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패스노무사 박이준 강사입니다.
고난의 시간을 견뎌내신 수험생 여러분께 격려의 말씀들 드립니다.
금년에는 좀 특별한 총평의 말씀을 드릴까 합니다.
제가 어찌어찌해서 이번에 경험차 2차 시험에 직접 응시를 해보았습니다. 강사 중 저 한 명쯤은 응시자로서의 소회를 곁들여서 회고를 해보는 것도 여러분께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과감히 응시경험 사실을 노출합니다^^.
일단, 직접 실전에 도전을 해보니, 그동안 시험후 강사 입장에서 예시답안으로 제시했던 내용을 한정된 시간 내에 절반도 써내지 못하겠구나라는 느낌입니다.
이번에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익숙한 주제들이 등장해서 만만하게 보일 수는 있으나, 행정 사례의 특성상 여러 갈래의 해석론이 가능한지라, 짧은 시간에 가정적 상황들을 전제로 썩 괜찮은 답안을 작성하기란 여간해서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 1] - 물음 1)
결론적으로 1차결정과 2차결정 모두 취소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2차결정을 이의신청에 대한 결정으로 보는 것과 독립된 처분으로 보는 두 가지 관점이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혼란 때문에 신설된 행정기본법의 규정에 의미가 있습니다. 1차결정을 대상으로 보거나 2차결정을 대상으로 보거나 제소기간의 기산점은 모두 2023. 8. 31.이 되는 것이지요.
저의 다른 경험을 또 말씀드리면, 작년 여름부터 최근까지 제 가족의 일로 국민연금공단에 동일한 ○○거부처분에 대한 불복을 연속으로 3번 해보았는데, 매번 “90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라는 고지가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의신청을 하지 않고 새로운 신청을 거듭했습니다. 아마 이의신청을 했으면 기각결정서에 “본 이의신청에 이의가 있으면 통보일로부터 90일 이내에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라고 고지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것은 처분으로 볼 수도 있고(판례), 행정기본법의 내용을 안내해 준 것일 수도 있습니다.
만일 제가 한 단계 더 불복을 했더라면 아마 가장 최근의 기각결정에 대해서 이의신청을 해보고 추후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 절차로 나아갔을 것입니다.
위와 같은 상황을 고려해서, 절차를 분명하게 하기 위해 행정기본법 규정이 신설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행정청의 행위가 처분이 될 수 있는지는 구체적인 경우에 법령의 취지, 행위의 형식, 절차 등에 따라 개별적으로 결정됩니다.
시험 문제라는 것이 그 구체적 상황을 모두 담아낼 수 없으므로, 즉 A시가 위의 제 경험과 똑같이 행위를 한 것인지 정보가 불충분하므로, 문제에서 이의신청을 일반적인 이의신청으로 해석할 수도 있고 새로운 신청으로 보아 2차결정을 독립된 처분으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저는 어제 1일차에 배부된 법전에 행정기본법이 새로 추가된 것을 보고서 그러한 편견이 작용했는지, 1차결정을 처분으로 하는 방향으로 답안을 작성했습니다.
오늘 시험 문제가 최근의 판례를 기초로 한 것이기는 하나, 꼭 판례대로 해야만 정답인 것은 아닙니다(실제 사건에서는 행정심판, 행정소송 절차까지 안내했음).
[문제 1] - 물음 2)
그래서인지 물음 2)에서는 아예 “1차결정”을 “무효확인소송”(취소소송이 아닌)으로 제기한다고 전제를 한 것 같습니다.
무효확인소송 인용판결의 기속력에 따라 A시는 이전의 신청에 따라 다시 처분을 하여야 하는 것인데, 처분의 무효만이 확인된 것이므로 재처분의무의 내용이 반드시 신청대로 하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러나 이주대책 선정행위가 기속행위인지 재량행위인지는 그 판단에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효확인소송에서 간접강제 규정이 없습니다. 문제를 처음 보았을 때 “행정소송법상 특별한 강제수단이 없는데 왜 쓰라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고, 밋밋한 답안이 될 우려가 있어서 앞부분에는 행정소송에서 간접강제가 필요한 이유를 첨가하고 끝부분에는 입법론을 추가했습니다.
[문제 2]
경쟁자 관계라고 보고 원고적격을 판단하면 되겠습니다.
최근의 판례의 경향은 허가와 특허를 구별해서 획일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처분의 근거법률이 공익뿐 아니라 사익보호성을 갖는지에 따릅니다.
[문제 3]
두 가지 소송이 제시되어 있으니 피고적격와 소송의 유형을 별도로 판단해주어야 하겠습니다.
보험료채무부존재확인소송은 공법상 당사자소송(판례)으로서 근로복지공단을 피고로 하고, 부당이득반환소송은 근로복지공단을 피고로 하여 민사소송(판례)으로 별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다만 관련청구소송으로 병합 제기 가능합니다.
늘 말씀드리나 법학 답안은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 체계를 갖추어 주장을 타당하게 하는 것입니다. 누구나 미흡한 답안을 작성했을 것이라 생각하실 것이나 발표일까지 희망을 갖고 기다려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저도 시험 종료후 너무 힘든 나머지 문제지를 다시 쳐다보기도 싫어 던져놓았다가, 몇 시간이 지난 후 이 총평의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건투를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