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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온 / 명산 photo 스크랩 오지에 숨어있는 웅장한 바위산, 쪼록바위봉-조람봉(`13.8.15)
가을하늘 추천 0 조회 92 13.08.19 06:50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쪼록바위봉(1,087m) - 조람봉(1,005m)

 

산행일 : ‘13. 8. 15()

소재지 : 경상북도 봉화군 석포면과 강원도 태백시의 경계

산행코스 : 오마을(연화광산 사택)능선안부조람봉쪼록바위봉평천재백천계곡현불사 주차장(산행시간 : 3시간30)

함께한 산악회 : 안전산악회

 

특징 : 조람봉과 쪼록바위봉은 산간오지(山間奧地)에 숨어있는 은둔(隱遁)의 산이다. 두 산은 지척에 있지만 그 지명도는 천양지차(天壤之差)이다. 바위산인 쪼록바위봉은 제법 많은 사람들이 찾는 편이지만, 조람봉은 산에 이력이 붙은 산꾼들이 아니라면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을 정도로 아직은 꼭꼭 숨어있는 산이기 때문이다. 쪼록바위봉이라는 이름은 수반(水盤)위에 올려놓은 산수경석(山水景石) 같은 암봉들이 올망졸망하게 쪼로록 연이어져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그 정도로 산의 자태가 수려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산행들머리는 오마을 옛 연화광업소 사택

중앙고속도로 제천 I.C에서 나와 38번 국도를 타고 태백시까지 온다. 태백시에서 31번 국도로 옮겨 봉화방면으로 들어가면 현불사로 들어가는 갈림길에 있는 석포초등학교 대현분교(석포면 대현리)’에 닿기 바로 직전에 옛 연화광업소 사택이 보인다. 오늘 산행의 들머리이다. 참고로 중앙고속도로 영주 I.C에서 내려와 36번 국도와 31번 국도를 이용하여 거꾸로 올라오는 방법도 있다. 실제로 안전산악회는 이 방법을 이용했다.

 

 

 

연화광업소 사택(社宅)은 폐허로 남아있다. 광산(鑛山)이 문을 닫으면서 저곳에 살던 광부(鑛夫)들이 다 떠나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사택의 오른편 담장을 끼고 난 길을 따라 들어가면서 산행이 시작된다. 100m쯤 들어가면 병오천()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나온다. 건너편 산비탈에 민가(民家) 몇 채가 들어서 있는데, 주민들이 이용하는 다리인 모양이다.

 

 

 

 

일단 다리를 건넌 후, 마을 골목길을 통과하여 산자락으로 붙는다. 이때 길 찾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들머리에 보이는 산악회 리본을 놓칠 경우에는 밭둑으로 난 엉뚱한 길에서 한참을 헤매야 하기 때문이다. 산으로 들어서면 산길은 위로 오르지를 않고 산비탈을 따라 옆으로만 이어진다. 분명히 작은 오르내림이 반복되는데도 고도(高度)는 조금도 높아지지 않는 것이다. 가끔 왼편에 병오천으로 길이 나있는 것이 보이지만 병오천 쪽에서 올라오기는 어려울 것 같다. 들머리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화광업 사택에서 시작해서 20분 동안을 거친 산비탈과 싸움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산의 사면(斜面)을 옆으로 째면서 20분 정도를 걸으면 드디어 산길은 산비탈을 치고 오른다. ‘코에서 흙냄새가 난다.’ 산비탈이 하도 경사(傾斜)가 질 경우, 산을 오를 때 자연스레 코가 땅에 닿을 듯이 가까워진다는 것을 빗대서 하는 말이다. 조람봉으로 오르는 산길은 코에서 흙냄새가 난다고 해도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로 산자락이 허리를 곧추세우고 있다. 오늘 산행에서 가장 힘든 구간이다. 경사(傾斜)만 가파르다면 그나마 다행일 것이다. 일 년에 한 두 명이나 다녔음직한 산길은, 길의 흔적이 잘 나타나지도 않을뿐더러 길을 점령하고 있는 나뭇가지들 때문에 한 발짝 내딛는 것조차도 쉽지가 않다.

 

 

 

 

 

가파른 오르막길을 50분 정도 힘들게 치고 오르면 드디어 능선안부에 올라서게 된다. 쪼록바위봉에서 조람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다. 능선안부의 삼거리에서 조람봉은 오른편 능선을 따라 진행해야 한다. 물론 쪼록바위봉은 왼편능선을 따라야 한다. 그러므로 조람봉 정상을 둘러보고 난 후에는 다시 이곳으로 되돌아와야만 한다. 이정표 하나 없는 안부삼거리는 길의 흔적까지 확실하지가 않으므로 길 찾는 게 쉽지 않다. 산행 초보자들의 경우 전문가들의 도움 없이는 조람봉을 오르는 일을 삼가는 게 좋겠다.

