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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성시대 카라멜 라떼
그는 60년대 어느 시골에서 태어났다.
공부를 그럭저럭 잘한 덕에 명문고등학교를 다니고, 형제들 가운데 유일하게 대학에 진학했다.
그의 고등학교 동문들은 교사, 의사 등 소위 말하는 '좋은 직업'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특출난 사람은 아니어서, 잘나가는 그들에 비해서 평범한 삶을 살게 되었다. 그는 소심한 사람이었지만, 평범한 삶에 만족할 정도로 소박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에게는 성공과 출세에 대한 욕망이 있었다.
그는 혼기가 차서 선을 보게 되었다. 욕심이 없어 보이는 여자였다. 외모도 서구적으로 예쁜 편이었다. 그는 여자의 그런 점이 마음에 들었고, 여자와 몇 개월의 연애 끝에 결혼을 했다.
결혼 후에 그의 아내는 그가 집이 있다고 말한 것이 거짓이었음을 깨달았으나,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작은 월세방에서 그와의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그의 아내는 활기차고 강한 여자였고, 그를 사랑했다.
얼마 후 아내는 아이를 임신했고, 다음 해 여름에 첫딸을 출산했다. 그는 직접 아이의 이름을 지었다. 딸은 속눈썹이 긴 것이 그를 닮았다.
그는 딸이 사랑스러웠다.
첫아이를 낳은 지 얼마 안 되어 아내는 또 아기를 가졌고, 그해 겨울에 둘째딸을 낳았다.
연년생으로 아이가 둘이나 생긴 탓에 더욱 바빠졌다.
아내는 몇년 뒤 세번째 임신을 했다. 한참 태교를 하던 아내는 피가 비치자 동네 산부인과로 달려갔지만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듣고 배를 쓸어내렸다.
하지만 피는 멈추지 않았다. 아내는 다른 산부인과에 다시 가서 진찰을 받았다. 유산이었다. 아내는 의사의 말을 듣고 울며 집에 돌아갔다.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았지만 울음을 멈출 수 없었다.
한번의 유산으로 아내는 충격을 받았지만, 이내 회복했다. 아내는 밝고 긍정적이었다. 외모도 어디 가서 뒤쳐지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아내는 자긍심이 강했고 당당했다.
그는 아내의 그런 모습에 서서히 위축되기 시작했다. 아내는 고분고분한 성격이 아니었고, 그는 아내에게 위축되는 자신에 화가 났으며, 아내에게 열등감이 생겨났다.
아내는 얼마 뒤에 다시 임신을 할 수 있었다.
네번째 임신이었다.
세번째로 태어난 아이도 딸이었다. 그의 장모님은 당신도 딸만 내리 셋 낳다가 막둥이 아들을 낳았기에, 아내가 딸만 셋 낳은 것은 당신의 죄라며 울었다.
하지만 그는 아무래도 좋았다.
그는 막내딸이 태어날 즈음부터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내에 비하면 외모가 부족했지만, 자신에게 아양을 떨어주고 고분고분했다.
그때 첫째딸의 나이가 겨우 다섯이었다.
그는 공부는 썩 했지만, 똑똑한 사람은 못 되었다. 철저하지도 않았다. 안 그래도 가난한 살림에 애인의 구두며 가방을 사줬던 탓에, 그의 외도는 오래 감춰지지 않았다.
그의 애인은 돌연 그의 아내 앞에 나타났다. 그가 사준 값비싼 장신구들을 들고.
그리고 비웃었다. 이게 다 네 남편이 사준 거야.
아내는 자신의 불행 앞에서 눈물만 흘리는 가련한 여자가 아니었다. 아내는 친정 어머니와 상간녀의 집에 찾아가 머리채를 잡고 흔들었으며, 집의 물건들을 부수었다.
그 여자도 가정이 있었다. 그 여자의 남편도 자기 아내가 바람난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맞는 걸 보고만 있었다.
상간녀는 애인의 아내와 장모의 폭행을 피해 다른 방으로 도망쳤고, 문을 잠그고 애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헐레벌떡 달려와 자기 애인 편을 들었다.
