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하게 심지도 않았는데 썩은 호박을 버렸던 곳에 싹이 나더니
자라서 늙은 호박이 주렁주렁 열렸다.
애호박이라도 몇 개 얻으려 했는데 시기를 놓쳐서 늙은 호박이 되어버렸다.
고추밭을 정리하면서 일부 호박 넝쿨을 걷어내었더니 숨어있던 호박이 4 덩이나 나왔다.
그 외에도 4 덩이가 더 달려서 늙어가고 있다.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 온다 라는 의미를 깨닫게 해 준다.
두 덩이는 옆집에 나눔을 하고 한 덩이는 잘라 호박죽을 쑤는데
옆에서 지켜보니 손이 많이 간다.
중간중간 저어가며 죽을 쑤다가 한 숟가락을 떠서 맛보라고 내민다.
뜨겁다고 경고했는데도 덥석 입에 넣었더니 입천장이 까질 만큼 혼쭐이 났다.
텃밭에서 난 호박을 처음으로 죽을 쑤어 먹었는데 옛날 맛 그대로였다.
호박을 쪄서 콩가루에 묻혀 먹던 어린 시절이 불현듯 생각났다.
그때는 식량이었으나 지금은 한 끼 맛보기가 되어버렸다.
점점 황금색으로 변해가는 호박을 바라보니 열매로 익어가는 가을임을 느끼게 한다.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간다고 하더니 그 말이 맞나 보다.
말씀에 곧 평강의 씨앗을 얻을 것이라
포도나무가 열매를 맺으며 땅이 산물을 내며 하늘은 이슬을 내리리니
내가 이 남은 백성으로 이 모든 것을 누리게 하리라 하였다.
눈에 늙어 보이는 모습보다 익어서 씨앗으로 남아야 한다.
애호박으로 사용할 때가 있고 늙은 호박으로 사용할 때가 있다.
모두 귀한 열매이지만 더 귀한 것은 익어 씨앗으로 남는 것이다.
보기에는 호박 같아도 씨앗으로 익어가는 노년이 되었으면 한다.
곧 평강의 씨앗을 얻을 것이라 포도나무가 열매를 맺으며 땅이 산물을 내며 [슥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