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춘마때, 잠을 거의 자지 못한 채 뛰어야 했던 아쉬움으로 요번 경주에는 하루 전날 올라가기로 했다. 그런데 금요일에는 하필 대학원 수업이 저녁 6~9시이다. 학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서 8시 20분에 마친 다음(지금까지는 쉬는 시간없이 꼬빡 180분 했으니 학생들은 왠 떡이냐?로 "와~"외쳐댔다), 수배한 차량으로 노포 터미널에 급히 도착하니, 9시 막차가 엔진을 숨가쁘게 그러렁대고 있었다.
어디서 이 한 몸을 누일꼬? 출발 전, 경주문화회관에 예약을 하려니, 50% DC하고도 구만 얼마란다. 이런 정도라면 어느 선생님들이 이용할 수 있을까?(다음 날 목욕하러 가보니, 세상에 무궁화가 다섯개나 그려져 있네!) 여관에 자려니 찝찝하고... 차라리 찜질방이 낫질 않을까? 도착하니 10시. 관광지라도 이미 늦은 시간인지라, 어디가 어딘지?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더니... 할 수 없다. 기중 깨끗해 보이는 00파크모텔.
6시에 개운하게 일어나, 친절한 할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해장국 한 그릇으로 요기한 다음 엑스포광장에 도착하니 7시 5분쯤. 옷을 갈아 입고 물품을 맡긴 다음, 그리운 얼굴들을 만나려 '효마클텐트'를 찾으니, 도통 보이질 않는다. 어느덧 7시 30분. 할 수 없다. 격려와 응원의 목소리는 그어 놓자!
대기선에 자리 잡으니, 앞뒤로 묘한 대조를 보이는 부부사이에 끼여있다. 모두들 안사람들이 펜스밖에서 응원하고 있는데, '앞'은 연신 촐랑대는데,(똑 누구같이...) '뒤'는 하염없는 슬픔에 잠겨있다. 일백오리의 먼길을 떠나는 서방님의 안위가 걱정되는 듯, 연신 슬픈 표정으로 서방님의 전신을 훓어본다. 그래도 출발 직전에는 억지 웃음이나마, 좋은 낯으로 보낸다.
드디어 출발! 타이머를 작동시킨 다음, 어제 저녁 열번도 더 암시를 스스로 했던 "오버페이스 주의"를 되새긴다. 화사한 달림길을 지나다보니, 1km 표시판에 다다른다. 얼마의 속도일까? 아뿔사 평소대로 작동시켰는데, 0:00,34로 멈춰 있다. 이걸 어쩌나? 마~ 오늘은 '기무즐달'로 하자! 별 도리없다. 누군가가 내 몸을 슬쩍 건드린다. 돌아보니, 홍덕기 교수님! 잘 달리신다. 이제는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셨는갑다. 언제나 성실한 자세로 열심히 사시는 분! 아쉬움을 남긴 채 보내드렸다. 감각만으로, 한참 달린다. 아! 그렇지! 평상시의 시계로 대충의 시간을 재 볼 수도 있겠다. 드디어, 10km 8시 54분. U-턴하는 한무리의 하프주자들과 뿌듯한 맘으로 헤어진다.(아는 이는 알리라!)
그런데 요번에는 풀주자가 많이 참석하지 않았는지, 주로가 한산하다. 'ROTC 00기'라는 상의를 입은 남성과 나란히 뛰던 여성 주자가 "안녕하십니까?" 라고 깎듯이 인사하고 앞서간다. 부산대학교 졸업생인갑다.(찌이~ 잉!) 아직은 힘든 줄 모르겠다. 이제는 주로에서 응원하는 주민들이 많아지니, 더욱 힘이 난다. 물은 매 10km에서만 마셔더랬다. 이제 몇 번의 경륜이 쌓이니, 응원하는 주민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호응을 하게되는 여유가 생긴다. 하이파이브로서... 드디어 보문단지로 돌아왔다. 9시 57분쯤. 어~ 이상타. 내 시계가 고장났나? 내가 이리 빠를 리 없는데...
