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을 오래 잡아 두기엔 경품만 한 게 없다.
의성군민 걷기행사 날이 그랬다. 봄은 봄이로되 궂은비에 회오리바람이 일었다. 뜨뜻한 아랫목에서 등이나 지질 그런 날이었다. 어르신이건 아이건 빵 하나에 우유 한 봉지로 종일을 버티게 한 건 경품이었다.
선거유세장을 보면 안다.
와글와글 벅적벅적하다가 제 후보 끝나면 썰물처럼 빠진 뒤 그 썰렁하던 황량함이란…….
유세장에도 경품을 허용하자. 그럴듯 한 것으로.
난들 경품에서 자유로울쏘냐.
작년 행사 때 누구는 자전거 타고, 누구는 큰 장난감 탔다는 데 마음이 솔깃했다. 군 행사에 걸맞게 경품은 푸짐할 터, 재수 옴 붙어도 걸릴 것 같았다. 과연 그러하였다. 군 의회 의장님 행차시다. 물렀거라~ 곳곳이 행사니 바쁘기도 하시겠다. 인사하고 얼른 가시기 전에 경품권 한 장을 뽑아들고 번호를 부른다. 우리 경품권은 어디 있노?
“여보야~ 포 내 봐라 포.”
멜빵가방 가죽 끈 푸는 아내의 손이 분주하다.
“칠백 삼십, 칠백이노 삼십 되시겠습니다.”
허걱! 이게 무슨 일이람, 찍힌 숫자와 똑 같네. 맨 먼저 경품에 하필이면 우리가 되었구나. 아이고 당황되네. 손부터 들고 “여기요~” 외치며 아내를 앞세웠다. 삼성 청소기네, 이런 횡재.
꼬깃꼬깃 접힌 경품권 두 장을 주웠다. 초등학교 소풍 때 보물찾기가 생각난다. 잃은 사람 가슴 칠 일이겠다. 또 한 장을 주웠다. 같이 온 아줌마가 손을 벌린다. 도리 없어 주고 나니 알큰하다. 냉장고가 될지도 모르는데. 하지만 언감생심, 경품권 몇 장씩을 쥐고 혹시나 하고 종일을 버텼어도 그걸로 땡이었다.
그 많던 자전거는 어디로 굴러갔나. 그래도 청소기 탔다 아이가, 기분이다! 한턱 쏠게. 똥바리 감자탕 집으로 지인들을 몰았다.
첫댓글 올해운수대통입니나
경품은 제가 갔다하면 타는데 올핸 가지못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근무하실 분은 쭉 근무하시고, 경품이야 백수들이 차지하겠습니다.
신나는 면민들의 화합잔치군요. 행복한 면민들입니다. 놀이에 춤에 경품까지 축하드립니다.
시골살이의 즐거움입니다.
ㅎㅎㅎ 저는 손 복이 없어서 그런지 그런 곳에 가서 한번도 당첨 안되었습니다 ㅎㅎㅎ
축하드립니다
되는 집은 뭘 해도 잘 되더군요. 저도 뜻하지 않게 당첨되었지요. 살다보면 될 날이 있지 않겠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