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의 정' 님께서 요즘 갈비찜을 화두로 카페를 즐겁게 해주셨는데
갈비찜..하면 잊을수 없는 얘기가 있어 올려봅니다.
작년에 부모님을 모시고 한달간 미국에 렌터카 여행을 다녀왔는데요.
마켓에서 장봐서 밥해먹는 재미도 솔솔 하더라구요..
근데 미국 소고기가 싸고 질좋고 넘 맛있는거예요..
미국내에서 판매되는건 26개월 미만짜리만 있더군여..
갈비구이에 찜에 스테이크에 엄청 해먹었더랬죠 ㅎㅎ
사건의 시작은 울 엄니로부터 시작이 됐는데..
한국 돌아오기 전날 마켓에 가신 울 엄니..
갈비를 엄청 사시는거예요..
낼이면 돌아가는데 어쩔려고 그러시냐 했더니 아,글쎄..
찜을 해서 가져 가겠다는 거예여..
음식물은 못가져 간다 했더니
몇번의 여행경험으로 다 방법이 있다 하시면서
한번 삶아서 뼈를 추려내고 국물이 안나오게 찜을 만드시더군여..
아버지가 눈치를 주고 하는데도 꿋꿋하게...
미국에서 출발할때는 문제없이 잘 왔는데
도착해서 짐을 찾는데 우리 가방에 왠 노란색 자물쇠 같은게
달려 있더라구요..
이게 뭐지?? 하면서 일단 짐을 카트에 올리고 움직이기 시작하자
아~~ 가방에서 삐삐삐삐~~ 하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하더군여..
어찌나 그 소리가 큰지 사람들이 다 쳐다보고 우리는 당황스러워서
어쩔줄을 몰라하던 찰나..
세관직원이 와서 따라오랍니다..
그때서야 퍼뜩..
갈비찜~~!!!!!!!!
아버지는 거 보라며 불같이 화를 내시고..
어머니한테 세관직원 따라 가보라니까..참..기가차서
자긴 안가겠다고..절더러 가보라고..-_-;;;;;;;;;
결국 제가 총대를 메고 가는데 문제의 장본인인 엄니는 저 멀리 몸을 감추더군여..
저 그때 분명히 봤습니다~~ㅠㅠ
가방을 다 풀어서 하나 하나 검사하던 직원이 갈비찜을 발견..
이게 뭐냡니다..
한개도 아니고 랩에 꽁꽁 싼 뭉치가 5개..
다른 가방에도 넣어온거 까지 합치면 거의10개는 됐을 거예요..
"이거 미국에서 먹던 반찬인데 어머니가 아깝다고 넣어 오신거 같애요.."
"아니, 이게 먹다 남은거라고 볼수 있겠어요?? 이렇게 많은데.."
".............................ㅠㅠ"
"다 돌려 드릴수는 없고 한개만 가져가세요..그리고 담부턴 이런짓 하지마세요"
"아이구.. 감사합니다..정말 감사합니다.."
가방을 다시 싸서 끌고 가족들이 있는데로 돌아오니
엄니는 아버지 등 뒤에 숨어서 차마 저를 보지 못하시더군여....
집에 돌아와서 다른 가방에 분산해서 넣어온거 까지 꺼내시더니
세 뭉치를 주시더군여..
다 너희들 먹일려고 그랬다면서..
화가 나서 냉동실에 처박아 뒀다가 한참 뒤에 먹었는데.....
맛있더라구여..ㅋㅋ
시간이 지나니 가족들이 모이면 이 얘기 하면서 배를 잡기도 하고..
그리고 중요한건...
왠지 불길한 기운이 나에게서 느껴진다는..
울엄니 나이가 됐을때 똑같은 짓을 하고 있을 내가 슬슬 보인다능....
아마도 그땐 평범한 갈비찜이 아니라 된장과 고추가루로 더 특별한 맛을 낸 것으로..
'두개의 정'님 빨리 그 비법 좀 가르쳐 주세여~~~~~~~~~~~^^;;;;;;;;;;;;
이상..
갈비찜 에피소드 였습니다.
첫댓글 하하... 우리 엄마들의 극성에 부강해지는 대한민국인가...ㅎㅎㅎ 암튼 갈비찜드시고 튼튼해지세요.ㅎ
여기서 더 튼튼해지면 뭔 짓을 할지 나도 몰라염~~^^*
ㅎㅎㅋㅋㅋ 크크크 우리 엄마 생각나요. 그날 첫번째 갈비를 실패해서(너무 기름이 많아서) 주저주저하다가 결국 엄마한테 전화했었는데, 그러고나서 후회했어요. 새벽 2시까지 6번 전화왔었어요. ㅎㅎ. 결국 투닥투닥 다투고 그다음날 전화해서 애교떨고..끙
ㅋㅋ 엄마란 존재는 정말...욕?하면서 닮는다고 결국은 나도 그 모습을 하고 있다니까요..ㅎㅎㅎ 정님의 어머니, 딸 사랑이 지극하시네요..새벽 2시까지 6번의 전화..한 네번 째쯤부터 전화 받을때의 표정이 상상이 됩니다요 ㅋㅋㅋㅋ
ㅋㅋ 잼나군요.....추억도 한국의 어머니들의 잔정도 따듯하게..느껴집니다....ㅎㅎ
당해보세요..따듯이고 뭐고 애라면 한 대 때려주고 싶더라니까요ㅋㅋㅋ 그렇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자식 한번 더 먹이려는 그 맘을 이해하기에 미워할수가 없습니다..^^
ㅎㅎㅎ 어머님 짱이시군요^^; 근데 제가 그 입장이면 방방뛰면서 말렸을듯 싶네요 ㅋㅋ
방방 뛰면서 말렸다면..?? 아마도 지금까지 두고 두고 한탄을 하고 계시든지..또 미국 가야겠다고 하실거예요..호호호호
냉동실에 넣었두었던 그 갈비맛 과연 얼마나 맛있었을까요?? ㅎㅎ 나머진 세관원들이 드셨을까요??? 그것이 궁금합니다.
ㅋㅋ 만약 세관원이 먹었다면?? 이런거 맨날 걸렸으면 좋겠다..했지 않을까요??ㅎㅎ
정말로 재미있습니다. 정말 우리의 어머니네요.
네 한국의 어머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