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자매간에 가깝게 지냈다 하더라도
16년이란 긴 세월을 뒷바라지 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닐겁니다.
예전에 제가 남편을 먼저 저 세상으로 가게 만든 죄로
지금 영어의 몸이 되어 있는 친구와 편지 나누는 이야기 올린 적 있습니다.
물론 그 편지는 지금도 계속 되고 있지만요...
어제 택배를 하나 받았습니다.
그 친구의 언니가 옥돔을 한 상자 보내 주셨네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언젠가는 한라봉도 보내 주셨고..
옥돔은 작년에도 보내 주셨고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고마운 마음에 전화를 드렸더니
"남편이 아팠다면서..?"
"네..어떻게 아세요? **가 이야기 했나 보군요."
"응 그래..이야기 하더라.."
모범수가 되면..한 달에 다섯번씩 전화를 할 수 있다더군요.
내게도 가끔 전화가 걸려 옵니다. 그러나 정해진 3분안에 통화 하기란
그리 긴 이야기는 할 수가 없었습니다.
편지에 지금 내가 처한 생활등을 적어 보내다 보니 남편 이야기도 하게 되었고
이렇게 친구의 언니에게서까지 남편의 안부를 듣게 되네요.
머지않아 밀감도 곧 보내 줄 것이라며 오히려 자신이 더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다가 남편이 들어 온다며 서둘러 전화를 끊어 버리더군요.
지난 번 고향에 내려갈때 그 친구가 이런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고향에 가거든 자신의 어머니는 만나지 말아 달라고...
나를 보면서 자기를 생각할 것이고 어머니 마음이 얼마나 쓰라리겠냐고...
제가 이렇게 답장을 보냈었네요..
고향에 내가 내려왔다는 소식을 접하면
내가 찾아 뵙기 전에 너희 어머니가 나를 먼저 찾으실 것 같다고...
왠지 그럴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친구도 그리고 언니도 친구의 어머니도..세 모녀가 참 인정스럽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내려가자마자 수박 두 통을 사 들고 먼저 찾아 오셨습니다.
내 손을 잡고 그저 고맙다는 말씀만 연신 하시더라고요.
친구가 가끔 편지로 언니가 자신을 위하여 많이 고생한다고 써서 보내 주는 걸
읽었지만 동생 때문에 언니도 참 힘든 고비를 겪었다는 걸 전 이번에
고향에 내려가서 다른 친구를 통하여 알게 되었습니다.
동생 때문에 언니마저 시집식구들에게서 이혼 당할 뻔 한 사연과
그리고 남편은 지금도 처제일이라면 별로 좋지않은 시선으로 대한다는군요.
동생이 그랬으니 언니도 다분히 그럴 소지가 있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이혼을
요구 했었고..지금도 그 일에 대해서는 마음이 닫혀 있나 봅니다.
그런 소식을 접했었기에 동생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던 언니가 남편이
들어 온다며 서둘러 전화를 끊는 이유도 알게 되었습니다.
갇혀 지내는 사람은 지금 아무것도 모릅니다.
언니가 자신 때문에 그런 힘든 삶을 살아 온 것도...
그리고 늘 눈치보며 지금도 생활하고 있다는 것도...
동생을 원망하기 보다는 그저 애처로운 마음으로 바라보는 그 언니를 보면서...
자신을 뒤돌아 보게 되더군요.
난 과연 내 동생이 그런 입장이라면 그렇게 오랜 세월 동생을 위하여 이렇게 헌신
할 수 있었을까...하는 그런 생각을요...
이 언니의 지금 삶이 마음은 동생때문에 무겁지만 경제적으로는 어렵지 않음에
다행이란 생각도 듭니다.
자신의 동생을 외면하지 않고 편지라도 나눠주는 내가 이 언니는 너무 고맙게
마음에 다가왔나 봅니다.
그래도 한 두번에 끝내도 될 일을 이렇게 철마다 이것저것 보내 주셔서
이 고마움 다 갚으려면 이 친구를 위하여 오늘도 편지 한 통 또 써야 될 것 같네요..
이래서 물보다 피가 진하다는 말이 있나 봅니다.
핏줄이란 바로 이런것을 두고 말함이 아닐까..그런 생각도 해 보면서요..
첫댓글 피는 물보다 진하다지만.. 때로는 물만 못한 경우도 주변에서 보게 되지요.. 생각나네요.. 언젠가 희야님께서 올리신 글.. 첨에 좀 충격적이었는데.. 두분의 우정과 그분 가족들의 우애에 다시 한번 감동합니다.
예전 글 기억해 주시네요..전 그 언니를 보면서 감동 받습니다. 오빠들과 남동생과는 연락이 안된다던데...형제자매라고 다 같을 수는 없나 봅니다.
나도 사실 친구의 형부와 같은 생각을 좀 했던건 사실입니다.. 희야님의 우정도 그렇게 좋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요.. 하지만 오늘보니 나의 생각이 잘못 되었네요... 두분의 우정 영원하시길 빕니다.
지난 일요일 열차관광간다고 기분좋게 경북구미를 지날즈음 내게 날려든 비보.. 질녀(형님딸)의 사망...형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세자매가 엄마모시고 서로 의지하며 살았는데...41세의 둘째가 병마를 이기지못하고...첫째조카가 그제(3일) 영락공원에서 화장이 끝날때까지 영정앞에서 대화하며 서 있는것을 보고... 역시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걸 느꼈네요...또한 남자형제보다 애틋한정은 여자가 더 많은것 같고...희야님 친구의 언니도 남편의 눈치를 봐가며 그러는것도 자매간의 우애가 깊기 때문이겠지요.
