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잡는 건강강의로 「황수관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황수관박사의 「신바람건강법」을 매주 2회씩 연재합니다. 동네아저씨처럼 구수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황박사의 명강의를 통해 내몸에 맞는 운동법을 터득하십시오. 즐거운 마음으로 웃고 알맞은 운동하면 건강은 저절로 찾아온다는 것이 그가 강조하는 장수비결입니다.>>
안녕하세요. 「건강전도사」 황수관입니다.
제가 요즘 TV에 출연해 시쳇말로 좀 뜨니까 여기저기서 「신바람건강법」을 소개해달라고 하네요. 전통깊은 동아일보에서 부탁을 하니 거절할 수가 있어야지요.
수백만 독자가 이 글을 읽어본다고 생각하니까 약간 떨립니다. 그렇지만 TV에서도 NG 한번 안내고 생방송처럼 일사천리로 나갔는데 기죽지는 말아야지요.
▼ 운동능력검사 꼭 받도록
이번 첫회 연재의 주제는 「운동으로 건강을 지키자」입니다.
제가 전공한 학문이 스포츠의학이고 현재 세브란스병원 건강증진센터 부소장으로 근무하면서 환자들에게 운동처방을 내리고 있으니 가장 자신있는 부분입니다.
동아일보는 올해로 창간 77주년을 맞았다고 합니다. 일제 식민지시대에 항일운동의 근거지가 됐고 해방후에는 반독재의 선봉에 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신문이니 오랜 역사를 축하해야겠지요.
그러면 저 황수관은 몇살일까요.
날마다 다른 사람의 건강을 체크해 운동처방을 해주다가 어느날 「남의 것만 보지말고 어디 내 것도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가지 데이터를 컴퓨터에 집어넣고 버튼을 누르니 아 『황수관 29세, 황수관 29세』 하는게 아니겠습니까. 실제 나이는 오십을 넘겼는데 아직도 20대 청춘이라니!
이런 것을 스포츠클리닉에서는 「건강나이」라고 부릅니다. 흔히 외모만 보고 『저이는 겉늙었군』 『저 오빠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핸섬한데…』라고 말하는 것과는 다른 얘기입니다.
외모가 젊게 보인다고 건강한 것이 아닙니다. 젊게 보여도 검사를 해보면 병투성이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 정도 말하면 눈치빠른 사람은 「종합건강진단」을 떠올릴 것입니다. 맞습니다. 그렇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합니다.
종합검진 결과 「이상무」 판정을 받고 너무나 기분이 좋은 나머지 술집으로 직행했다가 심장마비로 죽은 사람도 여럿 봤습니다.
오해는 마십시오. 건강검진이 아무 의미가 없다는 말이 아닙니다. 검진결과만 철썩 같이 믿고 건강관리를 소홀히 하면 안된다는 것, 건강나이는 건강검진과 더불어 반드시 운동능력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운동능력검사란 평소에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운동처럼 과다한 힘이 몸에 작용할 때 각 신체기관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보는 겁니다. 검사대상은 △운동중 혈압과 맥박수 △최대한 섭취할 수 있는 산소의 양 △한번 호흡할 때 내뱉는 이산화탄소의 양 △운동직후 혈압과 맥박이 정상을 되찾는 속도 등입니다.
「황수관 29세」는 이처럼 건강검진에 운동능력검사를 거쳐 나온 수치입니다.
▼ 체격과 운동능력은 별개
병원으로 당장 달려가 운동능력검사를 받기 힘든 사람은 식사 운동 생활습관을 체크해 건강나이를 측정하는 「자가진단표」를 이용해 아쉬운대로 자신의 건강나이를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실망스럽다고요? 그렇지만 낙담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나이값(?)을 못하는 게 우리 현실이니까요.
건강나이를 재는 목적은 실망하거나 자랑하는 데 있는 게 아닙니다. 바로 자신의 신체조건에 맞는 운동처방을 내리는데 있습니다. 운동처방대로 꾸준히 운동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실제 나이를 건강나이에 일치시킬 수 있을 겁니다.
