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멎고 은색비가 만발한 은비령. 은비봉(1087.2m) 그리고 은비령 길.
산행일자; 2015년5월31일(일). 날씨; 맑음. 산행거리; 10.0km 산행시간; 4시간10분
교통편; 서울마운틴클럽. 비용; 30.000원(현지식당 식사제공비 포함)
산행코스; 쌍다리-필레천-동부지능선-노송전망대-바위오지능선-은비봉(1054m)-북부오지능선-은비령-은비령길-약수터
■은비봉(1087.2m)과은비령길
강원 산골 중에서도 가장 은밀하고 신비롭게 감춰진 길이 은비령길이다. '은비령'은 이순원이 1996년 발표한 중편소설의 제목이자 배경이다. 작가가 소설화하기 이전에는 은비령이란 이름조차 없었다. 지금은 귀둔마을로 들어서는 고개전체를 은비령으로 부른다. 작가가 지도를 바꾼 격이다.
'은비령'의 무대를 보기위해서는 한계령으로 가야한다. 길은 한없이 굽어 있다. 한계령 정상에서 바라본 설악산의 장엄한 풍광과 저 멀리 동해바다의 모습은 느림의 인내에서 맛 볼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이다. 한계령 정상에서 오색쪽으로 200m쯤 내려가다 우측으로 내린천이라고 적힌 샛길로 접어든다. '어서오십시요 귀둔리' 라고 적힌 표지석이 반긴다. 소설 '은비령'의 시작지점인 강원도 인제의 귀둔마을 표지석이다. 은비령이 시작되는 곳이다. 표지석 옆에서 내려다보면 구절양장처럼 굽은 길이 설악의 절경을 타고 멀리 양양으로 이어진다. 승용차, 버스 할 것 없이 느림의 묘미를 즐기는 모습이 눈에 잡힌다.
또는 인제를 지나 철정 검문소에서 451번 지방도 이용, 현리를 지나 점봉산을 끼고 가면 '은비령'의 주무대인 필례약수터 이다.
그런데 인제군청 자료에 의하면 필레약수에서 대목리로 넘는 옛길을 은비령길이라 하고있다. (옛 은비령길). 한계령200m 지점부터 쌍다리 까지 포장도로(신 은비령길)보다는 정감이가는 길이라 인제군청 자료에 공감한다. 그리고 신 은비령길과 옛 은비령길 사이에 솟은 1087.2m 산을 [은비봉]이라 한다.
■은비령을 넘는 이 계곡의 이름은 필례계곡이다. 가파른 내리막길을 따라 산 허리를 돌고 돌아서야 간신히 '은비령'의 주무대인 필례약수터에 닿는다. 대동여지도에 보면 필례계곡을 '필노령'이라 해 노력을 아끼는 길, 즉 지름길이라 했다. 인제와 양양을 연결하는 고개가 한계령이라면 은비령은 그 샛길인 셈이다.
식당에서 채 1분도 안되는 곳에 소설 속 주인공이 머물던 집인 '은자당' 자리에 필례약수터가 있다.
철분이 많이 녹아 있는 탄산수로 비릿한 맛과 톡 쏘는 맛이 목줄기를 타고 넘는다. 필례약수는 오색약수, 방동약수와 함께 강원도 3대약수로 불리며 피부병과 위장병에 좋고 숙취해소에도 탁월하다고 전해진다. 오지였던 탓에 필례계곡 주변은 잘 보존되어 있다. 식당가와 주차장을 제외하고는 울창한 숲과 계곡으로 둘러싸여 있다.
소설 '은비령'은 우주의 시간과 별의 시간을 견디는 사랑 이야기다. 주인공은 변산반도를 향하던 중 길을 바꾸어 은비령으로 향하고 은비령을 품고 있는 필례계곡에서 수천, 수만 년 전부터 영속해온 별의 세계에 진입한다. 숨소리외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점봉산과 가리산의 준봉 아래로 펼쳐진 풍경만이 한 폭의 그림인 듯 시간이 멎는다. '은비령 세상은 멈추어 서고 2500만년보다 더 긴 시간을 은비령에 갇혀 우주 공간의 사랑에 빠진 남녀가 그곳에 있었던 것 같다'는 소설속 이야기처럼ㆍㆍㆍ.
