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본래의 성분(essence)을 보다 많이 우려내려는 노력에서 에스프레소 추출기가 탄생했다고 한다면, 에스프레소 추출기의 기원은 이브리크(Ibric or Ibriq) 주전자라고 보아야 할 것 같다.
이브리크 주전자를 사용하여 커피를 추출하면 매우 진한 커피를 즐길 수 있기는 하지만, 장시간 커피를 끓여야 하므로 커피의 향 손실이 많다.
그래서 개발되기 시작한 것이 진공식 커피 추출기이다.
물을 밀폐된 용기 내에서 끓일 때 발생하는 수증기압을 추출에 이용하여 보다 많은 커피 성분을 추출할 수 있는 진공식 추출기는 19세기 초 독일에서 처음으로 선을 보였으며, 그 이후 유럽 각 지역으로 퍼져나갔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한 시간에 2000잔의 커피를 추출할 수 있는 기계가 에드워드 로이젤(Edouard Loisel)에 의해 개발되어 1855년 파리 엑스포에서 처음으로 전시되었다.
1905년 이탈리아의 베쩨라(Bezzera)는 단순히 압력용기 내에서 물을 끓임으로써 발생하는 수증기압을 커피 추출에 이용한 추출기를 개발하여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하였다.
그러나 이 기계는 압력에 의해 물의 온도가 110℃ 정도로 올라간 상태에서 커피가 추출되므로 일반적인 추출에서는 잘 추출되지 않는 바람직하지 않은 성분들이 많이 추출되어 쓴맛이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가하여지는 압력 또한 1.5기압 정도로 현대식 장비와는 비교할 수 없는 정도이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 현대식 에스프레소 추출기와 동일한 방식의 압축공기를 사용한 추출기는 1946년 이탈리아의 아킬 가기아(Achille Gaggia)에 의해서 발명되었다.
이 기계는 물을 끓이는 보일러와 압력을 공급해 주는 펌프를 별도로 분리하여 원하는 온도와 압력으로 커피를 추출할 수 있게 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