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 라덴키스녀
(일리아나는 고리대급업자에게 3만시드를 모두 갚은 후 페르시아 왕국에서 나와 다시 마성으로 들어갔다. 일리아나는 들어오던 도중 사제들<마성의 축복을 위해 제사를 지내는 사람들>을 만나 오늘 할 일을 물어 보았는데 드래곤의 몸을 씻겨주라고 하였다. 그리고 일리아나는 물이 가득 담아져 있는 양동이와 거품을 내는 새제와 드래곤의 몸을 닦아줄 수세미가 달려있는 봉을 들고 드래곤이 자고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어?! 씰이 자고 있네.. 물을 뿌려야 겠다!!
"누구야!!!"
"씰 저예요! 일리아나요! 몸을 닦아주러 왔어요."
"일리아나 구나... 오늘이 몸 닦는 날인가?! 하녀들이 오기 전에는 사제들이 만날 내 몸을 닦았었지. 사제들은 항상 게으름만 피우고 제대로 하지 않았어. 덕분에 내 몸에만 파리가 들끓었지."
"제가 제대로 닦아줄게요! 전 청소 하나는 자신 있거든요!! 저가 페르시아 왕국에 있을 때 덱스터 아저씨라는 제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 있었거든요. 그 분은 제가 청소부로 나가면 진짜 잘되겠다고 하셨어요. 물론 그 때는 청소부가 돈 잘버는 일인 줄 알았죠. 완전히 어릴때죠.."
"마성에 들어온거 후회 안 해?"
"저 이제 하루 째에요. 벌써부터 이렇게 기를 죽여놓으시면 어떻게 해요... 아무리 힘들어도 잘 해낼거에요. 3만시드 받았잖아요. 페르시아 왕국에 있는 친구들.. 돌아가신 덱스터 아저씨의 집하고 무덤.. 다 버리고 왔어요. 제 고향도 버리고 왔는데 잘 해야죠. 잘 할거예요. 마왕한테 칭찬도 듣고 씰이랑도 좋은 친구되고..."
"빨리 몸이나 닦아줘.... 일리아나"
(일리아나는 먼저 씰의 등에 물을 뿌린 후 수세미가 달린 봉으로 거품을 묻혀 구석구석을 닦았다. 그런데 구석구석 닦다보니 일리아나의 손에 거품이 묻었다. 일리아나는 생각을 했다. 그 거품을 씰의 얼굴에다가 불자고.)
"후~"
(씰은 그 거품을 맞았다. 일리아나는 큰소리로 웃었다. 씰도 후~하고 바람을 불었는데 일리아나가 공중으로 날아갔다. 그런데 그 때 어떤 여자가 나타났다. 그리고 마법으로 일리아나를 땅으로 내려 놓았다.)
"죄..죄송합니다.."
"지금 뭐하는 거죠?! 왜 청소를 하면서 장난을 하냐구요!"
"정말 죄송합니다. 그런데 처음 보는 분인데..."
"일리아나 씨죠. 전 라덴키스녀에요. 사제들중의 수장이죠. 그냥 라덴이라고 부르면 됩니다. 청소 똑바로 해주세요. 이 드래곤을 타다 미끄러져 땅으로 곤두박질 치는 것을 보고 싶다는 말입니까? 똑바로 하세요. 똑바로!"
지 말만 하고 나가냐! 라덴키스녀?! 이름 한 번 웃기네. 내가 이 마성에서 잘 살아남으려면 저 사람만 안 마주치면 돼! 그럼 그러면 돼!
"일리아나. 화 안났어?!"
"괜찮아요, 씰! 제가 무슨 어린앤가요?! 제가 씰이 사람이 아니고 드래곤이라서 제 마음 툭까놓고 말 안하는 거 아니예요. 당신은 정말 낯이 익어요. 정말 푸근하고 따뜻하고.. 정말 좋아요. 씰이라는 자체가 정말로 좋아요."
"그 말 들으니까 정말 고맙네. 나 빨리 물로 행궈줘."