상간녀는 아내에게 그와 이혼해달라고 했다. 세 딸도 자신이 키우겠다고 했다. 하지만 아내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아내는 그를 어르고 달래었다. 아내는 그에게 실망했지만, 아직 그를 용서해줄 여유가 남아 있었다.
하지만 그의 외도는 상대방을 바꿔가며 계속되었다.
그는 외도를 완벽하게 숨기지도 못했다. 들킬 게 뻔한 거짓말을 했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매번 들켰다.
아내가 그에게 사준 중형차에서 다른 여자와 관계한 흔적이 남아 있다든가, 카메라에 다른 여자의 사진이 있다든가, 휴대전화에서 은밀한 문자가 발견된다든가.
이미 아내가 싫어졌다고 말한 그였다. 그는 점점 뻔뻔해졌다.
그 사이에 화도 내보았지만, 듣기 싫다는 말과 폭행만 돌아올 뿐이었다. 밝고 긍정적이었던 아내는 점점 생기를 잃어갔다. 살고 싶지가 않았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어린 딸이 셋이나 있었다.
잠옷 차림으로 시아버지에게 집밖으로 쫓겨났던 어느 날이었다. 아이들은 제 엄마가 할아버지에게 끌려나가는 걸 보며 어쩔 줄 몰라 소리 높여 울었다.
아내는 얼마 뒤 집에 들어올 수 있었다. 그리고 화장실에 들어가 한참을 울다 나와 아이들을 안으며 말했다.
엄마는 너희 때문에 사는 거야.
아내도 울었고, 아이들도 울었다.
그의 문제는 외도뿐만이 아니었다. 아내에게 도장을 찍게 해서 그녀를 빚 보증으로 세웠다. 아내는 별것 아니라는 그의 말을 믿었다. 설마 그렇게 속이기까지 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빌린 돈으로 사업을 했지만 망했다. 그러고 나서야 아내는 그 사실을 알았다.
아내의 친정에서 빚을 갚는 걸 도와줬지만, 언제나 친정에서 아쉬운 소리를 하는 것은 아내였다. 그는 장인과 장모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고 싶지 않았다. 외도를 들켰을 때 그들에게 모욕 당한 것을 생각하면 자존심이 상했다.
딸들은 알아서 잘 자라는 것 같았다. 유치원 다닐 때 쯤이면 다 알아서 하더라. 딱히 신경 써주지 않아도 첫째가 동생들을 잘 챙길 것이다.
그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그의 딸들은 가정불화 속에서 부모 없는 애들 마냥 위축되어 살고 있었다. 머리카락은 온통 엉켜 있었고, 옷도 이상하게 입고 학교에 갔으며, 잘 씻지도 못했다.
첫째는 엄마가 아빠에게 화나 가출을 하면 동생들의 머리를 묶어 주어야 했다. 하지만 첫째도 자기 머리도 제대로 못 묶는 초등학생 어린애에 불과해서, 동생들의 머리카락은 지저분하게 묶였다.
막내가 유치원에 안 가겠다고 떼를 쓸 때도 고역이었다. 첫째는 자신이 언니라는 사실이 원망스러웠다.
아이들은 밤중에 종종 고함소리를 듣고 깼다. 그리고 그것이 부모님이 싸우는 소리라는 걸 알고 베개가 축축해질 때까지 울다 지쳐 잠들었다.
다음 날 아침 일어났을 때 부모님 중 한명이 집을 나가지 않았길 기도하면서.
에고...계속 쓰려고 하니까 너무 길어질 거 같아서 여기서 끝내야겠어.
이건 우리 아버지에 대한 글이고, 첫째로 등장하는 게 나임(어렸을 땐 예쁜 아기였지만 지금은...ㅎ)
소설처럼 쓰기는 했는데 다 사실이고, 과장되거나 꾸며진 건 없어...
아빠와 엄마에게 들은 걸 저런 형식으로 쓴 것뿐입니다!
이렇게 쓴 이유는 '우리 아빠는 열등감이 많아서 엄마한테 자기가 딸린다고 생각했나봐' 이런 식으로 쓰면 이상할 거 같아서ㅋㅋㅋㅋㅋ
그런데 사실 그대로 쓰려고 하다 보니까 재미는 없는 거 같아...◐ㅅ◐ ◑ㅅ◑...(눈치)
우리 부모님 이혼하셨고, 아버지랑 같이 안 산 지는 꽤 됐어. 그런데 아버지가 나랑 동생들 키울 경제적 지원을 거의 안 해주심. 전에 아주 가끔 한달에 10만원 정도 보냈다는데 누구 용돈 줍니까...?