 

 

 

안부삼거리에서 조람봉으로 가는 능선은 길이 또렷하지가 않다. 그저 능선의 한 중간을 걷는다는 생각으로 진행해야 한다. 5분쯤 걸었을까 이번에는 암릉이 나타난다. 암릉은 능선의 한 중간에 크고 작은 바위들이 일렬로 줄을 서 있는 형상이다. 바위들을 우회(迂廻)하거나 넘으면서 10분 정도 진행하면 드디어 조람봉 정상이다. 능선의 바위들을 넘다보면 가끔 오른편 숲 사이로 조망(眺望)이 트인다. 건너편에는 봉화의 마이산이라는 달바위봉이 위용(威容)을 자랑하고 있고, 그 아래에는 31번 국도의 건설현장이 하얀색으로 길게 띠를 두르고 있다.

 

 

 

 

 

 

 

 

조람봉에 올라서면 먼저 실망부터 하게 된다. 거친 산길을 어렵게 달려온 보람도 없이 보잘 것이 없는 것이다. 물론 정상표지석도 없다. 누군가가 바위에다 조람봉이라고 적어놓지 않았더라면 정상인지도 모르고 지나쳤을 정도로 평범하기 짝이 없다. 거기다가 주변이 숲으로 둘러싸여 조망(眺望)까지도 트이지 않는다. 차라리 조금 전에 지나왔던 조망이 시원스러운 바위봉우리를 정상으로 삼으면 어떨까 싶다.  

 

 

삼거리로 되돌아와 이번에는 쪼록바위봉으로 향한다. 삼거리에서 조람봉을 올랐다가 다시 삼거리로 돌아오는 데는 30분 정도가 걸리다. 쪼록바위봉으로 향하는 길도 역시 산길의 흔적은 잘 나타나지 않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능선의 경사(傾斜)가 완만(緩慢)하다는 것이다. ‘냉장고 바람이네요.’ 집사람의 말마따나 계절은 속일 수가 없는 모양이다. 입추(立秋)가 지난 탓인지 능선을 따라 불어오는 바람이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다. 시원한 바람 덕분에 힘든 줄도 모르고 산행을 이어간다.

 

 

 

서서히 고도(高度)를 낮추는 능선을 따라 20분 조금 넘게 걸으면 능선이 갑자기 바윗길로 변하면서 가파른 오르막길로 변해버린다. 오늘 산행의 마지막 난코스이다. 이곳도 역시 길의 흔적은 또렷하지가 않다. 아니나 다를까 선두대장까지도 제 길을 벗어나고 있다. 전문가까지도 방심을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길이 거칠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그 오르막길이 그다지 길지는 않다는 것이다. 20분 정도 치고 오르면 이내 주능선 위로 올라서게 되고, 이어서 현불사 방향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게 된다.

 

 

 

 

주능선에 올라서면서 산길은 또렷해진다. 이 코스를 이용하는 등산객들이 제법 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주능선에 올라서면서 비록 잠깐이지만 완만(緩慢)하게 이어지던 능선에 갑자기 나타난 바위벼랑이 앞을 가로막아버린다. 왼편은 서슬이 시퍼런 수십 길 높이의 바위절벽(絶壁), 오른편도 바위벼랑이기는 마찬가지이지만 약간 경사(傾斜)가 누그러진 곳으로 길이 나있다.

 

 

 

바위벼랑을 오르는 길은 생각보다는 위험하지가 않다. 벼랑이 날카롭다 싶은 곳에는 로프가 매달려있고, 또 다른 벼랑들을 오를 때는 길 주변에 보이는 나무뿌리들이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쪼록바위봉은 초록바위봉이라고도 불린다. 바위벼랑을 오르다보면 왜 초록바위봉으로 불리는지를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녹색의 이끼들이 바위벼랑을 온통 뒤덮고 있는 것이다. 이끼로 덮인 바위가 초록으로 빛나기 때문에 초록바위봉이라는 다른 이름이 붙은 것 같다. 바위벼랑을 오르면 시야(視野)가 뻥 뚫린다. 그리고 환상적인 조망(眺望)이 터진다. 건너편에 있는 달바위봉이 손을 내밀면 잡힐 듯이 선명하고, 마터호른을 닮은 진대봉은 발아래에 깔려있다.

