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은 2024. 12. 30(음11월 30일) 월요일.
오늘까지는 음력 11월 동짓달이고, 내일부터는 음력 섣달 12월 초하루가 시작된다.
을사년은 2025년 1월 29일(음1월 1일)부터 시작된다.
아직도 한 달 뒤에 오는 을사년(乙巳年)인데도 뉴스에서는 벌써부터 을사년인 것처럼 12띠의 하나인 뱀을 논한다.
을사년은 육십갑자(六十甲子)로 헤아리면, 마흔두 번째 해이다.
아직 오지도 않은 내년이다.
아직 한달이나 남았는데도 벌써부터 뱀띠 운운하는 언론보도에 나는 치를 떤다.
동양(중국 한국 일본 등)에서는 12개 동물 이름으로 해마다 오는 해를 가린다.
'자축인묘 진사오미 신유술해'
쥐(子), 소(丑), 호랑이(寅), 토끼(卯), 용(辰), 뱀(巳), 말(午), 양(未), 원숭이(申), 닭(酉), 개(戌), 돼지(亥) .
내가 보기에는 개지랄하는 음력 띠이다.
나한테는 그냥 서양의 양력이 훨씬 낫다.
서기 000년으로 따지면 얼마나 쉽고, 이해하기 좋던가?
이제 한 달 뒤에는 뱀의 해가 온다. 그것도 푸른 뱀띠란다.
뱀은 얼마나 귀여웁고, 사랑스러운 애완동물이던가!
당신들은 산과 들 그리고 강가에 가서 뱀을 보거든 손을 내밀어서 뱀 대가리를 움켜쥐고는 재미나게 놀기 바란다.
2.
나는 집나이 일흔일곱살(만나이 75살)이며, 지금껏 살아 있다.
나는 쌍둥이, 쌍둥이 형이었으나 아쉽게도 지금은 나 혼자서 산다.
동생은 서울에서 대학 다니다가 1969년 8월 여름방학 때에 고향 시골집에 왔고, 바깥마당에서 놀다가 저녁 무렵에 소변 보려고 울안으로 들어가다가, 야외에 있는 변소간 입구에서 뱀한테 물렸다. 내가 신장로로 뛰어가서 어쩌다가 지나가는 택시를 불러서.....10여km 떨어진 대천병원에 급히 갔고, 동생은 응급치료를 받았으나 .... 밤새껏 처절하게 몸부림 치다가 다음날인 8월 10일에 죽었다.
형인 나는 동생이 죽는 모습을 지켜보며 얼마나 몸서리치며 치를 떨었던가!
충남 보령시 웅천읍 구룡리 화망마을에 있는 내 시골집은 산 아래에 있다.
집 뒤 밭은 야산으로 연결되고, 집 앞에는 채전밭이 있고, 바로 밑에는 무논(물논)이 있어서 늘 야생동물이 집 주변으로 들락거린다. 이따금씩 파충류인 두꺼비 맹꽁이 개구리들이 튀어오르고, 똬리를 트는 뱀도 슬그머니 울안으로 들락거린다.
정년퇴직한 뒤 시골로 내려간 나는 시골집에서 머물 때에는 삽을 늘 내 곁에 둔다.
뱀이 눈에 띄이면 삽으로 찍어서 잡아내야 한다.
이삼해 전이었다. 밤중에 자다가 일어나서 방문을 열고 부엌방에 내려섰다가 문득 부엌 안에서 뱀을 보았다.
아내를 조용히 불러서 삽을 가져오라고 부탁했고, 나는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뱀을 노려보았고, 위기를 느낀 뱀도 꼼짝도 하지 않은 채 나를 노려보았다. 서로를 노려보았다.
아내가 가져온 삽으로 뱀을 겨냥하고는 급하게 내리찍었고, 거듭 으깨어서 잡아죽였다.
1969년 8월 10일. 쌍둥이 동생은 형인 나보다 훨씬 체구가 컸는데도 뱀한테 발을 물려서 다음 날 죽었다.
이런 경험을 가진 나한테는 뱀은 정말로 무서운 동물이다.
벌써 수십년 전의 일이나 나한테는 그날의 긴박한 상황이 결코 지워지지 않는다.
3.
