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이런 모임 장소에 몇십분씩 빨리나가는 버릇(?)이 있어서
1시 10분까지 모이기로 한 신용산역 3번 출구에 12시 40분에 도착해 버렸습니다.
모임시간이 되고 참관 하실분들이 도착하였습니다.(10명중 혼자 남자였습니다 -_-;)
인솔자 이신 haibara님께서 5분 정도 지각을 하시긴 했지만 말이지요(흠흠...)
10분 정도 걸어서 도착한 한 골목에 애니원TV라고 써붙여진 건물이 있었습니다. 이 건물이 대원에서 예전에 다른 용도로 쓰다가 애니원TV에서 쓰게된 것이라더군요. 몇년전에 서울무비로 견학을 갔을때 상당히 깔끔했던 건물과는 약간 대조적 이였습니다. (하기사 서울무비 건물은 사장님 누님 회사인 코코 엔터프라이즈의 건물이라고 하니... 몇년전 이야기니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지 잘...;)
더빙 시작 전 애니원TV의 김정규PD님과 간단한 미팅을 가졌습니다.
각각 자리에 애니원TV 종이가방과 그 안에 '피카츄 쿠션'이 있었습니다. 저희에게 주시는 선물이였습니다. (선물까지 받아서 대략 좋았습니다. 후후...)
'이누야샤 1기는 투니버스와 판권을 같이 산 것이고, 2기부터는 독자적으로 사서 하려다 일본쪽의 요구로 인하여 투니버스에도 공급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강철의 연금술사의 경우 판권 계약이 완료되었고 자막을 할것인지 고민중 이라고 하시더군요. 에드워드 역의 박로미와 알퐁스의 쿠기미야 리에를 대체할 사람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하시더랍니다.(개인적으로 대화를 나누었을때는 알퐁스도 거론되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강철의 경우 피디님 개인적으로도 작품을 최대한 살리고 싶은 마음이 있으신것 같았습니다.
뭐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는 만큼 우리가 배역을 찾아드리거나 그런 식의 해결책을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한된 제작여건이다 보니 십이국기 같은 경우는 더빙이 아닌 자막을 했어야 했다고 한탄을 하시더군요. 사실 십이국기의 경우 등장인물이 꽤 많은데 그걸 10여명가지고 하려니... 제대로된 퀄리티의 더빙이 나오겠습니까만... 이런 경우를 가지고 A급 성우를 가져다 B,C급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고 하는거죠...
뭐 대충 이정도로 마치고 본격적으로 더빙 참관에 들어갔습니다.
오늘 더빙 분은 25,26,27화 였는데요. 아시다시피 건담SEED가 총집편 이라 해서 우려먹기가 많은화 아니겠습니까 -_-; (총집편도 총집편 이지만 전체적으로 회상부분도 많은) 26화는 15분 정도만에 끝났습니다. 키라역의 엄상현 님의 해설만 있어서 말이지요 -_-;;
곧바로 27화 더빙에 들어갔는데 카가리(정소영)가 안오셨답니다-_-
'카가리 어디갔어? 안왔나?'
그래서 그 부분은(대사 한줄 이였습니다)뒤에 하고 다른부분 먼저 진행하였습니다. 27화 또한 그다지 많은 분량이 아니었습니다. 이것은 한 30분 정도 소요된것 같더군요.
중간에 나오는 NG를 김일님의 경우 멋지게(?) 마무리 하시고 웃음 바다가 되었습니다. 뭐 이리하여 무사히 더빙을 마치고 성우분들과 이야기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애니원에선 그동안 카페 등에서 이렇게 참관하러 오는것을 제한하였었고, 참관하러 온다해도 뒤에 와서 보고 슥 사라지는 형태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이런쪽을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내자는 취지에서 김정규PD님이 신경을 많이 써주셨습니다.
