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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성시대 jeangenie
영화도 그렇지만, 음악도 시대를 반영하잖아^^ 옛날 노래들을 연도별로 추리다가 알게 됐는데
90년대 음악에서 찾아지는 세기말적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육신은 이제 없는 사람의 "남아있는 목소리"하고 부르는 노래인 것 같아.
언제부턴가 옛날 가수가 녹음한 음악에 후배 가수들이 새로 목소리를 입힌다든가
옛날에 녹화된 영상을 틀어놓고 후배 가수들이 라이브 무대를 꾸미는 일이 흔해졌는데,
그런 식의 트리뷰트가 맨 처음 실현된 건 바로 90년대였어.
1991년, 나탈리 콜Natalie Cole이 아버지 냇 킹 콜Nat King Cole이 무려 40년 전에 처음 발표했던 노래
"Unforgettable"을 그렇게 재녹음했지. 아버지에 대한 그녀의 그리움이 테크놀로지와 맞물린 거야.
그리고 1995년. 비틀즈의 남은 세 멤버들은 요코 오노에게서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존 레논의
데모 테이프를 받게 돼. 레논이 세상을 떠나기 3년 전인 1977년에 혼자서 테이프에 녹음한 곡들은
콘셉트만 잡혀있고 소절 정도만 불려진 미완성곡이었어. 멤버들은 그 중 한 곡을 갖고
마치 그들이 4인조 밴드인 것처럼, 레논이 리드보컬인 것처럼 작업해보기로 한다.
폴 맥카트니는 요코 오노에게 그런 언질을 주면서 녹음 과정에 너무 많은 조건을 달지는 말아달라고
요청해. 그의 고백대로 "죽은 사람 목소리를 리드보컬로" 삼고 녹음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런 일이었으니까.
그래서 탄생한 곡이 바로 "Free As A Bird".
아래는 뮤직비디오 촬영 영상이야.
음악으로만, 그것도 겉핥기로 짚어본 90년대에는
데이빗 린치 감독의 영화 <트윈 픽스Twin Peaks>(1992) 같은 분위기가 잔존해있었던 것 같아(내 생각^^;)
브릿팝이나 그런지의 환멸, 자조와 함께 떠돌던 세기말의 유령 같은 게 있었던 것 같은 느낌.
(아, 맞다! 클래식과 팝의 경계가 허물어진 "크로스오버cross-over"도 90년대의 산물이었던 듯^^)

↑ (위 왼쪽부터) <트윈 픽스> OST에 참여했던 줄리 크루즈Julee Cruise,
90년대 후반(?)에 특징적으로 나타났던 것 같은, 천사+유령 같은 목소리의 여자 보컬은 둔
밴드 중 하나 스니커 핌스Sneaker Pimps,
(아래 왼쪽부터) 아프리카에서 촬영한 "독수리와 소녀"라는 비극적 사진으로 1994년 퓰리처상을 수상했지만
사진가의 윤리 논란에 휘말려 그 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젊은 사진작가 케빈 카터에 대한 노래인
매닉스트리트프리처스의 "Kevin Carter"(1996),
(94년에는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도 유명을 달리했고, 매닉스트리트프리처스의 멤버였던
리치 에드워즈가 95년 초 실종되기도 했지)
에이펙스 트윈Aphex Twin의 음악은 인간이 연주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사운드를 들려줬고^^

↑ (위 왼쪽부터) 1999년에 모과이Mogwai가 발표한 곡 "Punk Rock"은
이기 팝이 소싯적(1977년)에 했던 인터뷰에 음악을 입힌 곡이야. 과장하자면, 99년 현재를 사는 사람은
이젠 목소리를 내는 것도 포기한 것 같은 느낌?(^^;)
2000년에 발표된 아발란쉬스The Avalanches의 곡 "Frontier Psychitrist"는 순전히 온갖 출처에서 가져온
샘플들을 재구성해서 만들어진 노래. 정말 정신없는 꿈 같은 뮤직비디오 하며,
90년대가 2000년대로 뿅! 넘어간 기점을 만들었던 것 같아^^
(아래 왼쪽부터) 매시브어택Massive Attack의 1998년도 히트곡 "Teardrop"은 태아가 노래를 부르는
뮤직비디오로 유명하지! 온갖 유령의 틈바구니에서 90년대의 정말 끝무렵에 이런 영상이 등장했다는 것도
의미심장한 일인 듯. 1999년에 데이빗 보위는 아예 컴퓨터 게임 속으로 들어가기도 했어.
그 해 발표한 앨범 <Hours...>는 사실 게임 <Omikron: The Nomad Soul>을 위해 만들었던 곡을
가사를 좀 바꾸고 다듬어서 엮은 앨범이었고^^
마지막으로 1999년. 유럽 축구 선수권대회UEFA 개막식에서
스페인의 유명한 소프라노 몽세라 카바예Montserrat Caballe는 1991년에 세상을 떠난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의 영상 앞에서 "Barcelona"를 부른다.
원래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주제가로 만들어진 곡이었고, 둘이 녹음도 하고 뮤직비디오도 찍었지만
프레디 머큐리의 병이 알려지면서 올림픽 주제곡은 호세 카레라스+사라 브라이트만 듀엣곡으로
바뀌었고, 머큐리도 세상을 떠나 두 사람의 라이브 무대는 1988년 초연이 마지막이 됐지ㅠㅠ
옛날 녹화 장면을 틀어놓은 대형 스크린 앞에서
지금 살아있는 가수가 홀로 가상의 듀엣을 연출하는,
요즘은 드물지 않게 보는 트리뷰트 무대가 이때 펼쳐졌어^^
첫댓글 이따바야지 ㅠㅠㅠ
나도 예전에 수업시간에 냇 킹 콜의 살아생전 목소리에 딸 나탈리 콜이 듀엣으로 부른 영상보고 정말 너무너무 신기하고 멋져서 아직도 내 기억에 남아있어ㅠㅠ 언니 글 잘 봤어~! 정말 좋다!
우와 신기하다.......
언포게터블 노래 진짜 젤 조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겨울마다 찾아듣게 되는 노래
냇킹콜 나탈리콜 진짜 좋아하는데ㅠㅠ 이따 제대로 봐야지
비틀즈 노래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