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청년의
삶의 이야기
일심재활원 생활재활고사 / 김지영
스물넷, 장애를 가진 한 청년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2006년 일곱 살 때 일심재활원에 왔습니다. 그 후 아동 그룹홈을 거쳐 2016년 LH행복주택을 얻어 자랑했습니다.
자립을 하며 당면했던 어려움은 금전관리였습니다. 또 비장애인 친구들과 어울리는 가운데 금전적으로 이용당하거나 사기 피해를 입는 일들이 반복 되면서 모아둔 자산은 바닥을 드러냈고, 무단결근 끝에 상의도 없이 다니던 회사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교사들의 이야기는 들리지 않은지, 당시 내 삶에 간섭하지 말라는 태도가 무척 강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이 청년을 위한 것인가 하는 고민 끝에 본인이 도움을 청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힘든 시간이 계속될 즈음, 청년은 찾아와 도움을 청했고, 그때부터 청년이 처한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시작했습니다.
첫째, 구직을 위한 노력과 함께 밤낮이 바뀐 생활패턴을 바로잡기 위해 재활원으로 출근하면서 주이진 일을 했습니다. 이 청년의 성향에 맞는 일을 찾기 위해 노력하던 중 2019년 대구가톨릭대학병원에 입사해서 현재까지 성실히 근무하고 있습니다.
둘째, 임대 아파트 보증금 감액을 통해 연체료 등 빛을 정리하였습니다. 직장이 안정되고 돈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다시 스스로 돈을 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의 실수들이 반복되기도 했지만, 본인이 계획한 돈 안에서 사용하려고 노력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재산을 모아 더 넓은 평수의 임대 아파트로 이사했고 집을 사겠다는 목표까지 세우게 되었습니다.
셋째, 대인관계입니다. 사람을 통해 많은 상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크고 작은 일들을 끊이지 않았습니다. 친구가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느낄 수 있는 이십 대 초반의 젊은 청년에게, 그가 가진 장애는 일부 사람들에게는 이용하기 쉬운 약점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 약점을 공격하는 사람들로 인해 이 청년도, 저희도, 좌절하기는 매한가지였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청년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요즘은 사람 관계에서도 자기 것을 챙기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자립과 홀로서기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누군가에게 의존하며 살았던 이 청년이 스스로 해법을 찾으며 성장하도록 기다리는 것이었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순간마다 먼저 해결해 주는 것은 장애를 가진 청년이 겪는 현실을 보게 되면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힘든 시간이 찾아오곡 했습니다. 그 시간들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수없이 많은 일들이 있겠지요.
그래도 멈출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 시간들이 쌓여 청년의 성장을 도왔고, 그 힘으로 주체적인 삶을 개척해 나가고 있음을 저희도 알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또 어떤 일이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저희들의 고민과 노력이 헛되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견딜 수 있는 충분한 이유가 생겼습니다. 힘들었던 지난 시간은 이 청년과 함께 추억으로 기억하려 합니다.
대구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