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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굶은 채, 노숙자 사이에 끼어있던 기자는 문득 선인(先人)의 말씀을 떠올렸다. ‘매에는 장사 없다.’ 그렇다, 매질 뿐 아니라 배고픔에도 장사 없더라. 허기가 심해지자 추위도 심해졌다. 시각도 흐려졌고 후각도 흐려졌다. 부끄러움도 사라졌다. 배를 채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간절했다.
노숙자들을 향해 뛰어간 그는 반갑게 악수도 하고 포옹도 했다. “지방에 돈 벌러 다녀왔구나? 정말 오랜 만이네.” “아프다던 다리는 괜찮아?” 인사를 받은 노숙자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길게 줄을 섰다. 남자는 김치를 얹은 콩나물 국밥을 차례차례 나눠줬다.
“모자라면 꼭 말하세요.” 남자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국밥은 길바닥에 앉거나 서서 먹었다.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 지, 코로 들어가는 지 알 수 없었다. 빈 그릇을 돌려주고 돌아서는데 허연 수염 가득한 남자가 다가왔다. 문득 산타클로스가 떠올랐다. 그것이 허기를 벗어난 기쁨 때문인지, 그의 외모 때문인지 알 수 없다. 밥사랑열린공동체 박희돈(53) 목사, 그의 이야기다.
◆노숙자가 바꿔놓은 인생
박 목사는 영등포 역 노숙자에게 급식 봉사를 하기로 결심했다. 노숙자들이 손 벌리기 전에 미리 찾아가 한끼 식사를 대접하는 일. 그것이 자신에게 떨어진 숙제라고 생각했다. 이후 그의 인생은 송두리째 바뀌었다.
아내와 아이들은 그를 이해하지 못했다. 당연한 일이다.
가산을 탕진해가며 노숙자들에게 밥을 나르는 가장에게 주어진 것은 이혼서류였다. 박 목사는 지금도 그 날을 기억한다. “가족 3명을 택할 것인가, 노숙자 700여명을 선택할 것인가. 저의 발걸음은 노숙자를 향했습니다. 모두가 미쳤다고 말했죠.”
절망한 그는 자살을 꿈꾸게 됐다. 부모님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보려고 찾아간 시골집. 영문 모르는 어머니는 아들 목사에게 꼬깃한 종이돈 27만원을 쥐어줬다. “세상에 도움되는 일을 하고 살아라.” 박 목사는 어머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목을 놓고 울었다. 다시 서울에 돌아와 영등포 역 노숙자 봉사를 시작했다. 거짓말처럼 미군에서 쌀도 보내주고 봉사자도 늘었다. 새 삶을 찾겠다는 노숙자도 생겼다. 그들 가운데 일부는 지금까지 박 목사를 돕고 있다. 한때 노숙자였던 조상현(37)씨도 그 가운데 하나다. “많은 사람들이 노숙자를 돕겠다며 영등포 역을 찾아왔지만 금새 포기했습니다. 우리 털보 아저씨만 제외하고 말이죠.” 털보 아저씨는 박 목사의 애칭이다.
박 목사는 말했다. “노숙자는 사람에게 상처받은 아웃사이더입니다. 가정에서 버려지고, 친구에게서 멀어지고, 건강마저 잃은 사람들이죠. 저 역시 지난 7년간 노숙자와 똑같은 경험을 했습니다. 덕분에 제 진심을 그 분들이 알아주는 것입니다.”
◆영등포 역의 산타클로스
그의 하루는 온전히 노숙자를 위해 바쳐진다. 오전 7시에 일어나 영등포 역 인근의 작은 사무실에서 식단계획을 짠다. 전날 헤아린 노숙자의 수를 기준으로 저녁 식사량을 정한다. 일반적으로 500명~600명 분량의 식사를 준비하는데 만만한 일이 아니다. 오전에는 식당을 청소하고 야채를 다듬는다. 오후에는 시장에 나가 반찬거리를 마련한다. 오후 8시엔 모든 준비를 마치고 9시부터 영등포 역에서 배식을 한다. 돌아와 설겆이를 하고 나면 어느새 새벽이다. 결국 그는 밥 짓고 나눠주는데 하루를 보내는 셈이다.
단지 그것 뿐인가요? 그는 말을 이었다. “노숙자를 위한 대안학교를 설립하고 싶어요. 물론 먼 미래의 일이겠죠. 노숙자들 가운데 글을 읽고 쓸 줄 모르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세상으로 나가기 위한 재교육을 시켜서 사회의 일원으로 키우고 싶네요. 그러면 제 인생도 성공한 거 아니겠습니까?”
궁금했다. 그의 말대로 가정도 잃고 친구도 잃고 건강도 잃었다. 재산도 모두 날렸다. 그런 그에게 성공이란 어떤 의미란 말인가. “스스로 더 가난해지고. 그러면서도 더 많은 이에게 봉사하는 것이 목회자의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내 주변에 더 많아지는 거죠.”
마지막으로 부탁의 말을 했다. “다른 분 걱정만 마시고 목사님 건강부터 챙기세요.” 그는 대답 대신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 그리곤 “수화를 배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3년 전에 병원에 마지막으로 다녀왔지요. 의사 선생님이 조만간 청력을 아예 잃을 것이라고 하더군요. 마음이 쓸쓸해졌습니다만, 수화를 배우면 노숙자들과 이야기하는 데 큰 불편은 없지 않을까 싶네요. 그 정도면 됐어요.”
그리고 이런 말도 했다. “많은 분들이 봉사하는 덕분에 600원이면 노숙자들에게 한끼 식사를 대접할 수 있습니다. 1만원이면 16명이 식사를 할 수 있지요. 사회가 버린 노숙자 분들을 다시 한번 따뜻하게 안아주세요.” 그와의 인터뷰는 결국 노숙자로 시작해서 노숙자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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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기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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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 18장 [쉬운성경]
예수님께서 그를 보시며 말씀하셨습니다. “부자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 부자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 구멍으로 지나가는 것이 더 쉽다.”
누가복음 1장 [개혁개정 성경]
권세 있는 자를 그 위에서 내리치셨으며 비천한 자를 높이셨고
주리는 자를 좋은 것으로 배불리셨으며 부자는 빈 손으로 보내셨도다
갈라디아서 2:10 [개혁개정 성경]
다만 우리에게 가난한 자들을 기억하도록 부탁하였으니 이것은 나도 본래부터 힘써 행하여 왔노라
누가복음 6:20 [개혁개정 성경]
예수께서 눈을 들어 제자들을 보시고 이르시되 너희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하나님의 나라가 너희 것임이요
에베소서 4:28 [개혁개정 성경]
가난한 자에게 구제할 수 있도록 자기 손으로 수고하여 선한 일을 하라
마태복음 19:21 [개혁개정 성경]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가 온전하고자 할진대 가서 네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겨울이 되어, 날씨가 추워지면... 경제가 어려워지면...
저층부에서 '여자와 어린아이'는 버려지고, 생존경쟁에서 탈락되어, '몸을 팔고, 구걸을 하고, 폭행을 당하며' 먹고 산다. 당신이 예수를 믿던 안믿던 저들을 잊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