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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작(扁鵲)과 화타(華佗)가 환자 상태[聲色]를 살펴서 생사를 파악한 요령
〔扁鵲華佗察聲色定死生訣要〕
환자의 오장(五臟)[五藏]을 사기(邪氣)에게 이미 빼앗긴 상태에서 정신을 놓고 목이 쉰 경우에는 죽는다.
환자가 옷솔기를 만지작거리면서 터무니없는 말을 지껄이는 경우에는 치료가 불가능하다.
◇ 환자의 음기(陰氣)와 양기(陽氣)가 모두 끊겼으며, 옷깃을 부여잡고 허공에 손가락질하며 망언(妄言)을 하는
경우에는 죽는다.
◇ 환자가 망언하면서 정신이 착란하거나 말을 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치료할 수 없다. 하지만
이 병증에도 불구하고 열병(熱病)인 경우에는 치료할 수 있다.
◇ 환자의 음기(陰氣)와 양기(陽氣)가 모두 끊겼으며, 목이 쉬어서 제대로 말할 수 없는 경우에는
3일 반 후에 죽는다.
◇ 환자의 양 눈초리[目皆]에 누런색이 생기는 경우에는 질병이 금방 낫는다.
◇ 환자의 낯빛이 누르스름하고 눈[目]이 푸른 경우에는 죽지 않는다. 하지만 눈의 푸른색이 진한 풀빛일 경우에
는 죽는다.
◇ 환자의 낯빛이 누르스름하고 눈[目]이 붉은 경우에는 죽지 않는다. 하지만 눈의 붉은색이 어혈 같은 진홍색일
경우에는 죽는다.
◇ 환자의 낯빛이 누르스름하고 눈[目]이 흰 경우에는 죽지 않는다.
하지만 눈의 흰색이 마른 뼈 같은 색일 경우에는 죽는다.
◇ 환자의 낯빛이 누르스름하고 눈[目]이 검은 경우에는 죽지 않는다.
하지만 눈의 검은색이 그을린 색일 경우에는 죽는다.
◇ 환자의 낯빛이 검고 눈[目]이 푸른 경우에는 죽지 않는다.
◇ 환자의 낯빛과 눈[目]이 모두 누르스름한 경우에는 죽지 않는다.
◇ 환자의 낯빛이 푸르고 눈[目]이 흰 경우에는 죽는다.
◇ 환자의 낯빛이 검고 눈[目]이 흰 경우에는 죽지 않는다.
◇ 환자의 낯빛이 붉고 눈[目]이 푸른 경우에는 6일 후에 죽는다.
◇ 환자의 낯빛이 누르스름하고 눈[目]이 푸른 경우에는 9일 후에 반드시 죽는다.
이것을 난경(亂經)이라고 부른다. 술 마신 후에 만난 풍사(風邪)가 족양명위경(足陽明胃經)[胃經]으로 침입하고
담기(膽氣)가 멋대로 통제되지 않았으므로 눈이 푸른색이 된 것이다. 힘껏 하늘에 구해달라고 빌어도
살아나기는 불가능하다.
◇ 환자의 낯빛이 붉고 눈[目]이 흰 경우에는 10일 후에 죽는다. 근심걱정하면서 심기(心氣)가 속으로 다 소진된
상태로서, 얼굴빛은 의외로 좋아보여도 서둘러 자신의 관곽(棺椁)을 찾는 것에 불과하다.
◇ 환자의 낯빛이 희고 눈[目]이 검은 경우에는 죽는다. 이것은 영화(榮華)가 이미 사라져서 혈맥(血脈) 맥상(脈象)
이 텅빈 것이라 할 수 있다.
◇ 환자의 낯빛이 검고 눈[目]이 흰 경우에는 8일 후에 죽는다. 신장(腎臟)의 기운이 안에서 손상되었으므로
이로 인해 질병이 머무르면서 손상시키는 것이다.
◇ 환자의 낯빛이 푸르고 눈[目]이 흰 경우에는 5일 후에 죽는다.
◇ 침상(寢床)에 계속 누워 있는 환자가 가슴이 아프고 호흡이 가빠지며, 비장(脾臟) 기운이 고갈되었지만,
나날이[日日] 다시 호전되어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다니다가 곧이어 땅에 주저앉더라도 침상에 기댈 수가
있으면 치료할 수 있다. 이것은 ……를 일컫는다[此謂].
