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 커즈와일의 <진화의 가속도> ‘AI의 마음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진화하는가?’
얼마 전에 바둑기사 신진서가 AI 카타고와 세기의 바둑대결을 벌려서 2승 1패로 승리하였다. 카타고(KataGo)는 최고 수준의 인간 플레이어를 물리칠 수 있는 자유-오픈 소스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인데,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여긴 부조리한 싸움에서 인간이 승리한 것이다.
인간이 만든 AI 카타고에 인간이 승리하지 못하는 것, 그것은 불행인가? 행운인가? 무한한 유용성과 폐단이 동시에 대두되고 있는 AI를 나는 아직 접하고 있지 않은데, 송하진 형이나 아들은 조금 활용하면 훨씬 편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내 마음 속에서 긴가민가하는 그 AI 에 대한 인문학에 관한 책이 촐차레(대표 유민우) 라는 출판사에서 레이 커즈와일의 <진화의 가속도>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다.
”AI의 마음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진화하는가?“ 라는 부제를 가지고 출간된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세상에 살아오면서 내가 별로 느끼지 않았던 인간의 뇌에 대해 많은 상념에 잠겼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의 주인공 조르바는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덜멩이 하나하나에도 영혼이 것들어 있다고 여기기 때문에 매 순간 그것들을 보라보며 경외감을 느꼈는데, 그렇다면 세상의 모든 사물들 하나하나에 영혼이 있고, 마음이 있을 것이 아닌가?
”AI가 마음을 갖는다면 인간의 마음은 무엇인가?“ 이 물음을 읽으며 중국 당나라 때의 선승 조주를 떠올렸다.
”조주는 조주라는 성城의 이름이다. 이 성에 관음원觀音院이라는 암자가 있었다. 그 절에서 40여 년 간 주지로 있었던 스님이 종심從心이라는 사람이었다.
그 성에는 동서남북에 문이 있어 사방으로 뚫려 있었고, 그 스님은 그 당시의 모든 종교와 사상에 두루 통달했던 사람이다. 조주는 778년에 태어나서 898년에 입적했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무려 120여 년간을 살았다고 추정하고 있다.
조주가 남긴 유명한 말 중에 ‘개(犬)에게도 불성佛性이 있다‘는 말이다. 어디 개뿐이랴, 삼라만상의 모든 것들이 다 불성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그가 남긴 또 다른 이야기를 들어보자.
“인생이란 손 위의 구슬 같은 것이다. 야만인이 오면 야만인을 비춰주고, 문화인이 오면 문화인을 비춰준다. 나는 풀 한 포기로 금부처도 만들고 금부처로 풀 한포기도 만든다. 나는 부처도 될 수 있고, 번뇌도 될 수 있다.”
그 말을 들은 어떤 사람이 조주에게 물었다.
“부처님이 누구 때문에 번뇌에 휩싸입니까?”
“모든 사람을 위해서 고생을 하는 것이다.”
인간이 만든 AI 때문에 인간이 편리하기도 하지만 두려워 하는 대상이 되었는데, 그렇다면 AI에게도 인간의 마음과 같은 마음이 있고 불성이 있을까?
”결국 세상의 어떤 것도 신성하지 않다. 우리 마음의 고결함을 빼고는“ 에머슨
”나는 언어로 생각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 먼저 추상적인 형태로 사유하고난 후에 그것을 언어라는 그릇에 담아 내놓을 뿐이다.“ 아인슈타인
”인간의 뇌는 한 손 위에 올려놓을 수 있는 1,3킬로그램의 유기물 덩어리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작은 존재는 수천억광년의 시공간을 가로질로 온 우주를 인지하고 품을 수 있다.“ 마리안 다이아몬드
”나는 창조성이라는 마약없이는 살지 못한다.“ 세실 드밀
이러한 인문학적 지식이 풍부하게 실려 있는 <진화의 가속도>의 저자 레이 커즈와일은 천재라고 알려진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다음과 같이 풀어서 말하고 있다.
”일반적인 학습 차이든, 두드러진 천재성이든, 개인의 능력 차이를 만드는 요인은 이외에도 다양하다. 자신감, 조직력, 타인에 대한 영향력 같은 고차원적인 신피질의 능력 역시 상당한 기여를 한다.... 다윈이나 아인슈타인처럼 기존 정설에 맞서는 생각을 제안하고, 이를 관철하는 용기 또한 매우 중요한 요소다. 우리가 천잴하고 부르는 사람들은 예외없이 동시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거나, 수승하지 못하는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사고실험을 꿋꿋하게 밀고 나갔다.“ 레이 커즈와일의 <진화의 가속도>
싫든 좋든 오늘의 이 시대는 AI의 시대에 접어들었고, 인간들은 인간이 만든 AI에게도 마음이 있다는 전제 하에 AI를 이해하고 따라야 하며, 공존해야 하는 것이다.
”나는 부처도 될 수 있고, 번뇌도 될 수 있다.“ 조주의 말과 같이 AI가 ”나는 인간의 마음과 같은 마음도 가질 수 있고, 인간도 마음대로 부릴 수 있다”고 선언하고 인간이 AI에게 종속되는 시대가 도래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믿는다. 인간의 마음은 이 지상에 실재하는 그 어떤 것보다 우수하다는 사실을,
“프랑스 시골의 빵 한덩어리를 닮은 우리의 뇌는 수많은 신경세포가 끊임없이 신호를 주고 받는 거대한 화학 실험이다. 뇌를 상상해보라. 존재의 빛나는 언덕, 회색빛 세포들의 의회. 꿈을 찍어내는 공장, 두개골이라는 감옥 안에 자리 잡은 작은 독재자. 모든 행동을 촉발하는 뉴런의 뭉치, 작지만 어디에나 존재하는 실체, 변덕스러운 기쁨의 궁전, 그리고 운동가방에 가득 쑤셔놓은 옷가지처럼 해골 속에 구겨넣어진 자아의 주름진 의복이다.”다이엔 아커먼의 말과 같이 인간의 뇌가 사라지지 않는 한 인간의 마음은 더 나은 세계를 지향할 것이라고,
그런 의미에서 <진화의 가속도>라는 책은 오늘의 이 시대에 커다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는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보고 AI 시대를 대비해볼 것을 권한다.
2026년 8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