2015.5.31(일). 07;10 신논현역 6번 출구에서 서울마운틴클럽 대원고속버스에 탑승합니다.
설악산 국립공원 구역에 포함되지 않은 설악산 자락 은비봉(1087.2m) 산행길에 듭니다. 은비봉 산행 코스전체가 한 발자욱도 국립공원에 속하지 않는 산행길이여서 비탐방로 들어 갔다고 매도 받는 일이없을 듯하여 마음이 홀가분 합니다.
은비령길이 그러하듯 은비봉(1087.2m) 도 지도에 나와 있지 않습니다. 은비봉은 건너편 대선봉(待仙峰1167m)처럼 지도에는 무명봉으로 표기되어 있지만 주민들에게는 익숙한 이름을 가진 산 입니다. 백두대간 망대암산과 점봉산 능선자락에 있는 산이 대선봉(待仙峰1167m)이고 한계령에서 가지친 가리산 주걱봉 삼형제봉 자락에 솟아있는 산이 은비봉(1087.2m)입니다.
중간 철정 휴게소에서 30여분 휴게시간 갖고 산행들머리 쌍다리에10;20 도착 산행 시작합니다.
0km0분[쌍다리](10;20)
등산로 초입은 ‘귀둔리<- 쌍다리 ->가지산리’ 표지판이 붙은 정자모양의 쌍다리 버스정류소 다.버스정류소에서 도로를 건너 필레천을 흐르는 쌍다리중 다리하나를 건너기 전봇대 지지철줄이 있는 묘지가 산행들머리다. 묘지 좌측 숲속으로 산길이 열린다. 초입부터 급경사 길이다. 길은 아마도 민초들이 송이 채취등 삶 때문에 생긴 길인듯하다. 10여분 급경사 극복하여 동부오지능선에 들어간다.
능선은 좌측으로 완만한 오름길이다. (10;37)묵은 헬기장 지난다. 전인미답의 오지능선길에 ‘J3CLUB' 표지기 만나니 반갑다. 아마도 이길을 이용하여 삼형제봉과 주걱봉 사이 안부를 오른 듯하다.
능선길은 급오름과 완만함을 몇 번인가 반복하여 고도를 높힌다. 해발300m에서 1000m 까지 약700m의 고도를 올리는 길이다.
(12;03) ‘육 훈’이라 표기된 콘크리트 말목을 만난다. 그리고 (12;17) 묘비도 없는 잡초 무성한 묘지를 만난다. 이 높은 오지능선에 묘지를 쓴 후손들의 정성이 놀랍다. 우측으로 은비봉이 조망된다.
능선길은 우측으로 변환되고 바위들이 박힌 거친길로 변화된다. 바위를 타고 넘기도 하고 좌측으로 우회하기도 하면서 마지막 오름길 이어간다. 조망터에서 좌측 암릉미 빼어난 삼형제봉. 주걱봉. 가리산을 조망하는 맛이 추억 떠올리게 한다. 능선이 부드러워 지면서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은비봉이다.[5.0km][160분]
5.0km 160분[은비봉](1087.2m)(13;00)
좁은 공터봉이다. 나무 때문에 조망은 신통치 못하다. 삼각점도 정상석도 아무것도 없다.
서울마운틴클럽 고은석대장이 답사때 부착한 ‘은비봉’정상표지판이 나무에 걸려 반길 뿐이다.(cf 은비봉에서 좌측능선으로 희미한 길이 보이나 아마도 진행하다가 위험하여 되돌아선 길로 보인다.)
인증사진 남기고 약 20m Back 하여 우측으로(처음 진행방향 좌측으로) 급경사 내림길 내려서면 하산능선에 자연 스럽게 붙는다. 지천으로 널린 산나물 먹을 만큼 수확하느라 15분정도 투자한다. 능선길 이어 내림길 진행하면 4거리 안부다.[1.2km][40분]
6.2km 200분[은비령](13;40)
4거리 안부다. (cf좌측길이 대목리향. 우측길이 필레 약수향. 직진 오름길이 삼형제봉과 주걱봉사이 능선향이다.) ‘山’이라 각인된 콘크리트 말목이 서있다. 은비란 이름을 얻을 만큼 깨끗하고 청초한 초원이 펼쳐진다. 우향 부드러운초 원길 내려선다. 길이 울퉁불퉁해지면서 좌측으로 허리길로 변하면서 이어가 능선길에 붙는다. 사전 답사때 부착한 서울마운틴 클럽 분홍색표지기 길을 인도하지 않는다면 독도가 난해한 지역이다.