◇ 환자의 귀, 눈, 코, 입에서 생긴 검은색이 입으로 연결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죽는다.
◇ 환자의 눈이 광채가 없이 낯빛이 흙빛이면서 음식을 먹지 않는 경우에는 4일 후에 죽는다.
◇ 환자의 눈에 광채가 나거나[目精光] 치아가 검은 경우에는 치료할 수 없다.
◇ 환자의 귀와 눈 및 광대뼈가 붉은 경우에는 5일 이내에 죽는다.
◇ 환자 이마 위의 발제(髮際)에서 검은빛이 나와 곧바로 콧등과 양쪽 광대뼈 위로 내려오는 경우에는
5일 이내에 죽기만을 기다릴 뿐이다.
◇ 환자의 천중(天中 이마의 윗부분)에서 검은빛이 아래쪽으로 내려와, 코 위와 광대뼈 위에 도달하는 경우에는
[下至上顴上者] 죽는다.
◇ 환자든 건강한 사람이든 검은색 혹은 흰색이 생겨서 눈과 코와 입으로 연결되는 경우에는 3일 이내에 죽는다.
◇ 환자이든 건강한 사람이든 화난 낯빛이 마치 말의 간[馬肝]색(色) 같고, 멀리서 보면 푸른색이지만 다가가면
검은색인 경우에는 죽는다.
◇ 환자의 낯빛이 검고, 빤히 쳐다보면서, 바람 쐬는 것을 싫어하는 경우에는 죽는다.
◇ 환자의 낯빛이 검고 입술이 푸른 경우에는 죽는다.
◇ 환자의 낯빛이 푸르고 입술이 검은 경우에는 죽는다.
◇ 환자의 낯빛이 검고, 양 옆구리 아래가 부풀어 스스로 몸을 뒤척일 수 없는 경우에는 죽는다.
◇ 환자가 눈을 빙빙 돌리면서 빤히 쳐다보는 경우에는 1일 후에 죽는다.
◇ 환자의 머리와 눈이 오랫동안 아프고, 갑자기 눈을 돌렸을 때 아무 것도 보지 못하는 경우에는 죽는다.
◇ 환자가 음기(陰氣)는 축적되고 양기(陽氣)는 끊어진 상태에서, 눈동자가 돌연 흐릿해진 경우에는 죽는다.
◇ 환자의 음기(陰氣)와 양기(陽氣)가 소모되어 끊겼으며, 눈자위가 함몰된 경우에는 죽는다.
◇ 환자의 눈썹이 기울어져 있는 경우에는 7일 후에 죽는다.
◇ 환자의 입이 물고기 입처럼 생긴 탓에 입을 다물 수가 없어서, 숨을 내뱉기만 하고[氣此] 제대로 들이마시지
못하는 경우에는 죽는다.
◇ 환자의 입이 벌어진 경우에는 3일 후에 죽는다.
◇ 환자의 입술이 푸르고, 인중(人中)이 뒤집힌 경우에는 3일 후에 죽는다.
◇ 환자의 입술이 뒤집혀 있거나 빵빵하게 부푼 경우에는 죽는다.
◇ 환자의 입술과 입이 돌연히 건조해진 경우에는 치료가 안 된다.
◇ 환자의 입술이 붓고 치아가 검은 경우에는 죽는다.
◇ 환자의 음기(陰氣)와 양기(陽氣)가 모두 다했고, 치아는 익힌 팥과 같으며, 그 맥박이 ……
인[其脈者] 경우에는 죽는다.
◇ 환자의 치아가 돌연히 검게 변색한 경우에는 13일 후에 죽는다.
◇ 환자의 손[指拳]이 경련을 일으키면서 위축된 경우에는 반드시 죽는다.
◇ 환자가 땀을 흘리되 흘러내리지는 않고, 혀가 말려서 검게 된 경우에는 죽는다.
◇ 환자의 머리카락이 곧추선 경우에는 15일 후에 죽는다.
◇ 환자의 머리카락이 말린 삼[乾麻] 같으며, 화를 쉽게 내는 경우에는 죽는다.
◇ 환자의 머리카락과 눈썹이 바짝 곤두선 경우에는 죽는다.
◇ 환자의 손톱이 푸른 경우에는 죽는다. 손톱이 흰 경우에도 치료가 안 된다.
