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의 부업. 그 집의 술값, 음식값
나이트 클럽, 살롱, 통닭집의 무드와 특징
연예인이 부업을 벌였다 하면 살롱, 클럽 등 유흥업이기 첩경이다. 라스베이거스의 경우는 이름있는 호텔 클럽의 절반 이상이 인기 연예인들의 것. 과연 한국의 인기 연예인들도 라스베이거스의 프랭크 시내트라, 딘 마틴, 세미 데이비스주니어처럼 유흥가의 왕자가 될수 있을런지….
1백평 홀의 봉조 클럽은 1인당 1만원은 가져야
프랭크 시내트러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유흥가의 예비왕자로 등장한게 작곡가 겸 연주인인 이봉조(李鳳祚)씨다. 서울 청계천4가 센트럴 호텔 8층의 봉조 클럽이 李씨의 업체.
1백여평의 넓은 홀에 1백석 가량의 좌석을 수용하고 있으니까 크기로는 서울서 몇째 안간다. 8인조 밴드가 연주하는 무대와 20쌍 가량이 춤 출수 있는 플로어 나이트 클럽이 갖출 시설은 거의 갖추었다.
이 곳에서 사장님인 이봉조씨는 저녁 7시 개장과 함께 시작해서 영업마감 시간인 새벽 1시까지 색소폰을 연주한다. 밴드도 그가 악장으로 있는 이봉조 밴드.
음악은 조용한 무드 뮤직에서 최신 유행의 재즈까지 각양각색이지만 춤추는 커플을 위한 댄싱 뮤직이 주류를 이룬다. 걸작이라면 이봉조씨의 즉흥 연주, 애들리브의 선수로 알려져 있지만 때로는 데니 보이에 웨딩 마치를 섞는 익살도.
고객층은 주인과 가까운 방송, 가요계 사람이 많다. TV 탤런트, PD, 가수들이 잘 모이는데 대개는 동반없이 와서 아가씨는 현지조달. 여기 제공되는 팁은 5천원대, 3천원이면 짠 편.
주류는 맥주와 양주(관광업소이기 때문에 양주를 팔 수 있다)- 맥주 1병에 5백20원(세금, 서비스 차지 포함) 꼴이고 양주는 4~7백원, 안주 하나에 7백80원(세금포함) 꼴. 여기에 입장세가 5백원. 값은 다른 나이트 클럽과 별 차이가 없으니까 웬만큼 즐기려면 한사람당 1만원은 준비해야….
홀 분위기는 좋은 편이고 호스테스도 예쁘고 친절. 그 위에 1류 밴드와 1급가수의 노래가 덤으로 얹히는 셈이랄까, 그래서인지 개업 2개월동안 계속 만원을 이루고 있다. 봉조클럽 이 여유있는 선남선녀의 유흥장이라면 金세레나양의 세레나 살롱은 샐러리맨의 휴식처라 말할 수 있다. 우선 적은 돈으로 아늑한 분위기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농촌 무드의 세레나 살롱 적은 돈으로 분위기 살려
明洞성당 입구에 자리잡은 이 살롱은 민요가수 김세레나답게 농촌 무드를 살린게 특색이다. 30여개의 테이블이 놓인 홀은 당초 수수깡 울타리 박덩굴 등의 장식으로 제법 '서울속의 산촌'을 풍겼다. 요즈음은 이런 장식을 정리, 바가지 대바구니의 등불등 단순하고 시원한 조명으로 바캉스 무드. 맥주 1병에 3백원이고 안주는 하나에 1백원 균일. 낮에는 커피 등 음료를 파는 요즈음 유행의 주간다실 겸업이다. 고객층은 남녀동반의 30대가 제일 많다. 짝이 없는 손님에게는 미희의 서비스가 제공 되는데 무료가 아니라 팁(2~3천원)을 주어야 한다. 아가씨들은 대부분 20대 초년생들로 긴 머리가 특징.
한쪽 구석에 마련된 스테이지에선 5인조 밴드가 연주를 맡고 있다. 김세레나의 부군 이종묵(李鍾默)씨가 바로 색소폰 연주자겸 악장인데 이 가게에서는 연주를 삼가는 편. 김세레나양도 이따금 나타나지만 노래는 부르지 않는다. 적은 돈으로 쉬고 가도록, 이를테면 박리다매식 상술인데 연인동반이라면 3천원정도로 즐길 수 있다.
1956년 영화 '백치아다다'의 나애심
그 다음 '과거를 묻지 마세요'의 가수 나애심(羅愛心)의 '살롱 뚜리바'. 얼마전 방송엔 나왔지만 현역에서 물러난 것으로 봐야 하는 나애심양의 이 '뚜리바'는 영화·연예계 많은 식구의 단골집이 되어있다. 장소가 영화인의 집산지인 충무로2가.
테이블이 10여개 밖에 안되는 조그만 홀이 오히려 아늑한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벽과 선반을 장식한 공예품들이 나애심양의 섬세한 취미를 나타내 주고 음료와 경양식을 겸해서 낮에는 커피와 양식이 나온다.
영화스타들의 노래선집.(오른쪽 위) 최은희, 나애심. (왼쪽 위)김진규
"경양식은 앞으로 하지 않을 예정" 이라는 얘기도
술값은 맥주 1병에 4백원꼴. 안주값은 하나에 5백원 가량. 마른 안주속에는 메뚜기도 나온다. 얼굴 예쁜 아가씨들이 술잔을 부어주는데 팁은 보통 살롱 수준. 주인공 나애심씨는 조용한 분위기가 자랑인데 동생인 김봉옥(金鳳玉)양과 함께 매일 나온다.
'姬의 집'은 가족적 분위기 1천원이면 실속 차리고
윤정희(尹靜姬)의 통닭집으로 소문난 퇴계로의 '姬의 집'은 얼마전「홀」을 2배로 확장, 개업 1년간의 착실한 성장을 과시했다. 당초 통닭집만 하던 것을 경양식과 음료를 곁들여 메뉴도 많아졌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주업은 통닭.
스타의 집이란 선전 효과도 있지만 '고기맛이 유달리 좋다'는 소문이다. 닭고기는 2백원, 3백원, 5백원이 정가. 맥주는 1병에 2백50원이고 주스류는 1잔에 2백원. 닭고기를 즐기는 층이라도 1천원이면 맥주로 입가심까지 할 수 있어서 실속이 있는 셈.
고객은 학생층에서 50대까지 각양각색. 윤정희의「팬」이라고 모이는 손님이 자연 단골이 되고 그래서 때로는 가족적 분위기. 이 곳에서 약혼식을 올리는 일이 차차 늘어나서 하는 수없이 10명 가량이 합석할 수 있는 별실까지 만들었다. 윤정희가 촬영 여가에 잠시 들르는건 사실이지만 고객과 대화할 여유는 거의 없다. 경영은 윤양의 어머니 박XX 여사가 전담. 홀을 2배로 늘려 23개의 테이블이 있으나 다시 2배로 늘려야 할만큼 장사가 잘 되고 있다.
연예인의 '마시는 장사' 는 이밖에도 몇개 있다. 여배우 문미봉(文美峰. 본명 문인옥)이 을지로3가에 '오솔집'이라는 막걸리집을 경영하고, 이규웅(李圭雄)감독이 종로쪽에 역시 대폿집을 갖고있다.
(선데이서울 70년 8월 16일호 제3권 33호 통권 제 9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