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 기온이 낮아지더니 왠걸? 다시 더위가 찾아온 듯 하였다. 아침 미사를 보고 성인이는 도서관에 데려다 주고, 그리고 집에 와서 빨래를 널고 점심을 빵으로 때우고 그러다 카페에서 읽은 글 한 줄에 충동적으로 지도를 뒤적였다. 충동심을 발휘한 곳은 치악산이었는데 사람일이 어찌 계획 대로 된다던가? 청풍명월이란 한 글자가 그 때 왜 생각이 났을까? 충주호로 떠나볼까? 나의 영원한 기사를 꼬드겨 충주호로 출발을 하였다. 5~6년 전에 청풍단지에 가 본 기억으로 단양에서 충주쪽으로 방향을 돌려 수산을 넘어 청풍단지에 들어섰다. 남편은 자꾸 나에게 "이 길 맞나?" 나중 있을 책임에 대해 고지를 단단히 하고 있었다. "자꾸 나한테 묻지마, 나도 몰라. 나중 길 못 찾으면 뭐라 그럴려고 그러지?" 다행히 나의 기억이 녹슬지 않아 청풍단지에 도착하였다.
▲8월에 '제천 국제영화음악제'에 오고 싶어서 몇 번이나 프로그램을 훑어 보았는데 이제사 오게 되었네. 시원한 호수가 맘을 확 뚫어주었다. 난 언제나 물이 좋다. 개울, 강, 호수, 바다.
▲유람선 선착장을 지나치려니 어디선가 우렁차게 꽥꽥 소리가 들렸다. 한 떼의 군단이 지나치고 있었다. 건너편 수상아트홀에서 클레식 음악이 웅장하게 들려오고 이 녀석들이 꿍짝꿍짝 심벌즈처럼 박자를 맞추는 게 아닌가?
▲교향악단인가 보다. 음색도 가지가지다.
▲ 청풍단지 쪽에서 보니 건너편이 더 볼게 많아 보였다. 주차장에서 차를 빼서 다리를 건넜다. 팥빙수 한 그릇에 숟가락 두 개를 얹어 벤취에 앉아 클레식에 맞춘 분수쇼를 보니 이 보다 더 행복할 수가? 나오길 정말 잘 했다고 둘이서 자화자찬 하기에 바빴다.
▲팥빙수를 먹고 있는데 여자 둘 남자 하나 '빅스윙'에 오른다. 여기저기 호숫가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 구경을 하고.
▲꺅~~~ 소리에 나도 모르게 같이 소릴 질러댔다. 주변에선 박수도 나오고 모든 시선이 저 세 사람에게 몰려들었다. 난 돈을 줘도 저런 것은 안 탄다. 젊음이 좋구나. 요즘은 그런 생각들이 참 많이 든다.
▲또 한 청년이 이번엔 번지점프를 탄다. 아까와 다르게 아무 소리도 없이 그네타듯 혼자 잘도 탄다. 무서워 하지 않으니 덜 재밌다. 맘이란 참.......
▲암벽등반도 보인다. 이 곳은 용기 있는 자들이 와서 맘껏 누리는 곳인가?
▲가로등에 높은 음자리표가 조각되어 있는 것이 특이했다.
▲구름 사이로 석양이 아쉬운듯 조금씩 머릴 내밀고 호수엔 햇빛받은 은물결이 반짝이고 이 순간 더없이 평온하다. 아무 이유없이 감사한 마음이 물씬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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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풍경화처럼 원문보기 글쓴이: agenes
첫댓글 청풍명월의 맑은 호수가 탁 트이며 시야를 밝게 합니다. 호수에 반짝이는 은빛 날개처럼 아녜스님의 마음이 맑아 보입니다.
찰라님 글이 충동을 일으켜 다녀왔지요. 저녁은 분위기 좋은 곳에서 곤드레 돌솥밥으로 든든히 먹고 왔습니다.
파란 하늘과 호수를 보니 낙엽에 물든 청풍명월이 생각납니다.
가을에 또 한 번 가봐야겠군요. 남제천 IC에서 가는 길이 제일 빠른 길이더군요. 다음엔 그렇게 한 번 가볼려고요.
지금의 호수의 모습또한 조용하고 아름다운데 가을의 호수는 더 보는이의 마음을 흔들것 같습니다... 아녜스님의 남편분과 행복한 동행이셨군요.. 참아름답고 부러운 모습입니다...제꿈을 이룬뒤에 이다음에 저도 한번 해보아야겠습니다..ㅎㅎ~~!!
꿈을 이루기 전에도 한 번 해보셔요.
한쌍의 원앙이 호수에서 놀고 오셨군요! 부러워요!
좋은 여행 되셨습니다. 굳이 멀리 있는 곳이 아니라도 좋은 여행이 될 수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