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이 국비와 군비 등 예산 30여억 원을 투입해 지난 10년간 시행해 온 ‘전복 종묘 방류사업’이 행정당국의 무관심과 부주의로
‘혈세 방류사업’으로 전락한 사실이 본지 취재결과 드러났다.
더구나 울주군이 마을 어장에 매년 방류되는 수십만 마리의 전복 종묘 중 어장에서 서식하는 숫자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어
방류사업이 어민 소득 증대를 위한 것이 아니라 보여주기식 행사성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울주군이 매년 수십여만 마리의 전복종묘를 방류만 했을 뿐 10여년 간 채취량· 생존율 조사 등 사후 관리를 전혀 하지 않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사업을 이어왔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방류 후 3년이 지나야 채취할 수 있는 전복의 회수율 조사를 단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무책임·무관심 행정의
표본이라는 비난이 나온다.
울주군은 지난 2007년부터 올해까지 총 29억여 원을 들여 군 관내 마을어장에 344만9천200여 마리의 전복 종묘를 방류했다.
그러나 이후의 전복 생존율과 수확량 등 어민 소득과 직결되는 통계자료는 전무한 상태다. 본지 기자가 취재에 들어가자 울주군 관계자는 “방류사업
이후 회수율 등 조사는 자체적으로 한 적이 없고 (각종 통계를) 수산과학연구원의 자료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주군이 지금까지 이 방류사업을 자치단체장과 의회 의원 등이 주로 참가하는 이벤트성 행사로 유지하기에 급급했을 뿐 어민 소득증대와
연관되는 사후 관리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전복종묘 방류사업이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됐음에도 이에 대한 2007년 이전 자료는 전무한 상태다. 울주군이 현재 확보하고
있는 관련 자료는 지난 2007년 이후 군이 방류한 전복종묘량에 대한 통계치가 전부다.
결국 지난 20여 년 동안 울주군이 전복 종묘방류와 관련해 자체적으로 조사한 통계는 전혀 없는 셈이다.
이에 따라 비슷한 수산종묘 매입 방류사업이 마을어장 자원회복과 어업인 소득증대로 이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또
막대한 투자 대비 사업실효성에 대한 검토와 그 동안 투입된 예산의 활용내력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울주군은 지난해 25만8천여 마리,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20.3% 늘어난 32만4천여 마리의 전복 종묘를 서생면 일대 어장에
방류했다.
서생면 어촌계 관계자는 "매년 울주군이 서생 해안지역에 수십만 마리의 전복을 방류하지만 실제 채취량은 30~40%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 “이 전복이 방류해서 자란 전복인지 아니면 자연 번식 종자인지 구별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울주군은 전복 방류사업 후 3년 후에 채취할 수 있도록 감시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본지가 취재현장에서 해녀들이 수확해온 전복을
확인한 결과 2년산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울주군 서생면 평동 주민 A씨는 “매년 군에서 어민들을 위해 전복 종묘를 방류해 고맙기는 하지만 뿌린 만큼 수확하지 못하는 이유
등을 조사해 보다 실효성이 있는 사업을 펼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사입력: 2017/06/13 [17:45]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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