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모스크바 외곽에 들어선 3D 프린팅 하우스. 아피스 코르 제공
아피스 코르(Apis Cor)라는 이름의 한 러시아 스타트업이 자체 개발한 3D 프린터로 하루만에 콘크리트주택 한 채를 뚝딱 지어냈다. 집은 하루만에 지어졌지만 집의 내구연한은 175년을 보장한다고 회사쪽은 밝혔다. 그동안 선보인 3D 건물들은 별도의 장소에서 3D 프린팅을 한 뒤 현장에서 조립을 하는 방식이었던 반면, 이번 주택은 현장에서 바로 제작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크레인처럼 생긴 주택 건축용 3D프린터. 아피스 코르 제공
모스크바와 미 샌프란시스코에 기반을 둔 이 회사가 3D 프린팅 주택을 지은 곳은 모스크바 외곽의 작은 도시 스투피노(Stupino)다. 크레인처럼 생긴 3D프린터는 영하 35도의 혹한에서도 작동이 가능하지만, 콘크리트 혼합물이 얼지 않도록 외부에 텐트를 둘러쳐 놓고 작업을 했다고 한다.
집의 골격을 3D 프린팅한 뒤 실내외벽 페인트칠, 현관문 및 창문 장착, 지붕 얹히기, 전선 배열 등 집을 완성하는 데까지 1주일이 채 걸리지 않았다. 아피스 코르는 집에 들여놓을 냉장고, 전기오븐, 식기세척기, 잔자레인지 등 가전제품은 삼성의 협조를 받았다. 텔레비전은 집의 곡면 구조에 맞춰 곡면 텔레비전으로 했다.
지붕은 3D 프린터를 철거한 뒤 얹었다. 아피스 코르 제공
38㎡(11.5평) 크기에 큰 방 1개와 주방, 화장실을 갖춘 둥그런 모양의 이 집을 짓는 데 들어간 총비용은 불과 1만달러(약 1100만원). 1㎡당 275달러가 든 셈이다. 미국 평균 주택건축비용의 6분의 1수준이라고 한다.
집안의 가전제품은 삼성의 협조를 받았다. 아피스 코르 제공
이런 주택의 용도는 뭘까? 회사쪽은 사회적 취약계층이나 이재민 등에게 저렴하고 신속하게 주택을 공급하는 방법으로 3D 프린팅 하우스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유형의 주택이 기존 아파트를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주택의 품질만 보장된다면 저렴하면서도 개성있는 소형 주택을 원하는 밀레니얼세대에게도 먹혀들 만한 제작 방식이 될 법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