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의 순수한 눈으로 바라본 세상을 함께 하며 마음을 다스리는 것은어떨까. 사실 어린이가 주인공인 영화는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 눈 높이의 영화라기보다 너무 멀리가 버린 유년을 아쉬워하는 어른의 마음을 담고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어린이보다 성인의 심금을 울린다.
'쁘띠 마르땅(Le Monde de Marty)' 드니바르도 감독/ 1999년 작/ 새롬출시
우리말 제목은 <작은 마르땅>이지만, 원제목은 <마티의 세계> 소아암을 앓고있는 10살 소년마르땅은 자신을 미국 S.F. 영화 <백 투 더 퓨처>의 주인공 마티라 여겨, 마티가 입었던 빨간 조끼차림에 스케이트 보드를타고 다닌다.
병원 벽에걸린 포스터에 쓰인 ‘침묵의 세계’를 ‘마티의 세계’라고바꾸는데 이는 병원에 갖힌 자신, 유리 벽너머 어머니와 의사의 대화를 입술 움직임으로 알아내 자신의 병이쉽게 나을 수 없는 것임을 눈치챈소년의 마음을 나타내고 있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머리카락을 달라고 떼쓰는 10살 소년마르땅(조나단 드뮈르케)은 노인 병동을 탐사하다, 알츠하이머병으로 식물 인간처럼 누워있는 노인 앙트완(미셸 세로)에게관심을 갖게된다.
자신과 아내의 이름을 겨우 기억할 뿐인 70살 노인은 자신의 고요한 삶에 끼어든 아이가 성가시지만, 어느새 아이의 장난에 이끌려 축구 골키퍼가되고, 사진을 찍고, 카드놀이를 한다.
죽음을 곁에 두고 사는 두환자가 나이와 성격을 넘어서 마음의 대화를 나누며 크리스마스와 생일을축하해주게 될 때까지를 잔잔하고 유머러스한 에피소드로 끌어가고 있다.
“내가 없어도 끝까지 싸우거라.”
노인이 바닷가에서 전하는 마음의 응원으로 아름답고 가슴 뭉클한 마무리를 하고 있다.
'리틀청' 프루트 챈 감독/ 1999년 작/ 아틀란타 출시
프루트 챈감독은 1997년 작 <메이드 인 홍콩>, 1998년 작 <그 해 불꽃 놀이는화려했다>에 이어 <리틀 청>으로 ‘홍콩 반환 3부작’을완성하게 된다.
과장이 심한갱 영화나 황당무계한 무협 S.F.물, 파스텔 톤으로 채색된 비현실적인 멜로물이 점령한 오늘의홍콩 영화계에서 챈감독의 사실적인 작품세계는 홍콩 영화의마지막 희망처럼 보인다.
좁고어지러운 홍콩의 뒷골목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오늘의 홍콩을 살아가는 서민의애환을 읽게해주는 힘은아무리 칭찬해도 과하지않다.
리틀 청(유유에밍)은 허름한식당을 경영하는 부모님을 도와 방과 후주스 배달을 다닌다. 구역싸움을 하는 아저씨, 옛추억에 젖어 사는노인들, 집 나간형 이야기를 귀동냥하며 팁을 챙기는 영악한소년. 불법 체류자인 팡(막 웨이판)과동업을 하면서 챈은첫사랑에도 눈을 뜨게된다.
'키드(Kisney's the Kid)' 존터틀타웁 감독/ 2000년 작/ 브에나비스타 출시
정치인이나 유명인의 이미지를 관리해주는 유명컨설턴트 러스 듀리츠(브루스윌리스)는 이혼후 혼자 살고있는 냉정한 위인. 40살 생일을앞둔 어느날 8살 소년(스펜서브레슬린)이 나타나신경쇠약의 러스를 괴롭힌다.
말투, 버릇, 몸의흉터까지 닮은 소년은알고보니 어린 시절의자기 자신. 러스는 개구쟁이 소년과 지내면서 속물로변한 자신을 발견한다.
숨기고 싶은과거, 기억하고 싶지않은 실수를 상기시키는 어린 시절의 나와만난 어른. 아이 눈에는아내도 없고, 강아지도 안키우는 미래의 자신이 한심하기만 하다.어른이 생각하는 성공이아이게게는 건조한 삶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래도 러스는 행운아다. 잘못된 인생을수정해줄 기회를 얻게되니까.
'스파이 키드' 로베르트 로드리게즈 감독/ 2001년 작/ 메트로홈 출시
<엘마리아치>로 놀라운데뷔를 하여 액션, 유머, 공포를 극대화시킨 튀는 영화 <데스페라도> <황혼에서 새벽까지> <패컬티>를 발표해온 감독이 세자녀의 부탁을 받고온 가족용 모험물을 내놓았다.
<스파이 키드>는 발상이 남다른 감독의 아이디어가 집대성된 오락물로, 아이들 눈높이의 진기한 장남감 무기에다 액션과 모험은 성인수준이어서 어른 아이모두 넋을 놓고볼 수 있다.
스파이 시절 눈이 맞아 결혼한그렉(안토니오 반데라스)과잉그릿(칼라 구기노)은두 자녀와 알콩달콩 살아가고 있다. 실종 동료를찾으라는 거짓 명령을받고 출동한 부부는플룹 일당에게 납치되고, 부부의 당찬 딸 카르멘(알렉사베가)과 자신감없는 남동생 주니(대릴사바나)는 부모구출 작전에 나선다.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Pay It Forward)' 미미레더 감독/ 2000년 작/ WB 출시
어린 배우의 연기가 워낙 빼어나 성인 배우가 머쓱해지는 경우를 종종 보게된다. 맥컬리 컬킨이 한 시절을 주름 잡더니 요즘은 단연 할리 조엘오스먼트다.
컬킨이 귀여운 이미지로만 한 몫한데 비해 오스먼트는 천연덕스런 연기가 징그러울 정도. <식스 센스>로 유명해져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와 로 우뚝선것같지만, 이전에 출연한 영화에서도 작은 역할이지만 될성부른 연기를 보여주고 있음을 확인할 수있다.
좀 더나은 세상을 위한 방법으로 사랑 나누기법을 제안한 소년이 마음의 상처가 깊은 어머니(헬렌헌트)와 선생님(케빈스페이시)을 맺어주고 숨진다는,다소 작위적인 감동작.
'아일 리멤버 에이프릴(I'll Rember Aprill)'
밥클라크 감독/ 1999년 작/ 브에나비스타 출시
2차 대전중 미국에 살고있던 일본인이 겪은 부당한 대접을 통해 전쟁의 무모함, 전쟁으로 드러난 인간의 이기적인 측면을조명한 영화.
네 소년의 순수한 눈으로 바라본전쟁 이야기여서 어른들이 일으킨 전쟁의 어리석음이 더욱 강조된다. “어떤 일이동시에 옳고 그를수 있는가”라는 일본소년의 질문은 통치자의 그릇된 판단과 명분에 상처받은 보통 사람의 심적 혼란을 대변한다.
아름답고 평화로운 바닷가 마을풍경과 아이들의 천진한 대사,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는 사실때문에 극적 장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메시지가 진솔하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