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모의 여정 “기도, 순종, 추종”
2026.8.6.목요일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다니7,9-10.13-14 마르9,2-10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죽음입니다. 마지막 죽음은 아무도 예상할 수 없습니다. 쓸쓸히 사라져가는 많은 이들의 죽음 소식을 들으면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평생 온갖 고초를 겪다가 허무하게 끝나는 인생들이 태반입니다.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자비송 기도와 더불어 “어떻게 살아야 하나?” 묻게 됩니다. 어떻게 품위 있는 삶에,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겠는가 생각합니다.
제가 12년전 산티아고 순례 여정 후 지금까지 절실한 마음으로 사용하는 강론 주제가 <여정>입니다. 앞으로도 살아 있는 그날까지 늘 염두에 두고 살게 될 여정이란 말마디입니다. 목표 없는 막연한 삶이 아니라 하느님의 집을 향한 여정이라는 것입니다. 하여 제목도 회개의 여정, 믿음의 여정, 귀가의 여정, 성화의 여정 등 무수히 많습니다. 창문 밖을 바라다 볼 때 마다 떠오르는 여정과 관련된 두 편의 자작시가 생각납니다.
“그냥 바라보는 풍경보다
窓門 통해 바라보는 풍경이
새롭고 깊고 신비롭게 느껴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평범한 일상도 마음의 窓門 통해 바라다보면
참 새롭고 깊고 신비롭다
‘깨달음의 여정’을 통해 깨끗해지는 마음의 窓門이다“<마음의 窓門;2006.8.>
“창문 밖 풍경은 살아 있는 그림, 살아 있는 성경
창문 밖을 통해 해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지나가고
날마다 새벽, 아침, 점심, 저녁, 밤이 지나간다
구름도 흘러가도 새들도 날아간다,
창문 밖을 바라보며 배우는 인생,
하루를 평생처럼 평생을 하루처럼 살아야함을
또 매사 창문 밖 풍경 바라보듯
거리를 두고 초연히 바라봐야 함도 배운다
아, 계절을 볼 수 없어 철없는 사람들 부지기수인,
시간을 볼 수 없어 때를 분별 못하는 사람들 부지기수인 오늘의 현실
자연을 떠나 업보다
저녁기도 시간, 짙어가는 어둠,
창문 밖을 바라 볼 때마다 시점을 묻는다
‘내 인생 몇 시이지?’, ‘내 인생 어느 계절이지?“<내 인생 시점은?; 2006.8.>
오늘 옛 현자의 가르침도 삶의 여정에 좋은 도움이 됩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근심도 말라,
어려움 앞에서도 스스로의 존엄을 지키라.”<다산>
“곤궁에는 운명이 있음을 알고, 형통에는 때가 있음을 알고, 큰 어려움에 처해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성인의 용기다.”<장자>
삶의 여정 중 자주 상기해야할 주님의 말씀입니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오늘은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입니다. 복음의 위치가 절묘합니다. 주님의 첫 수난과 부활을 예고하신후 의기소침해 있던 제자들에게 주신 주님 변모체험의 선물입니다. 십자가의 여정에 주님 부활의 영광을 앞당겨 체험시킴으로 힘을 주시려는 주님의 배려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즉시 여기서 착상한 강론 제목이 바로 <변모의 여정>입니다. 주님의 변모와 더불어 우리의 변모를, 변모의 여정을 생각했습니다. 주님의 변모의 여정에서 배워야 할 세 필수 요소를 나눕니다.
첫쩨, 기도입니다.
오늘 복음의 서두 장면은 그대로 기도의 은총임을 깨닫습니다. 예수님은 최측근 제자들인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을 따로 데리고 산에 오르신 후 함께 기도하셨음이 분명합니다. 예수님은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셨는데 그분의 옷은 이 세상 어떤 마전장이도 그토록 하얗게 할 수 없을 만큼 새하얗게 빛났다 합니다.
제자들이 몸소 주님의 영광스러운 변모와 더불어 엘리야가 모세와 함께 나타나 예수님과 대화의 나눔을 체험한 것입니다. 제자들의 놀람은 상상을 초월했을 것입니다. 주님의 영광스러운 변모와 더불어 제자들 역시 주님처럼 마음도 몸도 변모되었을 것입니다. 우리 역시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의 변모체험을 통해 우리도 점점 주님을 닮아 참나의 모습으로 변모됨을 믿습니다.
둘째, 순종입니다.
주님의 변모와 더불어 모세와 엘리야를 목격한 베드로의 집착의 반응이 지나쳤습니다. 베드로의 심정을 이해합니다만 누구도 독점할 수 없는 주님이요 성인들입니다.
“주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원하시면 제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주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
제자들이 변모체험에 집착하는 순간 하늘에서 들려오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즉각적인 명령이 당신의 아드님, 예수님 말씀에 순종하라는 것입니다. 다니엘 예언자가 이미 예수님의 신원을 정확히 예고하고 있습니다.
“그에게 통치권과 영광과 나라가 주어져, 모든 민족들과 나라들, 언어가 다른 모든 사람들이 그를 섬기게 되었다. 그의 통치는 영원한 통치로서 사라지지 않고, 그의 나라는 멸망하지 않는다.”
이미 부활하신 파스카의 예수님을 통해 실현되고 있는 하늘나라입니다. 그러니 세 제자들과 우리가 할 일은 하루하루 날마다 그분의 말씀에 순종하는 길뿐이겠습니다.
셋째, 추종입니다.
제자들을 격려하시는 주님의 말씀이 감동적입니다. “일어나라, 그리고 두려워허지 마라.” 당신의 변모신비체험을 당신 부활의 그때까지 발설하지말고 다시 일어나 묵묵히 당신을 따르라는 것입니다. 주님의 변모를 체험한 제자들의 내면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입니다. 이제부터 우리도 주님 부활의 영광을 내다보며 자발적 기쁨으로 하루하루 날마다 주님을 따라 십자가의 여정을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 감사송이 주님 변모 축일의 의미를 잘 요약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뽑힌 증인들 앞에서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시고, 당신의 모습이 온통 찬란히 빛나게 하시어, 제자들 마음속에서 십자가의 걸림돌을 없애 주셨으며, 머리이신 당신에게서 신비롭게 빛난 그 영광이, 당신 몸인 온 교회 안에도 가득 차리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셨나이다.”
이미 주님 변모의 찬란한 빛이 교회를 우리를 환히 비치고 있음을 봅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날로 주님을 닮아가는 <변모의 여정>에 참 좋은 도움이 됩니다. 아멘.
- 이수철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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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리스도께서는
뽑힌 증인들 앞에서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시고,
당신의 모습이 온통 찬란히 빛나게 하시어,
제자들 마음속에서
십자가의 걸림돌을 없애 주셨으며,
머리이신 당신에게서 신비롭게 빛난 그 영광이,
당신 몸인 온 교회 안에도 가득
차리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셨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