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연어라는 책을 봤을 때 기대를 하지 않았다. 제목도 딱 두글자인 '연어'.
왠지 마음에 와닿지 않았는데 책을 읽으면서 점점 알 수 없는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나는 책을 읽기 전까지 연어라는 물고기는 나에게 있어서 그냥 다른 물고기들과 같은 물고기였을 뿐이었다.
특별한 점이라고 생각한다면 자신이 태어난 곳을 되돌아 간다는 모천 회귀성 물고기라는 점이라는 것?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나에게 있어서 그저 평범한 연어가 대단하고 감동적이었다.
은빛연어가 처음에 다른 연어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무리지어서 강을 갈 때 조차 답답하게 주위에 둘러쌓여서 가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하지만 은빛연어가 아름다웠던 점은 겉모습보다 내면을 더 중요시했다는점.
나도 겉모습은 신경쓰지 않는다면서, 어느새 나도 사람을 겉모습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말은 사람의 내면을 중요시 한다면서 내 눈은 겉모습을 보고 이미 판단을 했을지도... '내가 연어였더라면 은빛연어가 아닌 다른 연어들이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으면서 첫번째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은빛연어가 다른 연어들에게 쉬운길로 가지 말자고 당당하게 얘기했을때이다.
늘 다른연어들에게 밀리고 비웃음당하던 은빛연어가 자신의 아버지처럼 당당하게 쉬운길로 가서는 안된다고 말했을 때 너무 멋있었다. 다른 연어들 모두 쉬운길로 가자고 했을때 은빛연어가 그 길은 아니라고 용기있게 얘기했을때.
마음은 쉬운길로 가는게 옳지 않다고 생각했을 수 있었겠지만 그 마음을 다른 연어들에게 전달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거란 생각이 든다.
먼 길을 헤엄쳐와서 피곤하고, 아무것도 먹지 않아 힘조차 없었을텐데...(산란기때 혼인색을 띠며 먹이를 먹지 않는 특징이 있다고한다) 힘들어서 쉬운길로 편하게 갈수도 있었을텐데 그런 유혹과 잠깐의 편안함을 버리고 힘들고 자신의 몸이 망가지지만 폭포를 넘어서는 모습이 멋있었다. 나도 힘든일이나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쉽게 무너져버리고 포기하는 때가 많았다. 아니면 다른 연어들처럼 쉬운길로 갈려고 할 때도 많았고 간 적도 있다. 그런 내 모습이 부끄러웠지만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나를 되돌아보고 잘못했었던 점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두번째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눈맑은 연어와의 대화였다.
눈맑은 연어가 삶의 이유를 찾았냐고 물어봤을때 은빛연어는 대답을 하지 못했지만 대신 삶과, 희망이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은빛연어가 희망을 찾지 못했다고 하지만 희망을 품지 않고 사는 다른 연어들에 비하면 행복한 연어이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어딘가에 희망이 있을 거라고 믿는다는 부분에서 나는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
잘 모르겠지만 희망을 잃은 사람들이 연어라는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그럼 한줄기의 희망이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의 마음에 자리잡을거 같다. 물론 이 책을 읽은 나 또한..
마지막에 눈맑은연어와 은빛연어가 알을 낳고 죽을 때 그 두 연어의 사랑이 전해지는 것 같았다. 자신을 희생하면서 알을 낳는 두 연어를 보면서 엄마, 아빠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은빛연어,눈맑은연어 그리고 다른 연어들 처럼 나도 나를 기꺼이 희생하고, 다른 사람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