스튜디오 안으로 의자도 가져와 둘러앉은 형태로 편안하게 앉기는 했습니다만... 너무 추웠습니다 -_-; (에어콘 희망온도가 무려 20도 PD님은 가을용 잠바까지 준비해서 입으시더군요-_-)
다들 꿀을 드셨는지 말씀들이 없으셨습니다 -_-; 보다못한 손원일 님께서 진행을 하시기는 했습니다만... (살벌했습니다-_-)
하필 첫타가 저군요 -_-; 뭐 제가 특별히 할말은 없었습니다. 더빙의 과정이라던가 이런것을 직접 보고 어떻게 만들어 지는구나 라는것에 관심이 많았으니 말이죠. '열심히 하시는 모습울 보고 좋았다' 라고만 하였습니다.
그러나 저러나 저의 전공(작업치료학)은 어딜가나
'그게 뭐지?'라는 반응을 이끌어 내는군요 -_-;
(혹은 '작업으로 치료를해?' 라던가 -_- 모 연애인 때문에...)
간략히 말씀드리자면...
'선천적 또는 후천적으로 신체적, 정신적 기능이 저하된 사람에게 치료적 활동을 통해 독립이 가능하게 하고 능동적 사회생활 참여를 가능케 하여 행복한 삶을 되찾을 수 있도록 치료, 교육하는 보건의료의 한 전문 분야'
입니다.
간략이 아니군요 -_-;;
다시 말해 '치료사(Therapist)'라는 직업은 그 치료사가 어떠한 도구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나뉠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물리치료사는 물리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음악치료사는 음악을 치료도구로 사용합니다. 미술치료사는 미술을 사용하고 말이죠. 저희 작업치료사(Occupational Therapist)들은 '작업(Occupation)'을 치료도구로 사용합니다. 여기서 작업이란 것은 치료가 될 수 있는 모든것을 말하는 것이죠. 손가락 하나 굽혔다 펴는 간단한 움직임도 치료방법중 하나가 됩니다. 작업치료사는 독단적으로 환자를 다룬다기 보다 다른 치료사와 의사와 함께 일하며 그 사이에서 조율하는 역할입니다.
하도 많이들 모르고 물어보시니 자연스레 설명방법이 정립이 되더군요 -_-
본론으로 돌아와서...
약간 엄한 분위기로 지속되다 손원일님과 김일님의 경우 스케쥴때문에 먼저 가셨습니다. 두분이 가고 나니 엄한 분위기가 사라지기는 했습니다만... 아직 아니더군요 -_- 흐흠...
여기서 제가 엄한 질문을 하나 던졌습니다.
'더빙 성우의 입장에서 지금의 자막 방송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느냐' 라고 말이죠.
두분이 답변해 주셨는데... 제가 성함을 기억 못했습니다 -_-;; (이런) 들은 답변으로 기억나는건 '우리가 조금더 노력하고 그런다면 자막 방송을 원하는 목소리가 줄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한다' 라는 부분이 기억이 남는군요.
더빙반대를 외치는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하는 말로는 '더빙하면 원작이 훼손된다' 내지는 '더빙을 해도 잘 못한다'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작이 훼손된다... 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할말이 많으므로 여기서는 건너가겠습니다. '더빙을 해도 잘 못한다' 라는 부분에서는... 카우보이 비밥이라던지 달빛천사를 가지고 딴지를 걸면 거는놈이 바보입니다. 그야말로 최상의 더빙 퀄리티를 자랑하고 있으니깐 말이죠.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애니원에서 더빙 방영한 몇몇 작품들을 가지고 딴지를 걸면... 딱히 해줄말이 없습니다. 제 생각에는 애니원의 더빙 퀄리티가 평균적으로 볼때 떨어지거든요.
어쨌든 다른분들은 싸인받고 사진찍고 하는 사이에 저는 김정규PD님과 이야기를 더 나누었습니다.
'만화인'에 대해서는 그다지 논쟁하고 싶지 않으시다고 하였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제가 질문을 잘못드린것이 아닌가 합니다. 만화인에 들리는 일부 '더빙성우 다죽어라'라는 악덕부류의 인간들의 의견에 공감한다고 생각하셨을지도 -_-;(이런 부류의 인간들은 지기님에 의해서 철저히 죽어나가긴 합니다만...)
