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칠암자 순례길 + 삼정산 산행기
일 시 : 2023년 5월 27일(토)
장 소 : 지리산 칠암자 순례길 + 삼정산(1,182m, 전북 남원, 경남 함양)
코 스 : 음정마을-도솔암-영원사-상무주암-문수암-삼불사-약수암-실상사-주차장(약 17km, 소요시간 : 5:10)
참가자 : 동탄제일산악회 회원 89명(버스 2대 만차)
지리산 칠암자 순례길은 삼정산 능선에 자리 잡고 있는 3개의 절과 4개의 암자를 순례하는 길이다
음정마을에서 시작하여 도솔암, 영원사, 상무주암, 문수암, 삼불사, 약수암, 실상사까지 이어지는 순례길이다.
이번 산행에서 A코스는 도솔암이 빠진 육암자 순례길 코스로 계획되어
출발 전에 세라비 산악대장님에게 몇 분의 일행과 A코스 + 도솔암을 산행하겠다고 양해를 구하고 산행을 하게 되었으며,
주어진 산행 시간에 안 내려올 경우, 우리 일행은 대중교통으로 이동할 테니 산악회 행사는 계획대로 진행하시라고 말씀드렸다.
도솔암을 포함하여 칠암자를 순례하고자 했던 사유는 도솔암은 1년에 석가탄일에만 개방하는 곳이었고,
오늘이 바로 석가탄일이기 때문이었다.
함께 걸었던 일행분 들. 도솔암에서...
좌로부터(존칭 생략) : 명원, 비비, 미나, 현이, 영영영, 명사니, 상선약수 지운흥.
지리산 칠암자 순례길 안내도
음정마을 지나 숲길을 한참 오르면 임도를 만난다.
도솔암 오름길에 앞서 가던 현이님이 뒷걸음치며 소스라치게 놀란다.
커다란 독사가 등산로에 똬리를 틀고 있었다.
가파른 오르막길을 1시간에 올라 도솔암에 도착한다.
도솔암(兜率庵)
해발 1,165m에 위치한 도솔암(兜率庵)은 해인사의 말사인 영원사의 부속 암자로 지리산 주 능선의 북쪽 삼정산 정상 아래에 있으며, 지리산 최고의 수행처 중의 하나이다.
신라시대 창건하고 청매선사가 수행했다는 도솔암은 한국전쟁 때 불탄 것을 1985년 무렵 정견스님이 지금의 모습으로 재건하였다.
도솔암 전경
도솔암에서 보시도 하고, 비빔밥으로 점심식사.
식사 후 설거지하는 영영영님
이제 도솔암에서 두 번째 암자인 영원사로 이어갑니다. 빠른 걸음으로....
영원사 표지석
영원사(靈源寺)
함양군 마천면 삼정리 지리산 중턱 해발 920m에 위치하고 있는 영원사는 해인사 말사로서 신라시대의 고승이었던 영원대사께서 창건하였다.
수도도량인 영원사는 서산대사, 청매, 사명(四溟))스님 등 당대의 쟁쟁한 고승들이 109명이나 이곳에서 도를 닦았다는 기록이 있다.
6.25 전란 등으로 가람이 소실되었던 것을, 1971년 상무주암에 머물던 김대일(大日) 스님이 이곳으로 와서 복원했다.
영원사 무량수전 전경
영원사에서 영영영님
영원사에서 삼정산 능선에 위치한 빗기재까지는 등산로가 가파르다.
빗기재 표지목
빗기재에서 명사니님
빗기재에서 영영영님, 비비님, 명원님
빗기재에서 상무주암을 향해 이동하는데 등산로가 등산객들로 정체가 심하다.
삼정산 표지석
지리산 주능선 남쪽은 삼신봉(1,289m), 지리산 북쪽은 삼정산(1,182m)이 지리산 주능선 남북쪽 봉우리를 대표한다.
삼정산 정상에서...
미나님과 명사니님
비비님
현이님
삼정산 정상부근 전망대 바위에서 간식타임...
삼정산 정상에서 반야봉과 만복대 등이 조망되는데 날이 흐려 볼 수는 없었다.
비가 내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오늘 산행은 복 받은 것.....
지리산 주능선을 배경으로.... 명사니님
상무주암(上無住痷)
해발 1,162m에 위치한 상무주암은 삼정산에 있는 암자로 고려시대 보조국사 지눌스님이 수행하던 곳이다.
부처님도 발을 붙이지 못하는 경계(上)이고 머무름이 없는 자리(無住)라는 뜻이고, 영원사의 말사로 알려져 있다.
스님 정진 수행처로 출입금지는 물론이고, 알려지는 것을 꺼려해 사진촬영 등을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
상무주암 암자를 찾아온 탐방객을 마루에서 얹아 바라보고 계신 노 스님이 비범함이 느껴져,
일하시는 처사님에게 스님의 법명이 어떻게 되느냐고 물어보니 현기스님이라 한다.(퍼온 사진)
현기스님 (83세)
송광사 극람암 등에서 수행하다가 1970년대 지리산 상무주암에 들어온 현기스님은 40여 년간 은둔하며 정진하고 있는 수행자이다.
외딴 상무주암에서 홀로 기거하며 손수 밥을 짓고 밭을 갈면서 정진 수행하고 있다.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본분을 지키시며 하루하루 일상 생활 하시는 모습이 살아계신 부처님이 아니신가 하는 생각이 든다.
현기스님을 친견할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상무주암은 사진촬영 금지지역이라 먼발치에서 촬영.
상무주암을 지나 이제 다음 목적지인 문수암을 찾아갑니다.