전 예전 친구의 모습만 기억합니다. 죄를 짓기 전 모습이요.. 정상적인 상태에서 그런 일은 하지 않았으리라..그렇게 믿어 보면서 친구를 이해 하곤 합니다. 형부의 마음이 저도 이해는 되지만..그래도 이만큼 세월이 흘렀으니 이젠 이해하며 살아 주셨으면 얼마나 좋을까..그런 생각도 드네요..
언니분의 고초도 크셨네요..지금도 계속되고있고...동생뒷바라지 오랜기간동안 하는것 쉽지가 않지요..두분의 우정도 잘 지속하시기 바랍니다....
전 그정도까지 언니가 힘든 상황을 겪었으리라는 생각은 못했었네요..동네 친구로부터 그 이야기를 들으며 그 언니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잖아요..물론 우리의 우정도 계속됩니다.
친구와 희야님 그리고 언니 모두 참 고운 마음씨를 가졌네요..아무리 친구라해도 언니라해도 외면 하면 그만인것을...비슷한경우를 봤는데..백혈병에 골수 맞는형제가 있어도 이식을 거부해 세상떠나는 사람도 봤는데..그러고 보면 살아내기를 잘해야 겠다는 생각을 해 보네요 ! 어떤마음 어떤생각을 갖느냐에 따라 세상은 밝아지고 어두워 지니..희야님 친구분 나올때까지 세분 모두 화이팅 보냅니다.!!
향기님 고맙습니다..좋은 모습으로 바라 봐 주셔서요..언니이니까 가능한것 같아요..만약 언니와 동생이 입장이 바뀌었다면 언니처럼 하기는 좀 힘들지 않았을까..그런생각도 문득 드네요..사람은 자신이 힘들때 함께 해 주던 사람이 가장 기억에 남는게 아닐까요..?
지난번 글을 보고 마음이 아팠어요. 물론 친구분이 큰 잘못을 했지만.. 희야님 말씀처럼 피는 물보다 진하지요. 제가 투병을 하며 느낀 것도 혈육은 어려울 때 함께하는 농도 짙은 끈끈함이더군요. 저도 그 상황이라면 친구분 언니처럼 희생했을 것 같네요. 희야님의 아름답고 애틋한 우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고맙습니다..지난번 글까지 기억해 주시고..투병 생활을 하셨었나 보군요,,형제자매들의 깊은 사랑 많이 받으셨다니 다행입니다.위에 향기야님 댓글처럼 외면하는 형제들도 많은게 사실인데...지금은 다 나으신 거지요? 건강한 몸 되찾으시길 빌어 드릴게요..
가슴 찡한 사연이군요,,,,,잘 읽고 갑니다,
네..마음아픈 이야기지요.. 읽고 흔적 남겨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렇게 하면 안되는 줄 알면서도 남 아닌 핏줄이기에 맘 고생할 때 많아요~ 하지만 어려움에 냉정하게 모른체 할수 없음에 님의 글 동감합니다. 좋은 언니 두셔서 행복하시겠어요. 두분 모두 건강하세요~
죄는 지었지만 친구가 이쁘고 참 괜찮은 친구였어요..친구보다 언니가 훨씬 더 괜찮은 사람이라는걸 이번에 잘 알게 되었습니다. 좋은 언니 둔것도 그 친구 복일거에요.. 날개님도 늘 건강하시길요...
언니이기에 감당하고 언니이기에 할수있는일 아닐까해봅니다. 글을보며 나라면 어땠을까 싶은...좋은 우정 오래 오래 간직하십시요...
고향에 내려 갔을때 늦은 밤에 내가 만일 그 친구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지금처럼 하지 못했을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때 신세진게 있었기에 갚아야지...그런마음으로 시작한게 지금까지 오게 되었네요..누구에게나 계기라는게 있나 봐요..
건강해야 형제도 있고,자매도 있고 칭구도 있고,,,,,,남편도 있어요. 남의일이 아니군요.가슴아픈사연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가장 소중한게 건강이라고 하잖아요..그 친구도 건강한 모습으로 이 사회에 나왔으면 좋겠네요..자꾸 아프다는 소식을 듣다보니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언니된입장으로써 친구언니의 입장을 생각하니 저자신 부끄러뤄지려 하네요. 우정 잘 쌓으셔서 오래오래 좋은 친구 되시길요.
저도 친구언니를 보면서 많은 반성을 하게 되더이다. 부모와 똑같은 심정으로 바라보는 그 언니의 마음을 알고나서는 내 자신이 저도 부끄러워지던걸요... 5년간 편지로 쌓은 우정 잘 이어나가야지요..
울컥해지는 가슴 안고 갑니다~~
슬프고 마음 아프지만...이젠 이 사회에서 함께 할 수 있다는 기약이 있으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고운 마음의 자매와 희야님을 보며 자신이 부끄러워 지는 시간입니다....
전 빼 주세요..ㅎ 두 자매는 정말 우애가 깊었었나 봐요. 저도 부끄러운걸요..이 두 사람을 보면서... 좋은 주말 보내시길요...
잔잔한 감동을 느끼게 합니다. 애틋하네요.
여기까지 와서 읽으셨네요..ㅎㅎ 네.애틋하지요..너무 안타깝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