이번에 참관을 하고 특히 김정규PD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애니원 더빙에 관한 문제중 가장 큰것은 제작여건이 너무 안따라 주는것이 아닌가 하고 다시 생각해 봅니다.
PD님께서 말씀하시길 제작여건을 모르면서 그렇게 나온다면 정말로 할말이 없다고 하셨는데... 그때 말씀은 못드렸지만 자신이 정말로 이러저러한 사정이 있는데 그것을 말을 안한다면 아무도 모르는 것입니다.
따라서 현재의 제작여건이 어떻고, 무엇이 어려운 상황이다 라고 논쟁이 아닌 설명을 해주신다면 이해를 할 것이고, 더불어 같이 해결책을 궁리해 볼 수도 있을것 입니다.
이번에 건담SEED 오프닝 엔딩의 경우 원곡으로 나오는데...(더빙판 방영시에도) 이 부분에 대해서 '창작이 아닌 번안이라도 했으면 좋지 않았겠느냐'의 질문을 드렸더니 아시다시피 헐리우드 매너쪽에 음악을 맡기고 작업하는데 남성 보컬의 경우 사람이 없고, 시도도 해보았는데 안되더라. 원곡도 다 의미를 가지고 만들었을텐데 너무 망치더라. 라고 답해주시더군요.
이런 부분은 좀 아쉽습니다. 시도했는데 안되더라... 라고 하면 그 누가 뭐라 하겠습니까만은... '더빙성우 다죽어라' 라고 하는 몰상식한 부류 빼놓고는 제대로 설명을 해준다면 못알아 들을 사람은 없거든요.
여기서 하나 고백하는데 제가 이 답변을 듣기 전까지는 시도도 안해보고 곧바로 원곡 오프닝 엔딩을 쓰는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답변을 듣고나니 고개가 절로 끄덕여 지더군요. 설명의 힘이란 바로 그런것 입니다.
비록 피곤하시더라도 이러한 짤막한 설명쯤은 해주시는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대원이라는 회사에 속한 PD의 입장이 아닌 그 누리집에 들리는 방문객 한 개인의 입장에서 말이죠.
음... 그리고 라크스 노래의 경우... 한국어 더빙에 한국어로 된 BGM이 깔리는것이 정석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애초 계약당시 요구사항이 그대로 내보내라는 것이였다니... 달리 할말이 없군요.
몇 해 전에 포켓몬스터를 수입할때 소학관 쪽에서 150종이 넘는 포켓몬의 이름, 마을 이름을 한국명으로 바꾸되 자신들의 요구와 맞아 떨어지게 해라.. 라고 한 부분과 상당히 대조되는 요구군요.
이 부분에 대해서 좀더 자세히 알려드리자면 일본어로 '하얗다'는 뜻의 마을 이름을 미국 수입사는 '화이트 타운' 이라고 했다가 퇴짜를 맞았는데 그 이유는 '하얗다' 라는 의미는 백지의 하얀상태가 아닌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투명에 가깝다는 해석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마을 이름은 최종적으로 미국의 경우 '팔레트 타운'이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수정 마을'이 되었다는군요.
단지 지명하나 조차 의미를 두고 철저히 로컬라이즈(지역화) 하는 소학관과는 정말로 대조되는 부분입니다. (반다이라 그런가 -_-?)
뭐 포켓몬스터와 건담SEED가 주 연령층이 다르고 성격도 다른 작품이지만 만약 소학관 이였다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누야샤 노래의 경우 한국에서 전혀 손을 못댄다더군요.
일본쪽에서 SM엔터테인먼트에 맡기고 그걸 준다니 말이죠...
(그러고 보니 이누야샤가 소학관 이였던가?)
어쨌든 정말로 피가되고 살이되는 참관이였습니다.