 

 

 

 

실컷 전망(展望)을 즐기다가 다시 발걸음을 옮기면 정상은 금방이다. 록바위봉 정상은 발 디딜 곳이 마땅치 않을 정도로 비좁다. 바위로 이루어진 암봉이라 별 수 없었을 것이다. 한 가운데에 뽈록하게 솟아오른 바위 위에 정상표지석이 자리를 잡고 있다. 정상에 서면 조망(眺望)이 시원스럽게 터진다. 북쪽에는 태백의 산들이 첩첩이다. 저 멀리 문암산 연화산, 매봉산 두타산까지 시야(視野)에 들어온다. 그리고 맞은편에는 흙산인 청옥산의 밋밋한 산줄기가 어머니의 품처럼 푸근하다.

 

 

 

 

 

하산은 북쪽 능선을 따라가다 평천재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백천계곡으로 내려서면 된다. 정상 근처에서 길이 둘로 나뉘는데, 평천재로 가려면 오른편으로 진행해야 한다. 왼편은 곧바로 백천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이므로 초보자들은 주의가 요구되는 구간이다. 짧은 거리에서 한꺼번에 고도(高度)를 낮추려면 길이 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평천재로 가는 길도 역시 쉽지만은 않다. 하산 길 초반에는 가파른 바윗길을 내려서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윗길은 오래지 않아 끝이 나고, 이어지는 산길은 경사(傾斜)가 완만(緩慢)하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내려설 수 있다. 정상에서 평천재까지는 700m, 내려서는데 20분이면 충분하다.

 

 

 

 

평천재에서 백천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은 가파른 곳이 없기 때문에 느긋하게 즐기면서 내려서면 된다. 숲 때문에 비록 조망(眺望)은 트이지 않지만 햇빛 한 점 스며들지 못할 정도로 울창하게 우거진 원시(原始)의 숲을 걷는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여유로운 하산 길을 20분 정도 걸으면 하늘 높을 줄을 모르고 위로 치솟은 울창한 낙엽송(落葉松 : 일본이깔나무) 군락이 나오면서 산길은 끝나고, 백천계곡을 따라 난 도로 위로 내려서게 된다(이정표 : 초록바위봉 1.4Km).

 

 

 

 

 

 

산행날머리는 현불사주차장

도로에 내려서면서 산길은 끝이 나지만, 산행은 이곳에서도 1.4Km정도를 더 이어가야 한다. 산악회의 버스가 주차되어 있는 현불사주차장까지 걸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도로의 아래에 보이는 **백천계곡에는 의외로 물의 양이 적다. 백천계곡은 열목어(천연기념물 74)가 서식할 정도로 물 맑으면서도 그 양이 충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말이다. 도로 가에 반듯하게 심어진 고랭지채소를 구경하다, 고개라도 들라치면 우람하게 치솟은 쪼록바위봉의 암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현불사까지는 20분이면 충분하다.

(**) 백천계곡, 태백산에서 발원한 물이 해발 650m 이상의 고원(高原)16km에 걸쳐 흐르면서 만든 골짜기다. 발원지(發源地)인 태백산을 비롯하여 연화봉, 청옥산, 쪼록바위봉 등의 높은 산에 둘러싸여 있어 계곡의 물이 맑고 수온(水溫)이 낮다. 백천계곡은 국내에서는 멸종 위기에 처한 세계적인 희귀종 열목어(천연기념물 74)의 세계 최남단 분포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원래 빙하기 어족인 열목어는 눈에 열()이 있다고 하여 열목어(熱目漁)라 부른다. 냉수어로서 한여름에도 수온이 20가 넘으면 살지 못한다. 따라서 햇빛이 많이 드는 계곡보다는 숲이 울창하여 계곡으로 유입되는 태양열이 많지 않은 곳에서만 살 수 있다. 백천계곡은 울창한 천연림(天然林)으로 에워 쌓인 심산유곡(深山幽谷)이라, 열목어가 서식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현불사(現佛寺) : 대승불교(大乘佛敎)를 지향하는 불승종(佛乘宗)을 창종(創宗)한 설송스님이 1980년에 세운 사찰로서 불승종의 총본산이다. 불승종의 소의경전(기본 가르침으로 삼고 있는 경전)은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법화경)으로서 기도를 통해 깨우침을 얻을 수 있다는 타력신앙(아미타불의 힘을 빌어 깨달음을 얻는 것)’을 강조하는 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경전이다. 설송스님의 법력이 높다고(예언?) 소문이 나서 수많은 정관계(政官界)인사들이 이곳을 찾기도 했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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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3.08.19 07:44

    첫댓글 조곤조곤한 산행기 즐감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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