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시조에 심취하다 보니 6권 시조집에서 5권은 단시조집을 냈다.
시조의 정형이 좋기도 하거니와 보다 간결하면서도 함축적이라는 데 매력을 느낀다.
앞으로 시조의 본령인 단시조 창작에 더욱 정진하겠다.
- <시인의 말>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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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그릇/ 김옥중
넘치는 그릇보다
빈 그릇이 아름다워
바람도 담아 보고
달빛도 담아 보고
청정한
저 하늘까지도
담아 볼 수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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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기그릇/ 김옥중
진흙이 불을 먹고
마침내 숨을 쉰다
잘록한 가는 허리
검은 살결 반지르르
노모는
버리지 않고
신주처럼 모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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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항아리/ 김옥중
흙 몇 줌 불속에서
항아리로 환생하니
거미줄 걷어 내고
바람으로 마음 닦아
혹시나
먹구름 낄까
달빛 소리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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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사발/ 김옥중
볼수록 담백하고
막된 듯이 천진하니
그 흔한 꽃 한 송이
그림자도 없지만
민초들
밥그릇이라
이팝꽃만 소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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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잔/ 김옥중
순수가 빚어 놓은
투명한 빈 잔 속에
흐르는 저 구름마저
쉬다가 돌아가면
고요가
찾아와서는
바람까지 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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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새로운 교감
김옥중 시조집 『빈 그릇』/ 미디어민/ 2018
바보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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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3.1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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