가슴에 달린 배번을 토대로, 갈림길에서 하프와 풀주자에게 수신호로 안내하는 자봉으로부터 좌회전 지시를 받았다. 바로 이 맛이제! 여기서 불국사까지 다시 갔다 온다꼬! 이전에는 차를 타고서도 한참이라고 느꼈던 그 길을... 어디 한번 해보자! 이제는 몇몇 달림이로부터 인사를 받는다. 방송에서 나를 본 사람인가?(^!^) 경주관광호텔이 제2 반환점이란다. 맞은 편에서 누가 손을 흔들고 또 고함을 지르면서 지나간다. 아! 김호진님! 이제부터 서서히 피로감이 몰려온다. 경주관광호텔은 보문단지는 가차이 있을 것이지! 꼭 불국사 인근에 있을 건 뭐람! 이어서 임정주 교수님과 이정은 선생님! 대기 반갑구나! 피로한 상황에서도 드디어 30km. 11시쯤. 이상타! 어쩌면 기록을 단축시킬지도 모르겠구나!
30km를 돌아 조금가니, 허걱! 오르막이다. 누가 '마의 구간'이라더만! 이제부터 서서히 피로감이 몰려온다. 두 다리가 뻣뻣해진다. 내가 다리를 끌고간다는 느낌이다. 걷는 사람! 퍼질러 앉은 사람! 가드레일을 잡고 몸부림치는 사람! 각양각색이다. 나도 잠깐만 쉬면 안될까? 갖가지 유혹들이 친구하잔다. 문득 손우현 원장님이 떠오른다. 200km를 뛸 때의 고통은 어떤 색갈일까? 문득 앞을 보니, 사진을 찍는다. 그래도 사징은 잘 나와야겠제! 그래서 조금 고개를 치켜드니, 휘리릭~ 모자가 날아가 뿌맀다. 그것도 7,8m쯤~ 오호라! 맥 빠져라! 겨우 겨우 오르막을 통과하니, 체력이 바닥난터라, 내리막에서도 뒷굼치의 충격이 뇌로 그대로 전해진다. 저멀리 엑스포광장의 아취가 보인다.
이제 얼마 안남았다고 자위하여 겨우겨우 보문단지에 돌아오니 광장을 한바퀴 도는 코스다. 지랄같은 코스다. 이제는 100여m쯤! 누군지 여럿이 고함을 질러댄다. 아! 민총장님, 박주성 교수님! 강용철 선생님! 온수달 장군님! 아뿔싸! 골인시에는 개최위에서 마련한 계기판을 본다고 그렇게 다짐했건만 너무 힘들어 깜빡해삤다. 나중에 민총장이 4:10 이란다. 참말가? 박스위에서 호흡을 가다듬고 있으니, 아! 고맙게도 김호진 선생이 칩 반납과 물품 수령을 해준다. 너무 고맙다.(뭔가 보답을 해야지!) 겨우 힘을 내어 우리 회원들께 오니, 이번에는 이정주교수님이 풀어진 운동화 끈을 메여준다. 이런 자상한 면도 있으시구나!(이 기회에 아부 한번 하자! 임정은 선생님! 능력있고 자상한 서방님! 그리고 공부 잘하는 딸과 아들내미! 복은 이미 받고 계신겁니다!)