한국의 뱀은 독사 4종(25%)과 무독성의 뱀 12종을 포함하여, 총 16종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도마뱀, 장지뱀과 제외)
그 중 살무사, 쇠살무사(불독사), 까치살무사(칠점사), 유혈목이(화사)는 맹독을 지닌 독사이다.
독사는 독을 침투시킬 수 있는 독니와 독이 없다면 아주 연약한 동물이다.
독사는 자기 자신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해 최선의 무기인 강력한 독을 지니게 된 것이다.
무독성 뱀 : 먹구렁이, 황구렁이, 능구렁이, 능사, 대륙유혈목이, 석화사(누룩뱀), 실사, 수사(물뱀), 기름사, 비바리뱀 등 12종이다.
무독성의 경우, 독이 없으므로 독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자신을 보호한다. 독사보다 빠른 동작과 독사보다 높은 번식력으로 종을 이어간다.
뱀은 의도적으로 인간을 물거나 추격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자신의 몸을 만지거나 밟으면 그 누구도 용서하지 않는 습성이 있다.
아래는 한국의 뱀 종류의 일부이다.
뱀(巳)은 얼마나 귀여웁고 사랑스럽던가?
뱀을 보거든 팔뚝과 손가락을 내밀어서 뱀을 톡톡 건드려보자.
뱀도 신이나서 아가리(주둥아리, 입)을 크게 벌려서 긴 혀를 날름거리면서, 까르르 웃을 것이다.
사진은 인터넷으로 검색했다.
용서해 주실 것이다.
마우스를 대고 누르면 보다 큰 비암(독사)을 볼 수 있다.
4.
요즘 국내의 국가공무원들 특히나 정치계와 관련된 주요 인사들을 보면 마치 맹독사를 보는 것 같다.
긴 혀를 낼름거리면서 거짓말을 상투적으로 하고,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물어뜯고, 목을 옭아서 죽이려고 하는 꼬라지들이다.
여당 야당의 정치가들, 이를 지지하는 열성 당원들, 머저리보다는 약간 더 똑똑한 어떤 국민들은 맹독성을 지녔다고 여겨진다.
지구에서 가장 똑똑하고, 가장 독살스럽고, 가장 정다웁고, 가장 사랑스러운 동물이 바로 인간이다.
아쉽게도 가장 똑똑하면서도 가장 무서운 양면성을 지닌 독종동물이다.
지구에 존재하는 그 어떤 동물보다도 더 잔혹하고 무서운 게 바로 상대방을 적대시하는 어떤 인간과 그 집단이다.
뱀 그 자체는 시시하다. 내가 삽을 움켜쥔다면 금방이라 때려잡을 수 있지만 인간집단은?
오히려 내가 겁을 지레 먹고는 무서워서 설설 기다가는 슬그머니 사라져서, 잽싸게 도망쳐야 한다.
맹독사보다 더 무서운 게 정치적으로 잘난 인간이며, 집단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최고권력, 특별권력을 가졌다면....
국제정치학, 한국정치사, 헌법학, 행정학, 행정법 등에 대해서 왈왈거릴 것 같은데도 입 꾹 다문다.
세상은 엄청나게 빠르게, 넓게, 높게, 깊게, 힘있게 변하기에 집나이 일흔일곱살 먹은 늙은이가 무엇을 제대로 알까 싶다.
그저 촌구석에서 삽으로 흙이나 파고, 호미로 잡초(풀뿌리)을 캐내는 텃밭 농사꾼이나 되고 싶다.
함께 살던 어머니가 만95살이 된 지 며칠 뒤에 돌아가셨기에 나 혼자서 한적한 산골에서 살기가 뭐해서 처자식이 있는 서울로 되올라왔고, 요즘에는 고층아파트 좁은 방 하나를 차지하고는 징역살이하는 것처럼 갇혀서 지낸다.
마땅히 할일이 없기에 그저 날마다 컴퓨터를 켜서 사이버세상에나 들락거린다.
나한테는 세상사가 다 時時한 것이 아니라 그냥 다 詩詩하다.
때문에 날마다 <국보문학카페>에 들러서 문학적인 글을 읽고, 나도 생활글 쓰는 것이 훨씬 값지고, 더 가치가 있다.
덜덜덜 후들후들 떨면서 글 썼기에 오탈자가 많을 터.
이쯤에서 글 마친다.
2024. 12. 30. 월요일.
나중에 보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