◇ 환자의 손톱 밑 살이 검은 경우에는 8일 후에 죽는다.
◇ 환자의 영기(榮氣)와 위기(衛氣)가 소모되어 끊겼으며, 얼굴에 부종(浮腫)이 생긴 경우에는 죽는다.
◇ 환자가 갑자기 몸이 부으면서 낯빛이 푸르죽죽한 경우에는 죽는다.
◇ 환자의 손바닥이 부으면서 손금이 없어지는 경우에는 죽는다.
◇ 환자의 배꼽이 부풀다가 밖으로 뒤집어지는 경우에는 죽는다.
◇ 환자의 음낭과 음경이 모두 붓는 경우에는 죽는다.
◇ 환자의 맥박이 끊어지면서 입이 벌어지고 다리가 붓는 경우에는 5일 후에 죽는다.
◇ 환자의 발등이 붓고, 구토하면서 머리가 무거운 경우에는 죽는다.
◇ 환자의 발등이 위로 붓고, 양쪽 무릎이 말[斗] 크기로 커진 경우에는 10일 후에 죽는다.
◇ 누워 있는 환자의 대변이 부지불식간에 새어 나오는 경우에는 죽는다.
◇ 환자에게서 시체 냄새가 나는 경우에는 치료할 수가 없다.
◇ 간병(肝病)으로 인해 피부가 검어지면, 폐(肺)와 관련된 날인 경신일(庚辛日)에 죽는다.
◇ 심병(心病)으로 인해 눈이 검어지면, 신장(腎臟)과 관련된 날인 임계일(壬癸日)에 죽는다.
◇ 비병(脾病)으로 인해 입술이 퍼렇게 되면, 간(肝)과 관련된 날인 갑을일(甲乙日)에 죽는다.
◇ 폐병(肺病)으로 인해 뺨이 붉어지고 눈이 부으면, 심장(心臟)과 관련된 날인 병정일(丙丁日)에 죽는다.
◇ 신병(腎病)으로 인해 얼굴이 붓고 입술이 누레지면 비장(脾臟)과 관련된 날인 무기일(戊己日)에 죽는다.
◇ 몸의 청색(靑色)은 윤기 나는 푸른 벽옥(璧玉)[蒼壁]색이 바람직하며, 남색(藍色)을 띠어서는 안 좋다.
◇ 몸의 적색(赤色)은 비단으로 싼 붉은색이 바람직하며, 붉은 흙색을 띠어서는 안 좋다.
◇ 몸의 백색(白色)은 거위 깃털 같은 백색이 바람직하며, 석회색을 띠어서는 안 좋다.
◇ 몸의 흑색(黑色)은 진한 칠흑색이 바람직하며, 숯색을 띠어서는 안 좋다.
◇ 몸의 황색(黃色)은 비단으로 감싼 웅황(雄黃)색이 바람직하며, 황토색을 띠어서는 안 좋다.
◇ 눈[目]이 적색일 때는 질병이 심장(心臟)에 있고, 백색일 때는 폐(肺)에 있고, 흑색일 때는 신장(腎臟)에 있고,
황색일 때는 비장(脾臟)에 있고, 청색일 때는 간(肝)에 있으며, 뭐라 말하기 애매한 황색일 때는 질병이 가슴
속에 있다.
◇ 눈병[目病]을 진단할 때 붉은 핏줄[赤脈]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경우는 태양병(太陽病)이고,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경우는 양명병(陽明病)이며, 눈초리[外]에서 눈동자[內]로 밀려 들어오는 경우는
소양병(少陽病)이다.
◇ 오한(惡寒)ㆍ발열(發熱)과 나력(瘰癧)을 진단하는 경우에 눈[目] 속에는, 위에서 눈동자로 내려오는 붉은
핏줄[赤脈]이 있다. 이때 1개의 핏줄을 본다면 1년 후에 죽고, 1개 반의 핏줄을 본다면 1년 반 후에 죽으며,
2개의 핏줄을 본다면 2년 후에 죽고, 2개 반의 핏줄을 본다면 2년 반 후에 죽으며, 3개의 핏줄을 본다면
3년 후에 죽는다.
◇ 뻐드렁니의 치통을 진단하는 경우에는 그 양명맥(陽明脈)이 과도한가를 살피는데, 양명맥의 열이 오른쪽에만
있다면 치아 오른쪽에 열이 나고, 양명맥의 열이 왼쪽에만 있다면 치아 왼쪽에 열이 나며, 양명맥의 열이
위쪽에만 있다면 치아 윗니에 열이 나고, 양명맥의 열이 아래쪽에만 있다면 치아 아랫니에 열이 난다.