이제 정리해 보자! 지난 춘마 때에는 56KM 장거리 먼천달, 그리고 고당봉과 철마 00고개의 언덕훈련 등을 꽤나 열심히 했지만, 요번에는 준비가 다소 부족했더랬다. 다만, 안찬기 선생님의 제언을 참고로 인터벌훈련을 꾸준히 했더랬다. 매일 헬스에서 경사를 3으로 고정시킨 다음 400M거리를 저속 8.6, 고속 9.7을 6세트 실시한 다음, 나머지 30분은 지속주로 달렸더랬다. 이게 기록 단축의 주요인으로 여겨진다. 안 선생! 고맙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지난 소호리 훈련 때 서 이사님의 충고대로 낡아버린 (일상적으로는 얼마든지 신을 수 있는) 운동화를 버리고, 발에 맞는 새 운동화를 사신은 점이다. 이전의 운동화는 경험 미숙으로 실제 발 길이보다 무려 7~8cm쯤 컸더랬다. 그래서인지 새 운동화를 신고나니, 날아갈 것 같은 착용감을 느꼈더랬다. 그래도 이러한 두 요인보다는 언제나 성실한 자세로 모범을 보여주시고 또 친절한 태도로 살아가는 정을 느끼게 해 줌으로써 삶의 활력소가 되어주신 모든 회원들 덕분으로 여겨진다. 다음 춘마 때의 목표는 ........................................................................................................................................................................................................................................................................................................................................................................................................0:00입니다.(^!^)
교수님! 저는 풀코스 뛰면서 주위의 풍광과 소감을 교수님처럼 느껴본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교수님의 후기는 저에게 풀코스를 다시한번 뛰겠끔하였습니다. 그리고 저에 대한 애정 감사하게 받겠습니다.교수님! 항상 즐달하시는 교수님은 저에게 마라톤계의 "고수"로 모시겟습니다. 항상 행복하십시요!! 교수님! 힘!!
첫댓글 ㄷㄱ교수님 섭포가 눈앞입니다. 파이팅구하시구요, 폼과복장은 이미 섭트리요 신발은 봉달이 신발다음으로 비싼것으로 압니다만...
교수님 성공적인 완주 축하 드립니다. 근데요.. 글자가 왜 이렇게 가로로 긴지요? 제 pc에만 그런가요. 아무튼 김동국 교수님 힘!
완주 축하드립니다. 나시 입은 모습이 너무 어울리시던데요. 저는 교수님께 영원히 약점이(?)팍 잡혀 있습니다.
갑장님의 개인 신기록 작성에 축하말씀 드리며 회복 잘 하시고 주로(?)에서 쏘주 한꼬뿌 합시다(^-^) .
교수님 뿌듯하시겠습니다. 회복 잘 하시길 바랍니다.
기무즐달팀의 수장이신 교수님! 축하드립니다. 회복 잘하시길 바랍니다. 교수님 힘
훌륭히 잘 해 내셨군요. 축하합니다.
교수님! 저는 풀코스 뛰면서 주위의 풍광과 소감을 교수님처럼 느껴본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교수님의 후기는 저에게 풀코스를 다시한번 뛰겠끔하였습니다. 그리고 저에 대한 애정 감사하게 받겠습니다.교수님! 항상 즐달하시는 교수님은 저에게 마라톤계의 "고수"로 모시겟습니다. 항상 행복하십시요!! 교수님! 힘!!
완주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언제나 귀감이 되시는 교수님은 우리 모두의 자랑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주로에서 보니까 잘 달리시는 것 같았습니다 회복 잘 하시기 바랍니다
김교수님 기록단축을 축하드립니다. 항상 성실하고 즐겁게 달리는 모습이 존경 스럽습니다...
좌로 우로, 았따 와 이리 옆으로 글이 기노. 달리기에 관한 열정 못지 않게 좋은 기록으로 완주하심에 축하의 말씀드립니다. 얼마전 모 마라톤 잡지에 60세 썹3 기사가 실려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제 판단에 교수님은 60이 되시기 전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일취월장하시는 교수님의 완주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 인제 교수님께서는 기무즐달팀에서 탈퇴하셔야겠습니다. 기신즐탐팀을 새로 만드심이...
교수님 기록이 정말 놀랍습니다. 항상 뛰면서 행복해하시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교수님! 축지법이 진짜로 몸에 배신 것 같습니다.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