운동하라고 하니까 무조건 땀을 내면 된다고 사우나로 달려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우나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도로아미타불」입니다.
제가 강조하는 것은 운동을 통해 흘리는 땀, 즉 혈관을 열고 혈액순환을 잘 시키는 땀입니다. 힘들게 산을 오른 후 정상에서 느끼는 시원하고 날아갈 듯한 그런 땀 말입니다.
오늘은 「워밍업」에 그치고 다음부터는 본격적인 신바람 운동법에 관해 얘기하지요.
[「건강 황풍」황수관 박사 누구인가]
黃長燁(황장엽) 북한노동당비서의 망명과 더불어 「황풍(黃風)」을 몰고 온 黃樹寬(황수관·52·연세대의대교수)박사. 그는 최근 TV에 출연해 자신의 신바람건강법을 특유의 어눌한 화술에뉨?薇絹助?못지않은 코믹한 표정연기로 소개, 심야시간대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를 사로잡으면서 하룻밤 사이에 스타로 떴다.
황박사의 강의내용은 평범하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웃고 운동하면 건강해진다」는게 전부다. 그런데도 듣는 사람은 배꼽을 잡고 고개를 끄덕인다. 평범한 품?澯컥?재미있는 예를 들어가면서 설명하는 것을 듣고 있노라면 저절로 삶의 지혜와 장수비결을 터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의대출신도 아니고 의사도 아니면서 명문대 의대교수로 기초의학을 강의한다. 경북 안강 출신. 대구교대와 경북대 대학원을 나와 국민대에서 운동생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87년 연세대의대 교수로 임명돼 현재 세브란스병원 건강증진센터 부소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황수관 신바람건강법②]바벨든 여자-에어로빅하는 남자
에어로빅센터에 가보면 눈씻고 봐도 몸매를 가꾸려는 여성들 뿐입니다. 대신 헬스클럽에 있는 아령이나 바벨은 남성들의 전유물입니다.
『철수아빠, 나 정희엄마랑 보디빌딩 하고 올테니까 당신이 애들 좀 봐요』 『여봐 최과장, 오늘 저녁 에어로빅 한판 어때. 6시에 거기서 타이츠 입고 보자구』 하고 말한다면 어떨까요. 아마 미친 사람 취급받기 딱 좋을 것입니다.
▼남자는 호흡기―심장 튼튼해져▼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여성의 에어로빅과 남성의 웨이트트레이닝은 서로 뒤바뀌는 것이 좋습니다. 왜 그럴까요.
일반적으로 여성보다 남성이 성인병에 걸릴 위험이 높습니다. 흡연 음주 스트레스에 더 많이 노출되는 탓도 있지만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동맥경화 같은 성인병을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남성은 호흡기나 심장을 튼튼하게 하는데 신경을 써야 합니다. 지구력을 키우고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는 운동을 스포츠의학에서는 유산소운동, 다른 말로 에어로빅운동이라고 합니다.
음악에 맞춰 신나게 몸을 흔드는 에어로빅 체조만 에어로빅 운동이 아닙니다. 걷기나 조깅 수영도 에어로빅운동에 속합니다. 몸안에 산소를 잘 공급하는 운동이 바로 에어로빅운동입니다.
반면 무거운 것을 드는 웨이트트레이닝은 한꺼번에 많은 힘을 쓰지만 몸안에 산소공급이 충분하지 않아 호흡이나 혈액순환기능을 강화하는 효과는 적습니다. 그래서 무산소운동 또는 언에어로빅운동 이라고합니다.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육을 길러 남성다움을 과시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면 에어로빅체조를 하는 편이 고혈압 심장병 같은 성인병예방에 훨씬 효과적입니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근육이 적고 대신 지방이 많습니다. 신체구성상 여성은 지방이 20∼24%이고 근육이 23%인 반면 남성은 지방이 12∼16%이고 근육은 40%입니다.
