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고통, 자유가 각기 다른 설날
유성 박한곤
노년에는 잘 익은 석류알 같은 그리움이 가득하고
대가족 대갓집 장손 며느리는 고통이 수반되고
내 멋을 정의롭게 실천하는 사람에게는 자유를 맘껏 누리는
시대가 잉태한 설의 풍경 속에
우리는 익숙한 것에 먼저 발을 드리우고
요사한 감정을 그런대로 삼키며 또 설을 넘기게 됩니다.
비록 크고 작은 고단한 삶일지라도
민족의 명절인 설날에는
우리가 모두 기쁨 쪽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슬픔은 그 잔류물마저 쓰레기와 함께 버림으로
삶의 고단함도 긍정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시시각각 변해가는 것이 세상만사인데
세시풍속歲時風俗인들 변하지 않으란 법은 없습니다.
편리하고 자유분방함을 쫓다 보니 인구 절벽에 다다랐네요.
절벽이란 길(진행)의 끝을 의미하지만
창조하고 개선하겠다는 목적에는 끝이 없습니다.
끝이라고 여기는 시점에서
다시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다면
끝을 "아름다운 시작"이라 확신할 수 있습니다.
만물을 살리는 태양이 남긴 아름다운 석양은
날마다 기꺼이 오는 내일을 기약하니까요!
편리하고 자유로운 것만이 아닌,
조화와 균형을 갖춘 능률과 실질實質을 장려하고
인간존엄人間尊嚴에 초점을 맞추어
새로운 풍속도를 그려 나간다면
변화의 과정을 순리順理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공존共存의 범주 안에서
늘 개선되지 않으면
낡은 풍속이라는 틀(상자) 속에서
서로가 부대껴야 하는 상스러운 알력軋轢을 감수해야 하니.
여기 설에대한 신문기사를 펼쳐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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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때문에 가족싸움? 차라리 지내지 마세요”…유학자의 조언, 왜
최영갑 성균관유도회 회장
설 차례·제사상 간소화해야
음식 배치·가짓수 의미없어
유교의 본질은 ‘관계의 철학’
행복한 가족관계 가장 중요
현대적 상의례 권고안 곧 마련
최영갑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회장이 서울 종로구 유림회관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주자가례 어디에도 홍동백서나 조율이시 같은 말은 없습니다. 차례 때문에 가족 간 불화가 생긴다면
차라리 안 지내는 게 낫습니다.”
차례상과 제사상을 간소화해야 하며, 명절에 해외여행을 가는 것도 좋다고 말하는 유학자가 있다.
“잘못 알려진 예법들로 인해 유교의 본질이 퇴색되는 것이 안타깝다”는 최영갑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회장(60)이다.
성균관유도회는 독립운동가인 심산 김창숙 선생이
1945년 전국유림대회를 거쳐 창립한 이래 현재까지 계승되어 온 단체다.
최근 설을 앞두고 진행된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최 회장은 유교의 본질과 현대화에 대한 그의 철학을 논했다.
최 회장은 성균관대에서 유교철학을 전공하고 동양철학 박사 학위를 받은 정통 유학자다.
인터뷰 내내 그는 “유교를 제대로 공부하지도 않고 고집만 부린 기성세대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공자가 강조한 ‘시중(時中)’은 시기와 처지, 능력에 맞게 행동하란 의미”라며
“유교는 유연하고 열려있는 철학인데 언제부터인가 꽉 막힌 예법만이 강조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2년 전 최 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차례 간소화를 강조한 것도 차례 문화가 유교에 대한
오해를 키우는 대표적인 사례이기 때문이다. 그는 “차례의 본질은 조상에 대한 공경이다.
전 부치느라 힘들고 짜증 나는데 조상 생각이 나겠나”라며 “차라리 그 시간에 가족이 둘러앉아
할머니 할아버지에 대한 서로의 기억을 나누는 게 더 의미 있다”고 덧붙였다.
‘시중’을 강조한 공자의 가르침처럼 차례상도 시대에 맞춰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최 회장은 “음식의 배치나 가짓수, 절차 등은 아무 의미가 없다”며 “유일하게 지켜야 하는 원칙은
‘그 시기에 나는 과일이나 음식을 올려야 한다’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자가 살아있다면 햄버거나 마카롱을 올리는 것도, ‘설에는 온 가족이 해외여행을 다녀오고
차례는 추석에 지내자’ 하는 것도 문제 삼지 않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는 지난해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차례 표준안과 제례 권고안을 발표했다.
최 회장은 “예법에 맞게 제사를 지내온 유림들은 전통을 그대로 이어가면 된다”면서도
“일반 대중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유교 의례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마련한 권고안”이라고 설명했다.
최영갑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회장이 서울 종로구 유림회관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최 회장은 유교의 형식인 예법보다는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정의하는 유교의 본질은 ‘관계의 철학’이다. 최 회장은 “부모와 자식, 아내와 남편, 스승과 제자 등
결국 사람 사는 세상은 관계로 이루어져 있다”며 “인생에 가장 중요한 것은 행복한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남 탓을 하기 전에 자신을 돌아보는 것,
나를 낮추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이 행복한 인간관계를 만드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지금껏 제례 문화 개선에 앞장서 온 최 회장의 올해 목표는 상례 문화를 바로잡는 것이다.
최 회장은 “오늘날엔 상조업체에 장례 절차 전반을 맡기고 있지 않느냐”며 “허례허식이 자리를 잡진 않았는지,
과거 기준의 상례가 현대에 맞지 않는 것은 아닌지를 연구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현대에 잘못 알려진 대표적인 유교 예법으로는 상복 색깔이 있다.
최 회장은 “검은색 상복이 보편화됐지만 유교에선 길한 일에는 검은색, 흉한 일에는 흰색을 쓴다”며
“전통을 정반대로 적용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 상주를 남성만 맡도록 하는 관습이나
화장을 불효라 여기는 인식 등도 개선 대상이다.
최 회장은 “학계의 자문과 시민들의 인식 등을 취합해 조만간 권고안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재영 기자(jyp8909@mk.co.kr)입력 2024. 2. 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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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진년 설날에 최영갑 회장님께 존경과 강건하시기를,
매일경제 최재영 기자에게 감사와 발전을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