◇ 피[血]를 진단하는 경우에 혈맥(血脈)에 붉은색이 많으면 몸에 열(熱)이 많고, 푸른색이 많으면 통증이 많으며,
검은색이 많으면 흔히 오랫동안 마비된다. 붉은색ㆍ검은색ㆍ푸른색이 모두 많이 보이는 경우는 오한(惡寒)ㆍ
발열(發熱)에 온몸에 통증이 생기고, 낯빛이 살짝 누레지면서 치아에 누런 때가 끼고 손톱 윗부분이 누레지니
바로 황달(黃疸)이다. 누워있기를 좋아하고 낯빛은 살짝 황적색을 띠며, 맥박은 소맥(小脈)에 색맥(濇脈)이라면
식욕이 떨어진다.
[주-B001] 권2 : 일본 궁내청 서릉부의 《의방유취(醫方類聚)》 원본을 살펴보면 《의방유취》 권2 본문의 첫면부터 몇 장이 없다. 본문 첫장의 판심(版心)에는 ‘유취(類聚) 이(二) 십(十)’라고 되어 있다. 《의방유취》 권2 10번째 장이라는 의미이므로, 《의방유취》 권2의 1~9장은 없는 상태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유취(類聚) 이(二) 십(十)’에 장서인이 찍혀 있는 것으로 보아, 아주 오래전부터 1~9장은 없었던 상태라고 판단된다.
[주-C001] 치병백법(治病百法) : 원래 이름은 《직언치병백법(直言治病百法)》으로서 《유문사친(儒門事親)》의 일부에 해당한다. 중국 금(金)나라 장종정(張從正)의 저작인 《유문사친》은 총 10종의 저작을 후대에 하나로 편집한 15권짜리 의서로서, 원래의 《유문사친》은 권1~3이었을 뿐이다. 그리고 《유문사친》 권4~5로 편제된 저작의 원래 이름이 바로 《직언치병백법》이다.
[주-D001] 개(皆) : 원문은 ‘개(皆)’이지만 문맥상 ‘제(眥)’의 오각(誤刻)으로 판단된다.
[주-D002] 나날이[日日] : 원문은 ‘일일(日日)’이지만 문맥상 ‘백일(百日)’의 오각(誤刻)일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에는 ‘백일 만에 다시 호전되다’로 번역된다.
[주-D003] 이것은 …… 일컫는다 : 문장이 끝나지 않은 상태로 보아 원문에 착오가 있는 것 같다.
[주-D004] 눈에 광채가 나거나[目精光] : 본문은 ‘눈에 광채가 나거나[目精光]’이지만 문맥상 ‘광채가 나지 않는다’는 내용이 적절해 보인다.
[주-D005] 환자의 …… 경우에는 : 원문 문장이 매끄럽지 않다. 일본 궁내청 서릉부의 《의방유취(醫方類聚)》 원본을 살펴보면 ‘지(至)’와 ‘상(上)’ 사이가 떨어져 있다. 《의방유취》 권2의 동일한 문장에서는 “코 위와 광대뼈 위에 도달하는 경우에는 죽는다[下至鼻上顴上]”라고 되어 있어서, 본문과 같이 해석하였다.
[주-D006] 숨을 내뱉기만 하고[氣此] : 원문은 ‘기차(氣此)’이지만 문맥상 ‘기출(氣出)’의 오각(誤刻)으로 판단된다. 《의방유취》 권2의 유사한 문장에서도 “환자의 입이 물고기 입처럼 생긴 탓에 입을 다물 수가 없어서, 숨을 내뱉기만 하고 제대로 들이마시지 못하는 경우에는 죽는다[口如魚口, 不能復閉, 氣出不返]”라고 하였다.
[주-D007] 기맥자(其脈者) : 원문은 ‘기맥자(其脈者)’이지만 문맥이 통하지 않는다. 그리고 ‘맥(脈)’과 ‘자(者)’ 사이가 떨어져 새겨진 것으로 보아 원문에 결락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주-D008] 벽(壁) : 원문은 ‘벽(壁)’이지만 문맥상 ‘벽(璧)’의 오각(誤刻)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