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과 장흥 경계에 솟은 천태산(天台山)은
호남정맥 사자산(668m)에서 출발해 억불산, 괴바위산, 부용산, 천태산을 거쳐 오성산 아래 옹암마을로 빠지는
사자지맥(獅子枝脈,47㎞)의 중간에 있다
첩첩산중 오지나 다름없는 곳에 위치하지만 충북 영동 천태산(714.7m)
전남 화순 천태산(497m)과 경남 양산 천태산(630.9m)처럼 강진 천태산도 이름값 하는 산이다
능선에만 올라서면 3면으로 섬과 바다를 볼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장흥 천관산(723.1m)의 걸출한 암봉인 구룡봉, 구정봉, 환희대의 기암괴석과
남서쪽 능선의 웅장한 모습을 접하게 된다
사자지맥(獅子枝脈)
11:37 골치재 출발
사자지맥을 걷는다
지맥길이 대부분 그러하듯 길이 희미하고 잡목이 무성해서 나뭇잎이 울창한 계절에는 산행할 엄두가 나지 않겠지만
나뭇잎이 떨어진 겨울에는 길이 훤히 보이며 잡목의 방해가 적어서 그나마 나설만 하겠지만
11:55 임도 만남
10월 중순의 이 계절에는 아직도 잡초가 무성하여 그나마 희미한 지맥길이 제대로 보이지를 않는다
GPS를 활용하여 그것에 의지하는 수 밖에.....
중간중간 무성한 조릿대 숲을 빠져나가는 것도 예사일이 아니다
12:40 쓰러진 이정표가 있는 봉우리 (점심 식사)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맞은편의 천관산이고
진행방향의 양암봉과
멀리 천태산이 몇 개의 암봉 너머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보인다
조망이 일도 없는, 쓰러진 이정표가 있는 봉우리에서 점심을 먹고 조금 나가니
전망이 확 트이는 경치좋은 곳이 나오고
우리가 점심을 먹고 있을 때 그냥 지나치던 두 사람이
깎아지른 절벽 위에서 정면으로 천관산의 조망을 즐기며 느긋하게 식사를 하고 있다
세상에..... 우리도 여기에서 밥을 먹을걸 그랬네~
마주보이는 천관산의 암봉들
지척인 양암봉을 향해 발걸음을 계속한다
13:05 양암봉(陽岩峰) / 산행시간 : 1시간 28분
조망이 시원찮은 양암봉에서 조금 더 진행을 하자 오늘의 산행코스 중에서 조망이 가장 좋다는
넓직한 천관산 전망바위가 나오고
천관산(天冠山)의 걸출한 암봉인 구룡봉, 구정봉, 환희대의 기암괴석과 남서쪽 능선의 웅장한 모습을 접하게 된다
천자의 면류관을 장식하고 있는 화려한 암봉이 줄줄이 도열해 있는 모습들이 장관이다
천관산은 코스를 달리하여 3번이나 답사를 하면서 암봉들을 속속들이 감상을 하였지만
보는 방향을 달리하여 바라보니 유명한 암봉들을 하나하나 찍어가며 식별을 할 수가 없네
대장봉 정상에 있는 평평한 석대(石臺)인 환희대(歡喜臺)를 찾을려고 하지만 어렵고
구정봉(九情峰)
천관산 암봉의 백미(白米)인 구정봉(九井峰)은 아홉 개의 암봉(岩峯)이 모여 암봉군을 형성하고 있는데
산 정상 바위 위에 풍화작용으로 생긴 아홉 개의 풍화혈(바위 웅덩이)가 있어 얻은 이름이다
구정봉을 형성하고 있는 봉우리들은 대장봉, 천주봉, 문수보현봉, 대세봉, 선재봉, 관음봉, 신상봉, 흘봉, 삼신봉인데
능선 윗쪽에서 바라보아야 구별이 잘 된다
구룡봉(九龍峰)
바위 꼭대기에서 아홉 마리의 용이 노닐었다는 구룡봉에는 수십개의 구덩이에 물이 고여있다
가야 할 천태산 쪽 봉우리들
13:50 양암봉을 내려와 가리재를 지나 한참을 가는데 도중에 길이 갈수록 희미해지고
우거진 잡목을 헤치고 GPS에 의존하여 겨우겨우 이어가고 있는데 그만 길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오룩스 GPS의 등로는 맞지만 길이 보이지를 않는다
한 발자국 떼기도 어려운 빽빽한 싸리나무와 가시나무 덤불을 머리 쳐박고 온몸으로 뚫고 나가면
지리산 삼신봉을 방불케하는 무시무시한 조릿대 터널이 가로막고 있다
온몸으로 기다시피하여 산꼭대기를 향해 2보 전진 1보 후퇴하면서 혼신의 힘을 다해 기어 오른다
여기저기서 서로를 부르는 고함소리가 들린다..... 혼자가 아니라서 다행이다.....
어찌어찌해서 올라간 봉우리에서 몇몇 얼굴들이 보이는데 모두가 고개를 쩔래쩔래 흔든다
저기 천태산은 아무것도 모르는듯 무심히 기다리고 있고
천관산은 아직도 꽁무니를 따라오고 있다
지나온 등로
15:43 천태산(天台山) 정상
천태산 정상석에는 천개산(天蓋山) 천태봉(天台峯)이라고 씌어 있다
여기서도 여전히 천관산은 조망이 되고
정남진 해양낚시공원이 있는 회진 앞바다와 그 너머로 거금도의 적대봉까지 보인다
남쪽의 부곡산, 공성산 방면 전경
남서방향 고금도 쪽 전경과 다도해 모습
정수사 쪽으로 하산
지금까지와는 달리 천태산에서 정수사 쪽으로 하산하는 길은 거의 신작로 수준이고
정비도 잘 되어 있다
16:17 임도
16:19 정수사(淨水寺)
정수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2교구 본사인 대흥사(大興寺)의 말사로서
신라 말 서기 800년에 창건했다고 전하는 고찰이다
정수사에서 남쪽으로 3㎞ 떨어진 곳에는 고려청자 도요지인 당전리가 있어
정수사에는 도공들의 장인정신과 넋을 기리기 위한 도조사(陶祖祠)가 있고
정수사 대웅전
대웅전 안에는 보물 제1843호인 석가여래삼불좌상이 모셔져 있다
2010년 보물로 지정되었는데,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좌우의 협시불로 이루어진 삼존불이다
사사자석탑(四獅子石塔)
모수(母水)
절 이름인 정수사(淨水寺)에 걸맞게 물과 관련된 스토리텔링 적인 우물을 만는 것으로 보인다
염걸 장군 전승기적비
정수사는 임진왜란 때 강진 출신 의병장 염걸(廉傑)장군이 왜군을 유인해 싸웠던 격전지이기도 하다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염걸은 두 동생과 아들을 불러 나라의 위급을 구하기 위해 의병을 일으켜 왜적과 싸웠다
충효사(忠孝祠)
전승기적비 뒤에 있는 충효사는 염걸 장군의 형제와 아들의 공적을 기리기 위한 사당이다
16:33 정수사 주차장 / 총 산행시간 : 4시간 56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