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도 제주 해군기지 건설 저지를 위한 목소리가 모아지고 있다.
제주해군기지의 군사기지화는 동북아에 긴장상황을 유발할 수 있어, 전 세계적인 관심사로 대두돼 왔다. 때문에 세계 각지에서는 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으며, 이 같은 움직임이 이후 해군기지 건설 추진과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지난 29일, 일본 ‘미군 재편 실행위원회’ 소속 시의원, 주민 등은 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 성명을 발표하고, 구속된 강동균 마을회장 등 강정주민들의 석방을 촉구했다. 아울러 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경찰의 인권탄압과 세계자연유산의 훼손 가능성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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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참소리 자료사진] |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제주해군기지가 건설되면 한국의 영토에 대한 사용권한을 갖고 있는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고 포위하는데 이 기지를 활용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며 “이로 인해 제주는 평화의 섬이 아닌 분쟁의 중심에 놓이게 될 것이며,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서 “우리는 한국정부에 해군기지 건설 사업의 중단과, 강동균 마을회장 등 구속 수감된 주민들의 즉각 석방을 촉구하며, 제주도가 군사기지가 아닌 평화롭고 아름다운 섬으로 지켜낼 수 있도록 함께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 재편 실행위원회’는 지난 24일, 일본 이와쿠니에서 열린 ‘제 4회 한국-오키나와-일본 미군기지 환경문제 심포지엄’에서도 제주 해군기지 저지를 위한 투쟁에 함께 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들은 오는 10월 1일, 강정마을에서 진행되는 평화비행기 행사에 참석, 성명 전문과 서명을 강정마을회에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ILPS(국제민중투쟁연맹) 의장 호세마리아 시손 교수 역시 지난 9월 10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제주해군기지건설의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했다. 그는 “미국, 일본, 한국정부에 의해 군사주의로 치닫고 있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투쟁하고 있는 제주도민과 끝까지 연대할 것”이라며 “우리는 모든 ILPS 가입단체와 연대단체들이 제주도민과 연대하여 제주해군기지건설 중단을 위해 힘을 모아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전했다.
해군기지 반대를 위해 교포사회가 뭉치기도 했다. 미주동포전국협회 등 7개 제미교포 단체는 지난 2일, 제주 해군기지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명박 정권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저버리고 자연을 파괴하며 국토를 전쟁터로 만들어 버리는 어리석은 망동을 즉각 멈춰야 한다”며 “이명박 정권은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을 즉각 중단하고, 우근미 제주지사는 도민들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해군기지 건설 중단을 선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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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캘리포니아주 평화운동가 맥그리머 에디, 차임옥 씨 |
“중국을 경계하기 위한 기지”
아시아학생연합(Asian Students Association, ASA)과 여성이 말하는 여성의 목소리(Women's Voices Women Speak, WVWS) 역시 해군기지 반대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WVWS의 앤 라이트 등은 지난 9월 4일, 제주도 평화활동가들과 연대농성을 벌이기 위해 하와이 주재 한국영사관에 모였으며, 한국영사관에 제주해군기지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ASA소속 25명의 학생들은 제주해군기지건설에 반대하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들고 연대행동에 나섰다. 이밖에도 아시아태평양이주자미션(Asia Pacific Mission for Migrants), 홍콩국제이주자동맹(International Migrants Alliance Hong Kong), 아시아이주자조직기구(Asian Migrants Coordinating Body), 아시아모니터자원센터(Asia Monitor Resource Centre), BAYAN-HK,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협회(Indonesian Migrant Workers Union), 홍콩필리핀인연합(United Filipinos in Hong Kong)과 같은 여러 단체들이 시위를 열고 탄원서에 서명해 영사관에 전달하는 등의 행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외신에서도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다뤘다. 지난 12일, CNN은 제주해군기지 건설의 문제점을 방영했으며, <뉴욕타임즈> 역시 지난 6일부터 이틀간 세계적인 여성 평화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과 미국 한국정책연구소 특별연구원 크리스틴 안의 칼럼을 실었다.
크리스티안은 <뉴욕타임즈>의 기고글에서 “내가 워싱턴의 한국 대사관에 전화로 제주도 해군기지에 관해 항의하자 그에 대한 대답은 ‘우리한테 전화하지 말고 미국 국무성이나 국방성에 전화해라. 해군기지를 건설토록 우리에게 압력을 가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들이니까요’였다”고 밝혔다.
또한 여성운동가이자 평화운동가인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지난 12일, CNN의 자매사인 헤드라인뉴스(HLN)를 통해 “제주 해군기지는 대한민국의 기지라고 말하지만, 사실상 이 기지의 기술적인 체제는 안티볼릭 미사일 구조라고 불리는 미국의 것”이라며 “워싱턴에 있는 대한민국 대사관에 전화해서 이 기지에 대한 질문을 하면, 대사관은 ‘우리에게 전화하지 말고 미 국방성으로 전화해라’는 대답을 듣게 된다”고 설명 했다.
또한 그녀는 “이 모든 일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무력적이고 군사적인 전략적 노력에 의해 중국을 경계하기 위한 기지를 설립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