오늘 PD님과 대화에서 많은것을 알게되었고, 특히 애니원이 이제부터 무언가를 시도하려 한다... 라는 부분을 느낄수 있군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지켜보겠습니다.
더불어 곤란한 질문을 많이 던졌는데 일일히 답변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ps. 디카가 없어서 폰카로 뭔가 찍기는 했습니다만 화질이...OTL (나름대로 100만 화소인데 -- 이럴때는 없는게 한스럽습니다 -_-;)
ps2. 싸인은 거기계신분 다 받았습니다. 흐흐흐... 근데 -_-; 직접 받은게 아니고 종이와 펜을 돌려서 받은거라 -_-... 무성의 하게 받은 싸인... 근데 한가지 아스트랄 한것은... 싸인중에 다시 봐서 반가워요... 라고 되있는데 난감한... (참고로 이제까지 그 어느 성우 행사라던가에 참여한 적이 없음 -_-)
저도 강철의 연금술사가 더빙으로 방영되기를 강력히 희망합니다! 꼭 박로미씨와 비슷한 목소리여야 한다고도, 여자 성우를 써야 한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부터 더 찾아봤음 좋겠어요. 유일한 남자분이셨군요. 차분하고 분석적인 후기 글 잘 봤습니다. PD님과의 이야기 부분을 자세히 써주셔서 좋았어요. 감사합니
첫댓글 아마...대답해 주신분..송준석 님이랑, 손선근님 이셨던것 같아요^^;
전 사인....세분꺼 밖에는...ㅠㅠ
강철의 연금술사.. 자막과 함께 더빙도 같이 병행되었으면 정말 좋겠는데 말이죠 ㅠ.ㅜ 꼭 박로미씨와 목소리가 비슷해야만 좋은게 아니잖아요.원판의 성우 목소리와 영 딴판이어도 얼마든지 멋진 더빙작품들 많지 않나요? 바람의 검심의 켄신이나 비밥의 스파이크 같은...
분명 국내 성우분들 중에서도 에드형제를 잘 표현해 내실 분들이 있으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원판의 박로미씨도 잘하셨지만 또 원판의 에드목소리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다구요. 원판의 목소리가 절대적인 기준이라고는 절~대 생각치 않습니다.
저도 강철의 연금술사가 더빙으로 방영되기를 강력히 희망합니다! 꼭 박로미씨와 비슷한 목소리여야 한다고도, 여자 성우를 써야 한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부터 더 찾아봤음 좋겠어요. 유일한 남자분이셨군요. 차분하고 분석적인 후기 글 잘 봤습니다. PD님과의 이야기 부분을 자세히 써주셔서 좋았어요. 감사합니
아~ 그리고 이누야샤는 음악을 에이벡스(avex)에서 맡고 있기 때문에 모두 SM에 주는 걸꺼라고 생각되네요.
솔직히 건담씨드 오프닝 엔딩 한국 해석판 가사 보면 음에 맞춰 불러도 별탈 없을 정도로 잘 되있는것 같았습니다. 뭐 노력을 아주 안한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정도 맞아 떨어졌군요 ^^;
강철..자막은 둘째치고 더빙은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I hope님과 모에님의 의견에 절대적으로 공감..일본판과 비슷한 목소리로 가는 것이 작품을 제대로 살리는 데 있어서의 본질은 아니라고 봅니다.
원작의 목소리에 얽매이기 보다는 작품과 캐릭터 그 자체에 집중하여 그 매력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것이 진짜 좋은 더빙이 아닐까요? 원판과 다른 노선으로 가서 성공한 사례로는..멀리서 찾을 필요 없이 김정규 PD님 본인이 연출하신 '바람의 검심'이 있잖아요?
원판과는 다르게 가서 더 좋은 평을 얻은 전적이 있는 분께서 원판의 목소리를 '대체'할 사람을 못 찾겠다고 말하시다니..(직접 하신 말인지는 모르겠다만 대체라는 표현도 좀 그렇네요..;;)아무쪼록 좋은 쪽으로 결론이 났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