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술 한잔을 권하다
- 박상천
낮술에는 밤술에 없는 그 무엇이 있는 것 같다. 넘어서는 안
될 선이라거나, 뭐 그런 것. 그 금기를 깨뜨리고 낮술 몇 잔 마
시고 나면 눈이 환하게 밝아지면서 햇살이 황홀해진다. 넘어서
는 안 될 선을 넘은 아담과 이브의 눈이 밝아졌듯 낮술 몇 잔에
세상이 환해진다.
우리의 삶은 항상 금지선 앞에서 멈칫거리고 때로는 그 선을
넘지 못했음을 후회하는 것.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라. 그 선
이 오늘 나의 후회와 바꿀 만큼 대단한 것이었는지.
낮술에는 바로 그 선을 넘는 짜릿함이 있어 첫 잔을 입에 대는
순간, 입술에서부터 '싸아' 하니 온몸으로 흩어져간다. 안전선이
라는 허명에 속아 의미없는 금지선 앞에 서서 망설이고 주춤거
리는 그대에게 오늘 낮술 한 잔을 권하노니, 그대여 두려워마라.
낮술 한 잔에 세상은 환해지고 우리의 허물어진 기억들, 그 머언 먼
옛날의 황홀한 사랑까지 다시 찾아오나니.
─시집『낮술 한잔을 권하다』(책만드는 집,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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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경주땅을 한번도 밟아보지 않았다는 둘째사위네 식구들과 같이 2박3일동안
짧게 경주에 다녀왔습니다
첫날 안압지와 대릉원을 둘러본 뒤에 이튿날에는 석굴암과 불국사를 보고
물놀이장에서 종일 놀다가 오늘 오전에 수련원을 떠나 두 시간만에 영주에 돌아왔네요
꼬맹이들 때문에 부부가 가보고 싶은 곳을 다 보지도 못했지만...
아기들이 자라 다시 경주를 방문할 기회가 올 때까지 그냥 다녀왔다는 기억만 남겠지요
마치 낮술 한잔 마시고 잠깐 졸았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