그래서 중년으로 접어들면서 여성은 무기력해지고 운동부족으로 복부에 지방이 쌓여 아랫배가 나오는 것입니다. 이때는 아령이나 바벨 같은 근육운동을 해야 지방질을 감소시켜 성인병을 막을 수 있습니다. 갱년기 이후 여성에게 잘 나타나는 골다공증 예방에도 도움이 되지요.
혹시 근육이 불룩불룩 튀어나와 육체미선수처럼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여성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천만에요, 그것은 기우입니다. 역도선수나 미스터코리아처럼 특수훈련을 받기 전에는 그렇게 되기 힘듭니다.
근육운동을 해본 여성의 경험담을 들어보면 1주일만 지나도 몸이 가벼워지고 2개월 정도 하면 체중이 3∼4㎏은 너끈하게 빠진다고 합니다.
튼튼한 몸을 기르는 운동에는 성구별이 없습니다. 날씬해지고 싶은 여성들이여, 그러면 이제부터 아령을 듭시다!
황수관 신바람 건강법 ③]폭소 한사발 눈물 한컵
저는 집에서 아이들과 배구공을 갖고 놀기를 좋아합니다. 방바닥에 공을 굴리고 던지면서 부산을 떨다 보면 형광등을 깨고 집사람에게 핀잔을 듣기 일쑤입니다. 그럴 때 그 사람을 보면 불같이 화를 내다가도 아이들이 조금만 재미있게 해주면 금세 깔깔댑니다.
울기도 얼마나 잘 하는지 한번은 설거지 할 생각도 안하고 연속극을 보면서 찔끔대다가 『여보 나 슬퍼서 죽을 것 같아요』 하는 것이에요. 저는 속으로 『나보다 오래 살 거면서…』라고 생각했지만 대답은 『그래 나도 슬퍼』라고 나왔습니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 7년은 더 오래 사는데 바로 이 웃음과 눈물의 오묘한 작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브라질에 세미나 참석차 간 적이 있었는데 그 나라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이 웃음입니다.
그들은 차 타고 가다가 신호에 걸려 멈췄을 때 서로 눈이라도 마주치면 모르는 사람끼리도 『따봉』하며 엄지손가락을 흔들고 웃습니다. 아마존 밀림의 산소로 인류의 30%를 먹여살린다는 자부심이 그런 여유를 만들어낸 것일까요.
브라질이 축구 잘 하고 외채가 많다는 얘기는 평소에 들었지만 그렇게 웃음과 인사가 성한 강대국(?)인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같은 아파트에 살아도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면 자동적으로 15층 남자는 고개가 왼쪽으로 9층 여자는 오른쪽으로 돌아갑니다. 10초도 채 안되는 시간이 얼마나 길고 어색한지….
한번 웃는 것을 운동과 비교하면 에어로빅 5분 하는 효과와 맞먹습니다. 우리 몸에는 내장을 지배하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두가지 자율신경이 있습니다.
놀람 불안 초조 짜증은 교감신경을 과민하게 만들어 심장을 상하게 하고 여러 장기의 활동에 해를 끼칩니다. 반면 웃음은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심장을 천천히 뛰게 하며 우리 몸의 상태를 편안하게 해줍니다.
기왕 웃을 바에는 배꼽을 잡고 크게 웃는 것이 좋습니다. 폭소는 긴장을 이완시키고 혈액순환을 도와주며 질병에 대한 저항력도 길러줍니다. 크게 웃으면 상체운동도 되고 위장 가슴근육 심장까지 운동하게 만듭니다. 쾌활하게 웃을 때 우리 몸속의 6백50개 근육 중에서 2백31개가 움직인다지 않습니까.
눈물도 스트레스가 쌓일 때 몸안에 형성되는 화학물질을 몸 밖으로 발산하는 귀중한 역할을 합니다.
「남자는 평생 세번만 울어야 된다」거나 「여자가 웃음이 헤프면 복이 달아난다」는 속담은 건강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말입니다. 웃는 것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거울을 보고 입술이 찢어지도록 벌리면 자기 모습이 한심해서라도 웃음이 나올 겁니다. 억지로 웃는 연습을 자주 하다보면 어느새 인상 찡그린 표정은 사라지게 될 겁니다.
