94년 역대 LG 최고의 해에도
해태는 강적이었고 조계현은 엘지전 14연승을 기록한다..
95년은 별 기억이 없다 개인적으로 야구가 가장
재미있었던 한해였다. 3위팀 롯데와 승차가 3게임 이상이 되어서
준플레이오프가 무산된 4위 해태와 역시 우승을 간발의 차로 놓친
엘지의 시즌마지막 경기가 생각날 뿐이다...
96년 해태는 또다른 공포로 다가왔다
엘지와 해태는 각각 유지현,이종범이 빠진 상태에서
시즌초반 각각 7,8위에 랭크되었다. 유지현과 이종범이
복귀했고 엘지는 그대로 시즌 7위..해태는 무서운 상승세로
그해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쓰리즈를 우승했다.
경악 그자체였다..
다만...역시 엘지를 대신해 해태와 싸워준 현대라는 팀은
포스트시즌 사상 최초로 정명원을 앞세워 노히트노런을 기록한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었다...해태우승...
누가 봐도 편파적일정도로 현대에 기울어진 심판판정도
해태를 막진 못했다..
지금은 배구아나운서로 자리잡은 유수호 KBS 아나운서는
6차전 해태가 우승을 확정짓는 우익수 플라이를 잡아내자
이렇게 말했다
"1996 한국쓰리즈, 해태 타이거즈가 !또 다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97년 LG와 해태의 한국쓰리즈..
김응용 감독 왈 "감독 생활중 가장 어려운 한국쓰리즈가 될것이다"라는
말 처럼 엘지와 해태 그 어느팀의 우세가 점처지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결과는 4승1패 해태우승
난생 처음 직접본 박종호의 솔로홈런으로 1차전의 패배의 아쉬움은
조금이나마 달래고..
임선동이 역투한 2차전 10:1 시원한 승리
문제는 역시 이종범 이었다..
광주 원정에서 이종범은 연이틀 엘지가 가장 믿는 릴리프
차명석과 이상훈에게 홈런을 뽑아내며 3승1패로 앞서갔고
사실상 쓰리즈는 그걸로 끝이었다.
..............
그 후에 삼성이 돈지랄 하고 해태가 모기업 자금난으로 몰락하면서
최고로 싫은팀은 해태에서 삼성으로 넘어갔고
특히 2003년 포스트시즌엔 기아가 우승하길 바랬다.
김성한 이상윤 장채근 박철우등 막강 해태를 이끌었던 선수들은
지금 기아의 스테프가 되었고 이강철 이종범과 같은 선수들은
아직도 남아있다...
하지만 확실히..
기아 타이거즈 보단 해태 타이거즈가...훨씬더 카리스마 있고
강한모습이었다..
3번타자 1루수 김성한이 호통 한번치면
모두들 쫄았다던 그 해태 타이거즈...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3연전 모두 연장 승부라는
진기록을 세우고...
신국환이란 반짝스타를 만들고..
불세출의 마무리 임창용을 상대로 9회말 동점타를 터뜨린 이병규와
10회말 끝내기 안타의 송구홍...
이상훈으로 부터 만루홈런을 뽑아내 9회초 극적인 역전을 이룬
해태의 박재용...하지만 9회말 극적으로 또다시 경기를 뒤집는
끝내기 안타를 날린 엘지의 김동수
"명승부 제조기"
"프로야구 흥행 보증수표"
LG와 해태전은 항상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곤했고
경기 또한 두팀의 성적이 어떻든 내용만은 최고였다..
첫댓글 97년 한국시리즈....정말 아쉬웠져...그리고 해태에서 유일하게 좋아했던 고 김상진선수의 역투!!!!
제가 왠만해선 우리 선수들 욕 안하거든여...점수 못내면 상대팀 투수 욕하고, 점수 잃으면 상대팀 타자욕하고^^ 근데 김상진선수 선발로 나왔을때는 우리 선수들 욕 엄청 했다는...^^
전 해태에 대한 기억은 엘지가 큰점수차로 이기면 오물투척-_-같은게 제일먼저 생각나는.;;; 어린마음에 생각한게 이겨도 걱정이야-0- 이거였음-,.-;;;
예전이 이좀범 파울볼들어오면 바로 버렸던 기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