(일리아나는 물로 행구고 있었는데 둘은 그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일리아나는 마음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래....... 씰은 사람이 아니고 드래곤이야. 아무리 푸근하고 따뜻해도 드래곤이야....... 절대 사랑하면 안 돼! 절대로..... 씰이 사람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산책도 하고 키스도 하고 사랑도 하고...
(일리아나는 모든 일을 마치고 씰에게 인사한 뒤 나갔다. 그리고 씰은 혼잣말을 했다.)
"일리아나... 날 절대로 사랑하면 안 돼. 넌 사람이고, 난 드래곤이야..."
너무 힘들다.. 드래곤 몸을 닦아주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이제 마왕 밥만 하면 된다.. 스테이크, 셀러드, 닭다리, 빵, 과일....
저걸 다 어떻게 먹어?! 마왕이 대식가인가 보네.. 저번에 보기로는 되게 마른 것 같던데.. 아침 점심을 안 먹어서 그런가?!
(어느덧 식탁에 음식이 모두 넣어지자 일리아나는 그것을 수레에 넣어 끌고갔다. 그리고 마왕의 방문을 열어 그 안으로 들어갔다.)
"마왕님! 저녁 대령했습니다."
"스테이크.. 셀러드.. 닭다리.. 빵.. 과일.. 그런데 푸딩이 빠졌구만. 다시 가져와."
"푸딩 당장 가져오겠습니다!!"
"됐어! 벌써 부정탄거야. 당장 새로 가져와."
"마왕님. 푸딩만 가져오겠습니다.."
"내 말을 귀로 듣는건가 코로 듣는건가?! 다시 모두 담아서 가져오래도!!"
"예.."
나쁜 자식! 어떻게 다시 가져오라는 거야?! 그냥 이거 버려야하나?! 마왕의 음식은 하녀가 먹어서는 안된다고 들었는데.. 너무 아깝다.. 하여튼 음식 귀한줄을 몰라! 마왕 이 나쁜 사람!!
(일리아나는 다시 음식을 마왕의 방으로 가져갔다. 마왕은 자리에 앉어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
"마왕님. 다시 가져왔습니다. 푸딩도 넣었고 모든 음식들을 새로 바꾸었습니다."
"가져와봐. 맛을 보면 되지."
(마왕은 스테이크를 입에 넣었다. 그런데 마왕은 스테이크를 뱉더니 다른 것도 먹어 보았다.
다른 것도 모두 뱉었다.)
"다시 가져와. 왜 맛이 이런거지?! 일리아나 자네는 나이가 20대면 조건이 끝나는 줄 아는건가? 요리, 청소를 잘 해야 될 것 아니야!!!"
(마왕이 상을 뒤집어 엎었다. 일리아나는 뒤로 물러나며 울고 있었다..)
상을 뒤집어 엎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정말 나쁘다... 사람 성의는 생각도 안 하고... 마왕이 이런 사람이었으면 난 그냥 몸이라도 파는게 더 좋았을거야... 정말 후회된다... 이 악랄한 마성 속에서 내가 하녀를 어떻게 지내야 되는거지?!
"정말 너무하시네요..."
"뭐?! 너무...해?! 지금 그 말이 하녀가 마왕한테 한다는 것이 어울리기나 해?"
"안 어울리죠! 절대로 안 어울리죠! 이게 맛이 없어서가 그냥 저 골탕먹이려고... 그러시는 거 잖아요... 그래요. 이런거 다 필요없어요. 맛이 없으면 던져 버리면 되는 거잖아요!!!"
(일리아나는 엎어진 식탁 밑에 있는 음식들을 마구 던졌다. 그리고 그녀는 계속 눈시울을 붉혔다. 계속 던지다가 그녀는 깨진 접시를 잘못 만져 손에 피가 났다.)
"다 필요 없어! 다! 다! 다!"
아! 너무 아프다... 손도 아프고... 마음도 아프다... 나 그냥 마성에서 나갈래... 하루 째인데도 너무... 힘들어... 버틸 수가 없어... 왜 사람들이 그냥 나갔는지 알것같아... 정말 싫어!!
(일리아나는 밖으로 나갔다. 마왕은 자신의 목에 두르고 있는 나비넥타이를 풀어 일리아나의 피가 난 손을 붕대로 사용하려 했는데 일리아나는 그냥 나가버렸다. 마왕은 나비넥타이를 던저버리며 그냥 자리에 앉았다...)
