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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red>울산광역매일</font>≫ <시가 흐르는 아침> 인간 극장
내가전생에뭔죄를지어저인간을만났는지 도회지서곱게자라농사는농자도몰랐어요나이많고애둘딸린홀아비한테시집간다는데`그래,장하다`할부모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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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전생에 뭔 죄를 지어
저 인간을 만났는지
도회지서 곱게 자라 농사는 농자도 몰랐어요
나이 많고 애 둘 딸린 홀아비한테 시집간다는데
`그래, 장하다`할 부모가 어디 있겠어요
그날부터 여지-끗 친정하곤 서로 담쌓고 살지요
어차피 내가 선택한 거지만
서툰 농사일에 힘들 땐
`어떻게 죽으면 잘 죽을까, 언제 죽을까`하다가
`엄마 엄마`찾는 저 둘을 두고 어떻게...
짐승도 그 짓거리는 안 할 텐데 하고 말았지요
고추 농사는 딸 때가 염천 지옥이에요
고추가 밑에 달려 허리가 끊어지듯 아파요
낮엔 너무 더워 새벽에 따면 모기가 회식하지요
저 인간 욕하고
날씨에 대놓고 욕하고
애먼 기상청에까지 대들며 욕하고
하루하루 입술 꽉- 깨물고 버텼지요
그래 놓고 고추 팔아 돈 들어오면 싹- 다 잊어버려요
지옥도 천국도 고추밭에 있어요
<시작노트>
`고초당초 맵다지만 시집살이 비할까`라는 옛말이 있다.
시어머니가 며느리의 간택(?)을 받는다는 요즘 상상도 못 할 말이다.
하지만 우리 이웃 보통 사람 중엔 아직도 고추보다 매운 평범하지 않은 삶이 건재하고 있음에야 어떡하랴?
박시학
본명: 박성학
이메일: psh7647@naver.com
시집 『시시각각』
동시집 『노란하늘』
『동시동시』
‘시산맥시회’ 특별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