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는 소년과 소녀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소나기는 몸이 안 좋았던 소녀가 시골 소년과 놀면서 사랑이라는 감정이 올라오게 되다가, 결국에는 소나기로 인해 소녀가 죽는 내용이다.
어떻게 보면 엄청 허무하다. 별로 되지도 않는 나이에 벌써 죽음이라니. 소녀와 소년이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그 둘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난 아마도 소녀는 자신이 죽을 것을 예상했을 수도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더 아프기 전에 마지막 작별 인사라도 하고 싶어서 아픈 몸을 이끌고, 소년을 만나러 온 것이 아닐까? 소년은 소녀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소녀를 만날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설렜고, 기뻤고, 행복했을 것이다. 그런데 죽음이라니... 이리도 허망한 죽음이 있을까? 나는 소녀가 유언으로 자신이 입던 옷을 꼭 그대로 입혀서 묻어달라고 한 장면이 인상 깊었다. 어떻게 보면 자신을 죽게 만든 소나기의 흔적을 남겨달라고 한 것은 소녀가 소년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알 수 있다. 솔직히 소년과 소녀는 너무나 짧은 시간 동안 만났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잘 알지 못했다. 두 사람은 자신의 마음을 소녀는 죽기 전에 소년은 죽은 후에 알았을 것이다. 진흙물이 든 스웨터로 소년과 소녀는 자신들의 마음, 상대방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흔적이 없었다면, 소녀가 죽어서도 소년은 소녀의 마음을 몰랐을 것이다.
소년과 소녀는 초등학교 5학년이다. 솔직히 5학년 치고 성숙한 사랑을 했다. 물론 첫사랑이니까 미숙할 수 밖에 없다. 5학년이라는 것을 실감한 부분은 소녀가 갑자기 "이 바보"라고 하면서 조약돌을 던졌을 때였다. 그 상황에서 소년 입장으로 생각해보면, 나 혼자 보면서 짝사랑하고 있었는데, 그 여자얘가 갑자기 생명을 위협하면서 욕설을 하는 것이다. 얼마나 당황스럽겠는가? 하지만 그 부분을 제외하고 나면 모든 영역에서 그 연령 때를 한참 뛰어넘는 사랑을 하고 있다. 어른이 써서 그런지 초등학생의 사랑은 잘 모르는 것 같다. 이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유치할 텐데,,, 그래도 소나기만의 풋풋한 사랑을 잘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