내 아버지가 개새끼라고 단호하게 말할 수 있는 게, 외도랑 빚 문제, 자식 방임 문제만 있는 게 아님...
엄마가 아빠 바람 핀 거 알고 외가에 가서 말했는데, 엄마의 여동생이자 내 이모가 그러더래.
사실 형부가 자기 강간하려고 했다고.
당시 이모는 미혼이었고, 다른 지역에서 있다가 기차 타고 본가에 오는 날이었어.
엄마는 당시 면허도 차도 없었고 아빠한테 부탁해서 자기 여동생 좀 차로 데리고 와달라고 했지. 밤이기도 했고 젊은 여성인 이모가 혼자 오는 건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엄마는 그게 여동생에게 더 위험한 선택이었다는 걸 몰랐던 거야.
아버지는 이모를 차에 태워서 으슥한 공원에 데려가서 덮치려고 했대. 이모가 반항하니까 멈추긴 했는데...
이모는 자기 언니의 남편이니까 말도 못하고 속으로만 끙끙 앓으며 살았던 거야.
그런데 이모가 미혼일 때면 내 나이가 많아봐야 세 살이었음...
이모의 아들이랑 나랑 세 살 차이거든...아마 내가 엄청 어릴 때일 거야.
뭐...경찰에 신고가 안 됐을 뿐이지 한마디로 강간 미수범이지. 그것도 처제를...
내 잘못도 아닌데 이모한테 죄송하더라고. 같은 여성으로서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ㅠㅠ
아버지 개새끼...씹치새끼...!
솔직히 닮았다는 사실도 수치스러움.
담담하게 써보려고 노력했는데 어떤지 모르겠네ㅇㅅaㅇ
음...뭔가 갑작스럽지만 여기서 마무리 짓겠습니다...
홍콩방에 안 맞는 글이거나 문제 있으면 말해줘요
바로 지울게!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5.10.03 22:27
여시야 내가 많이 사랑해
아빠들중 문제있는서럼 많은듯. 우리집도 그래. .. 이혼도 안해줘개쌔끼 ㅅㅂ ....
글쓴여시 앞으로 좋은일만있길!!
ㅠㅠㅠㅠ아진짜 왜케 울컥하지.... 뭔가 나랑 비슷해 가정사가.... 여시야 진짜 우리 둘다 힘내자 !!!!!!!!!!!!!!! 내가이래서 한국남자랑결혼안할거야 시발...부들부들..
아이들은 밤중에 종종 고함소리를 듣고 깼다. 그리고 그것이 부모님이 싸우는 소리라는 걸 알고 베개가 축축해질 때까지 울다 지쳐 잠들었다. 다음 날 아침 일어났을 때 부모님 중 한명이 집을 나가지 않았길 기도하면서. 이부분 너무 공감된다..글 담담하게 잘썼어 요시
여시야 야무지게 행복하게 살아 정말
와 진짜 별 씹치 다 있네. 여시는 똘똘한거 보니 역시 한남충은 씨만 받고 죽이거나 가둬야할듯
언제나 여시에겐 행복한 일만 가득하길..
덤덤하게 글 썼을 여시 마음을 헤아리지 못할 정도다... 여시야 앞으로 늘 행복한 일만 기다릴거야 아름답고 씩씩한 어머니 밑에서 자랐지만 어머니보다 더 아름답고 더 씩씩하게 그리고 다른 인생을 살거야... 여시야 사랑해
토닥토닥 안아주고싶다
이제 행복한일 가득할거야
사랑해♥
여시 진짜 담담하게 써서 더 마음아프다...여시 실화일줄 몰랐어...여시 꼭 꽃길만걸어♥많이 힘들었어도 앞으로의 미래는 좋은일만 가득할거야 내가 꼭 빌어줄게.
아 ㅅㅂ...너무화난다진짜 여시야 앞으로 여시가 항상 행복하기만을 바랄게..
연어하다가 왔어 여시 행복하게 잘지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