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둑왕전 3연패를 이룩한 이창호 9단(왼쪽)이 준우승자 강동윤 9단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창호, 최대 난적 강동윤 2-0으로 누르고 바둑왕전 패권 대회 첫 3연패… 11번째 우승은 스승 조훈현과 타이 기록
'바둑왕'은 변함없이 이창호였다. 강한 후배들의 파상공세 속에서도 최정상을 고수하며 또 하나의 탑을 쌓아올렸다.
이창호 9단이 또다시 속기 챔프에 올랐다. 4일 오후 여의도 KBS신관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제28기 KBS바둑왕전 결승3번기 제2국에서 강동윤 9단을 156수 만에 불계로 꺾고 종합전적 2-0으로 우승했다. 바둑왕전은 국내 유일의 공중파 방송이 주최하는 제한시간 5분의 초속기전이며, 이창호는 2월 1일의 1국에서도 불계승했다.
전기 우승자로서 본선 16강전부터 출전한 이창호는 이희성을 꺾은 뒤 8강에서 강동윤에게 패했으나 패자조에서 조훈현ㆍ원성진ㆍ이정우ㆍ윤찬희ㆍ최철한 을 차례로 꺾고 결승전에 나섰다.
이번 우승으로 3연패를 이룩했다. 26기 때 조한승, 27기 때 이세돌을 결승에서 물리친 데 이어 3연속 우승을 차지한 첫 번째 주인공이 됐다. 아울러 통산 11차례 우승, 스승 조훈현이 갖고 있는 대회 최다우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천적 강동윤의 울타리를 벗었다는 데에도 의미가 깊다. 강동윤에겐 사흘 전 맥심커피배 8강전을 패하는 등 통산 6승 13패의 절대 열세를 나타내고 있었다. 그동안 두 번의 맞타이틀전(2007년 왕중왕전, 2009년 후지쯔배)에서도 전부 패했었다.
이창호에게 있어 바둑왕은 지난 1989년 8월 프로 첫 우승컵을 안겼던 감회어린 타이틀이자 세계 최연소 기록(14세 10일)를 선물했던 기념비적인 타이틀이다. 보유 왕관은 명인과 더불어 2관.
올 들어 준우승 2번 뒤의 쾌거… 통산 137번째 우승 올 들어 십단전과 LG배 우승을 거푸 놓쳐 아쉬움을 크게 남겼던 이창호는 개인 통산 우승 횟수를 137회로 늘었다. 그중 국제기전이 21개, 국내기전이 116회다. 이창호는 6일엔 제53기 국수 타이틀을 놓고 홍기표 4단과 결승5번기에 들어간다.
총 24명이 본선에 올라 패자부활전을 병행하는 토너먼트로 우승자를 가린 KBS바둑왕전의 우승 상금은 2000만원(준우승 600만원). 이창호와 강동윤은 한중일 3국의 속기 경연장인 TV바둑아시아선수권대회에 한국대표로 출전한다. 올해는 6월 초 일본에서 열린다.
■ 우승 인터뷰
통산 11번째 우승이면서 3연패를 달성했다. 소감은?
요즘 들어 몸이 좋지 않다. 내용이 안 좋았는데 속기여서 운이 많이 따른 것 같다.
6일 국수전이 영암에서 열리고 이어 농심신라면배에 출전하기 위해 상하이로 가는 일정이 부담되지 않는지.
대국 일정이 여유롭지 않지만 어쩔 수 없지 않는가. 컨디션을 조절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올해 결혼설이 무성한데.
아직까지는 결정된 것이 없다. 진행 중이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농심신라면배를 우승으로 이끌고 싶다.
■ 결승3번기 최종 결과
대국
날짜
승자
패자
결과
제1국
2월 1일
● 이창호 9단
○ 강동윤 9단
215수, 흑불계승
제2국
3월 4일
○ 이창호 9단
● 강동윤 9단
156수, 백불계승
▲ 다소 이른 시기로 보였으나 응수가 난감했는지 강동윤 9단이 싹싹하게 돌을 거뒀다.
▲ 이창호 9단(위)과 강동윤 9단(아래)이 트로피와 꽃다발을 받고 있다. 시상은 박영문 KBS 스포츠국장.
▲ "앞으로의 목표라면 농심신라면배를 우승으로 이끄는 것입니다"라는 이창호 9단의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