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나온 책이지만
아무래도 내게는 아주 필요하고
꼭 읽어야 할 것 같아 망설이지 않고 집어 든 책이었습니다.
막 읽기 시작했을 때는 약간 실망스러운 내용도 있었고
글이 엉성해서 읽기에 편지는 않았지만
읽는 동안 빠져들 수밖에 없는 수많은 화학사의 진실들을 담고 있는
엄청난 매장량을 지닌 광맥을 파헤치는 설렘과 즐거움으로 가득했습니다.
나온 지 30년이 넘은 책을 이렇게 새롭고 산뜻하게 읽은 것이
참으로 오랜만의 일입니다.
예전에 아는 것이 전혀 없어서
오래전에 나온 이론인데 최신 이론인 줄 알고 읽었던 책들이 있었지만
이건 그게 아니라, 오래된 책인 줄 알기는 했지만
모든 내용이 ‘낡았다’거나 구태의연하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이 말은 내가 화학의 역사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 적었다는 뜻이고,
그것을 확인하는 것이 또 그만큼 큰 기쁨이었다는 것이지만,
그래도 화학의 역사에 대해 조금은 안다고 생각했던 것이
여지없이 깨어지는 통쾌함까지 곁들인 즐거움이었습니다.
적어도 고대의 자연과학과, 중세의 암흑기
그리고 문예부흥 이후에 일어난 근대적 세계관이 열릴 때
함께 발달한 화학이라는 것이야 대략 알고 있었지만,
19세기의 화학 발달이라고 하는 과정이 얼마나 어려운 것이었는지
그리고 그 습하고 어두운 동굴을 빠져나오기는
또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헤아리는 것은
그들의 아픔을 내 심장으로 겪는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았던 것이
결코 그렇게 쉽게 정리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비교적 꼼꼼한 정리를 하느라고 했지만
그럼에도 의도적으로 빼놓은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으니
언젠가 틈날 때 다시 한 번 읽어야겠다는 중얼거림으로
그 아쉬움을 달랩니다.
모두가 이 책에 환호하지는 않겠지만
이 책은 틀림없이 지성을 가꾸는 일에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좋은 길라잡이가 된다는 말까지 하면서
서툴게 정리한 것을 이렇게 내놓습니다.
날마다 좋은 날!!!
키작은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