폭소 한 사발과 눈물 한 컵, 이 두가지는 인생의 맛을 내는데 빼놓을 수 없는 귀중한 양념입니다.
[황수관 신바람 건강법④]팔-다리를 흔들자
한 노인이 친구 아들 결혼식에 갔는데 피로연에서 신랑 하는 말이 걸작이었습니다.
『한가지 고백할게 있습니다. 저는 결혼 전에 많은 시간을 한 여자의 품속에서 행복하게 지냈습니다』
한참 뜸을 들인 후 좌중이 조용해지자 그 녀석은 『그 여자는 바로 저의 어머니입니다』고 말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습니다.
『바로 저거다』라고 무릎을 친 노인은 며칠 후 마누라 회갑잔치에 그 말을 써먹기로 작정했습니다.
드디어 그날이 됐습니다. 잔치 분위기가 무르익자 그 노인이 벌떡 일어나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여보 나 고백할게 하나 있어. 이제사 하는 말인데 결혼 전에 나는 수많은 날을 딴 여자의 품에서 지냈다오. 그런데 가만있거라…. 그 여자가 누구더라』 노인은 계속 더듬거리다 여러 사람앞에서 톡톡히 망신을 당했습니다. 요즘 사회문제로 떠오른 노인성 치매(노망)를 소재로 한 유머입니다. 약간 과장이 있지만 그런대로 치매의 심각성을 잘 보여줍니다.
노인들이 중풍(뇌졸중)보다 더 무서워 하는 병이 바로 치매입니다. 환자 자신뿐 아니라 가족까지 줄줄이 고생하고 특효약도 없기 때문이지요.
치매와 건망증은 다릅니다. 가령 대문 열쇠가 어디 있는지 잊어버리는 것은 건망증이고 열쇠를 보고도 그것을 어디에 사용하는지 모른다면 치매입니다.
성인의 뇌세포는 1백40억개쯤 되는데 이것이 하루에 10만개씩 죽습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뇌세포가 이보다 더 빠르게 많이 죽어 뇌기능이 저하되면 치매라는 끔찍한 「불청객」이 찾아옵니다.
우리나라 치매 환자는 65세 이상 노인의 9.5%라고 합니다. 이중 다른 사람의 도움이 꼭 필요한 중증 환자는 3.4%정도입니다. 그러나 치매 노인을 쉬쉬하고 숨기는 집이 많아서 일찍 병원에 가면 고칠 수 있는 것도 치료시기를 놓쳐 낭패를 당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치매하면 대개 미국의 레이건 전대통령이 걸린 알츠하이머병을 연상하는데 치매도 두통처럼 수많은 원인이 있습니다.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이 동맥경화나 혈전(피 찌꺼기)으로 막혀 뇌세포가 손상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기억력이 떨어지고 언어장애나 지능장애가 오는 것입니다. 어느 정도 예방과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알츠하이머병에 비해 희망적입니다. 항간에는 화투나 카드놀이가 치매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장려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들 놀이가 머리를 쓴다는 측면에서 다소 설득력이 있지만 노름은 대부분 흡연 음주 스트레스를 동반하기 때문에 권할 만한 것은 못됩니다.
왕성하게 사회활동을 하고 폭넓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면서 하루 한시간 이상 독서를 하고 사색을 즐기는 것이 치매예방에 좋습니다. 바둑 장기 같은 건전한 오락도 도움이 됩니다.
적극적인 치매예방법으로는 두뇌에 산소를 충분히 공급해주는 운동이 최고입니다. 뇌를 단련시키려면 손과 발, 팔 다리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운동을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것이 뇌세포 감소를 예방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늙기도 서럽거늘 노망이 들어 자식들에게 폐를 끼쳐서야 되겠습니까.
[황수관 신바람 건강법⑤]내몸에 맞는 운동
병원에서 고혈압 진단을 받은 K씨(53·기업 임원).