능선에서 우측으로 내림길 내려 능선에서 우측 계곡따라 길은 이어진다. 그리고 임도길 만나 임도 길 따라 편하게 내려선다. 임도갈림길에서 좌측임도를 따르지 못한 탓에 필레약수지나 약300m 지점 아스팔트 도로에 도착 좌측으로 이동하니 필레약수 입간판 나오고 약200m 들어서니 은비령식당. 넓은 주차장. 화장실이 잘 갖추어져 있는 필레약수다.[3.8km][50분]
10.0km 250분[필레약수](14;30)
기다리는 버스에서 옷보따리 꺼내 우측 계곡으로 가서 암반수로 알탕합니다. 계곡수로 땀에 찌든 몸을 씻어내는 맛은 산행의 고통뒤 얻는 최고의 행복일 듯 싶습니다. 새옷 갈아입고 서울마운틴 클럽에서 미리예약 제공하는 은비령식당 산채비빔밥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필례약수터 앞 은비령 식당과 산장(033-463-4665)은 산채정식, 감자전, 송이칼국수 등을 팝니다. 민박도 가능합니다. 여름철에는 내설악에서 가장 조용한 곳을 찾아오는 단골들이 많다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준비해 온 홍어 2팩. 강박사가 준비해 온 돼지고기 수육. 식당의 묵은 김치. 막걸리와 맥주 삼합입니다. 가까운 산악메이트 초대해서 산행길에 얻은 곰취와 참취에 싸먹는 삼합도 별미입니다. 결국 즉석 더덕주까지 첨가되니 은비령의 만찬은 포식이 됩니다.
식사후 산책길에 필레약수를 맛봅니다. 오색약수처럼 철분이 많지는 않은 듯합니다.
약수터 위쪽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계곡물소리 벗삼아 조금 오르자 점봉산 아래로 자작나무 숲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장관입니다. 숨소리외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점봉산과 가리산의 준봉 아래로 펼쳐진 풍경만이 한 폭의 그림인 듯 시간이 멎 습니다.
'은비령 세상은 멈추어 서고 2500만년보다 더 긴 시간을 은비령에 갇혀 우주 공간의 사랑에 빠진 남녀가 그곳에 있었던 것 같다'는 소설속 이야기처럼ㆍㆍㆍ. 시간마저 멈춰 버린 절경, 소설 속 장면을 더듬다 보면 세상에서 가장 신비롭고 아름다운 은비령이 그렇게 장관처럼 펼쳐져 있습니다.
16;00 필레 약수를 떠나 양재역 19;30 중앙차로에서 내립니다. 오랜만에 함께 산행한 최근행 세무사님. 백곰님. 모시고 양꼬치 전문점에서 양꼬치 5인분 안주에 즉석 더덕주 4병을 비우고 택시로 이동 신논현역에서 9호선으로 22;30 귀가합니다.
10;20 산행들머리 쌍다리 버스정류소입니다.
10;21 쌍다리 건너 전신주 지지줄이 매여 있는 곳 묘지를 지나 좌측으로 숲길로 듭니다.
10;37 오지 동부능선길에서 만난 헬기장입니다.
능선길의 황장목
헬기장에서 조망
황장목
황장목
조망
청정 오지능선
상큼한 오지 숲길
12;03 육 훈 콘크리트 말목입니다.
조망
12;17 능선상 (해발 900m정도) 잡초 우거진 묘지 입니다.
삼형제봉이 조망됩니다.
암릉길이 거칠어 집니다. 때론 우회하고 때론 타고 넘습니다.
J3 클럽표지기 만나니 반갑습니다.
은비봉 모습입니다.
13;00 은비봉 정상 표지판입니다.
은비봉 인증사진 입니다.
정상의 조망은 없습니다.
13;40 은비령 4거리안부 '山' 말목입니다.
은비령 모습입니다.
은비령 모습2.
은비령 옛길입니다.
조망
조망
조망
14;20 온천개발(?) 공가 입니다.
14;27 필레약수 입간판 입니다.
14;30 필레약수 식당 .주차장입니다.
야생화
산행지도1
산행지도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