이렇게 복도에서 꾸부리고 앉아있는 내 신세 너무 처량하다... 그냥 나가자. 그런데 3만시드는 어쩌지... 난 그런 돈 없는데...
어! 노크소리가 들리네... 마왕인가?! 나한테 사과하려고 온건가?? 그렇지! 라덴키스녀구나.. 나 또 꾸짖으려고 왔네..
(라덴키스녀가 들어왔다. 그녀의 손에는 지팡이가 들려 있었고 일리아나는 꾸부리고 앉아있는 것을 구만두고 일어섰다.)
"도대체 뭐하는 짓이지요! 마왕 앞에서 버릇없는 행동을 하시다니요! 정말 개념이 없어도 당당히 없으시군요!"
(라덴키스녀는 소리친 후 자신의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 그것을 일리아나에게 던졌다. 일리아나는 떨어진 열쇠를 줍더니 라덴키스녀에게 물어보았다.)
"이것이 무엇...인가요...?"
"페르시아 왕국으로 가면 그린고트 은행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이 열쇠로 5천 시드를 얻을 수 있을 것 입니다. 퇴직금이라고 생각하고 당장 나가세요. 3만시드는 안 주셔도 됩니다. 당장 나가세요. 어서요! 우리 마성을 풍기문란하게 만들어 놓지 말고요!!!"
"하지만 저..."
"변명 필요 없으니 당장 나가세요!!! 5천시드를 받고 나가시던지 3만시드를 내고 나가시던지 둘 중에 하나 선택하세요. 내일이면 그냥 나갔을 거라고 전 믿겠습니다. 알겠죠!"
"라덴! 제발 제 말 좀 들어보세요. 나가는 거 안 나는 거 제 결정이고 제 선택이에요! 당신이 일리아나 아니잖아요! 제가 일리아나잖아요! 제가 선택할거예요. 내일까지 제가 나가든 다시 하녀를 하든 제가 결정할 겁니다."
"마음대로 하세요. 허리 다쳐도 전 아무 상관 안 하겠습니다."
(라덴키스녀는 밖으로 나갔다. 일리아나는 열쇠를 주먹으로 꽉 진 뒤. 라덴키스녀가 나간 문을 응시하며 굵은 눈물을 흘렸다.)
어머.. 벌써 아침 7시가 되었네... 이제 마왕도 깨어났겠다... 나가야 하는 건가... 그냥 있을까?!....... 씰한테는 내가 잘 할거라고 다짐하면서 말했는데... 그냥 나가야 하는건가.... 그냥 나가면 5천시드가지고 내가 하고싶은 디자인 공부 계속하면서 편하게 살 수 있을텐데.....
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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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의 제목은 청소부였는데 라덴키스녀로 바꾸었습니다. 사실 3회에 라덴키스녀를 등장 할 예정이었는데 쓸 내용이 없어서그냥 2회에 넣었습니다. 03의 제목은 '공주납치사건'입니다. 많은 기대바랍니다!!
댓글 올려주신 '라하누님' , '사랑방아버지'님 너무 감사드려요!! 참 제 소설의 배경 만들어주실 분 좀 찾아요!!!
첫댓글 키스녀 -_-
라하누님 어때서요? 라덴키스녀란 이름은 네이버 지식인들에게 자문을 구해서 받아온것이라구요!!(무시하지마세염!!) ㅋㅋㅋㅋㅋㅋㅋ < 댓글 너무 성의없어요 ㅜ.ㅜ~ (물론 나도 누님 소설에 성의없게 달았지만 ㅋㅋㅋ)
으아-_-늦어서 죄송.ㅋ...올만에 재미있게 읽고 간다는..ㅋ
ㄳ합니다. 사랑방아버지님! 재미있게 읽고가셨다니 다행이네요 ㅋㅋ
후아후아..이름외우기가너무힘들어요 ㅠㅠ~! 담편기대만빵유후
백숭이님 너무너무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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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샤누님! 완전감사해염!
삭제된 댓글 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