앞이 확 트이며 작은 암자가 모습을 드러내는데 벼랑 끝에 자리 잡고 있는 문수암이다.
문수암(文殊庵)
석축 위에 아담하게 세워져 있는 문수암.
옆에 거대한 석굴이 있고 석간수도 흐른다.
이 석굴은 임진왜란 때 마을 사람 1,000여 명이 숨었다고 전해지는 천인굴과 늘 마르지 않고 흘러나오는 석간수로 이름나 있다.
문수암은 조계종 제10대 종정을 지낸 혜암(惠菴, 1920~2001) 스님이 창건한 암자다.
종정(宗正) : 우리나라 불교계의 최고 지도자. 나이가 65세 이상, 출가 후 나이가 40세가 넘어야 한다. 임기는 5년이고, 중임할 수 있다.
문수암 맞은편으로 금대암이 있는 금대산과 백운산 뒤 좌측으로 멀리 우뚝 솟아있는 삼봉산이 멋스러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문수암에서 만난 세라비 산악대장님과 황진이 등반대장님, 안기범 등반대장님이 반겨준다.
함박꽃나무
삼불사로 이어갑니다.
삼불사(三佛寺)
삼불은 과거불인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 현세불인 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 미래불인 미륵불(彌勒佛)을 일컫는다.
초라한 여염집 모습을 한 삼불사는 조선시대에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비구니 참선도량이다.
삼불사 전경
삼불사에서 올리브 정은희 정기총무님과 함께....
삼불사에서 약수암으로 너덜길을 내려갑니다.
불두화 꽃 속에서의 해맑은 웃음을 짓고 있는 명원님.
불두화는 꽃이 부처님 두상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날씬한 몸매에 사뿐사뿐 날아다니듯이 걷는 모습이 경쾌해 보였습니다.
약수암에서 선두그룹인 신사맨 박완수 등반대장님과 행복남 박진수 등반대장님을 만난다.
약수암(藥水庵)
약수암은 실상사에서 남서쪽으로 약 2km 떨어진 지리산 삼정산 중턱에 위치하고 있다.
1724년(경종 4년)에 천은스님이 세웠고, 1974년에 운영 비구니 스님이 중수하였다.
경내에는 약수샘이 있어 항상 맑은 약수가 솟아나기 때문에 약수암이라 했다고 한다.
칠암자순례길 마지막 코스인 실상사
실상사(實相寺)
지리산 자락인 남원시 산내면에 위치한 실상사는 암자인 약수암과 백장암의 문화재를 포함하여, 국보 1점과 보물 11점 등 단일 사찰로는 가장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천년사찰 실상사는 신라 흥덕왕(興德王) 3년(서기 828년) 증각대사 홍척(洪陟)이 창건했다.
실상사 큰 법당인 보광전과 실상사석등(보물 제35호) 전경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天上天下 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
석가모니가 태어나자마자 일곱 발짝을 걷더니, 한 손을 하늘로 쳐들고 다른 한 손은 땅을 가리키며 외친 말이다.
이는 “우주 안에서 오직 나만이 높다. 삼계가 모두 괴로움이니, 이제 내가 그들을 편안하게 하리라.”라는 뜻이다.
기원전 624년 4월 8일 네팔 룸비니 동산에서 아기부처님이 태어나셨을 때, 용들이 나타나 성수로 아기부처님을 목욕시켰다는 관욕.
관욕(灌浴)은 청정한 감로수로 아기 부처님의 몸을 씻기는 의식이다.
관욕 의식은 부처님에 대한 공경의 표시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번뇌와 삿된 마음을 부처님께 의지해 씻어내고, 청정하게 살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약사전에 모신 천왕봉을 바라보고 있는 철조여래좌상(보물 제41호)은 나라에 좋은 일이 있을 때마다 땀을 흘린다는 영험한 불상이다.
실상사 3층쌍탑(보물 제37호), 석등(보물 제35호)을 배경으로 ....
실상사를 지키는 상징적인 조각품인 돌장승(국가민속문화재 제15호).
실상사 천년의 향기를 뒤로 하고 해탈교를 건너며 칠암자 순례길을 마무리한다.
뱀사골로 이동하여 하산식사.
들꽃사랑 김의숙 토요총무님이 선정하신 식당에서 산채정식에 지리산 흑돼지볶음, 더덕구이로 즐거운 하산식사 시간을 보낸다.
들꽃사랑 총무님 감사합니다.
살어리 박동신 동탄제일산악회 회장님의 건배.
뱀사골에서 흘러내리는 만수천 모습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지리산과 부처님이 내어준 칠암자 순례길로 안내해 주신
세라비 산악대장님께 마지막으로 감사하고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칠불암 순례길과 삼정산 산행을 함께하신
명원님, 비비님, 영영영님, 명사니님, 현이님, 미나님 약 17km를 5시간 여 만에 종주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폐부 깊숙이 스며드는 맑은 공기를 마시며,
정체된 등산로에서 오르락내리락 돌길에 경사가 만만치 않았던 조금은 힘들게 걸었던 칠암자 순례길.
많은 땀을 흘리고, 가쁜 숨을 몰아쉬셔서 고달팠겠지만 몸은 리모델링되지 않았을까요?
짧은 만남이었지만 강렬한 인상이 남아 다시 한번 불러보고 싶은 이름들이었습니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은 말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우라 나라의 속담입니다.
이는 명심보감에 나오는
구시화지문 설시참신도(口是禍之門 舌是斬身刀, 입은 화를 부르는 문이고, 혀는 몸을 자르는 칼이다)와도 일맥상통합니다.
나무아비타불 관세음보살!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