고혈압에 운동이 좋다는 소리를 듣고 3개월간 하루도 빠짐없이 열심히 운동을 하다가 저를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검사결과는 뜻밖이었습니다. 혈압이 더 높아졌을 뿐 아니라 멀쩡했던 심장에도 이상이 있다는 겁니다.
『몸에 좋은 운동을 했는데, 그것도 얼마나 열심히 했는데 오히려 건강이 나빠지다니 이거 말이 되는 겁니까』
도무지 영문을 알 수 없다는 K씨를 붙들고 자세한 얘기를 들어보니 「말이 된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그는 석달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집 근처 학교 운동장을 열바퀴씩 죽을 힘을 다해 달렸다는 것입니다.
안 그래도 혈압이 높아 부담이 많은 심장이 집중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밖에요. 돌연사 같은 큰 변을 당하지 않은 것만도 천만 다행입니다.
K씨 같은 분이 의외로 많습니다. 운동을 한다고 무조건 건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신문 지면에 「기업체 간부가 등산를 하다가 갑자기 쓰러져 숨졌다」거나 「모씨가 조깅을 하다가 가슴을 움켜쥐고 주저앉아 병원에 옮기는 도중 사망했다」는 기사가 가끔 실립니다. 이를 남의 일이라고 여기다가 큰 코 다칩니다.
꼭 돌연사가 아니라도 잘못된 운동은 골절을 상하게 하고 만성피로가 생기는 등 부작용이 따릅니다. 누가 운동하는 모습을 보면 입이 근질근질해서 『그게 운동이 됩니까. 기왕 운동 하려면 러닝셔츠를 서너번 짜낼 만큼 땀을 내고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해야지』라고 핀잔을 주는 사람은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건강을 위한 운동은 무조건 강하게 한다고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줄넘기를 5분 하고 가뿐하게 끝내거나 매일 20분씩 주위를 어슬렁거리고 나서 운동을 했다고 말하는 것도 우스운 일입니다.
운동에는 「과부하의 원리」가 있습니다. 일상 생활보다 부하(負荷)를 다소 강하게 주어야 운동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다소 강한」 부하란 어떤 걸까요.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 힘의 50% 미만으로는 운동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또 일반인이 운동할 때 최대 힘의 85% 이상 강도로 하면 여러가지로 몸에 무리가 옵니다.
더 중요한 것은 몸에 과부하를 줄 때는 서서히 점진적으로 해야 한다는 겁니다. 전혀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센 운동을 하면 심장마비나 중풍으로 쓰러질 위험이 있습니다.
건강에 도움이 되는 운동을 하려면 이렇게 하십시오. 처음에 자기 최대 운동능력의 50% 수준에서 시작해서 차츰 강도를 높여가다가 최대 운동능력의 70∼80%에 도달한 다음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남이 장에 가니까 거름 지고 따라 나서는 식의 운동으로는 안됩니다. 자기 몸에 맞는 운동종목과 운동량을 정하는 것이 먼저 입니다. 특히 40대 이상은 「운동으로 폼을 좀 잡아보자」는 생각이 있다면 지금 당장 바꾸십시오.
황수관(연세대의대교수)
[황수관 신바람 건강법⑥]잘못알려진 만병통치약-엔도르핀
지하철 안에서 두 노인이 대화를 나눕니다.
『수투레스 그거 참으면 안된디야』
『옳거니. 우째꺼나 웃고 살아야 엔도루핀이 나와서 건강하게 오래 산다카더라』
▼ "웃어야 나온다"는 잘못 ▼
노인들 뿐만 아니라 어린아이들도 「엔도르핀」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건강」하면 곧바로 「엔도르핀」을 떠올리는 게 우리나라에선 상식처럼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엔도르핀은 기분이 좋을 때, 신나게 웃고 떠들 때 펑펑 분비되고 이것이 많이 분비돼야 건강해진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천만의 말씀입니다. 엔도르핀만큼 잘못 알려진 건강상식도 드뭅니다. 국내외 어느 논문에도 「기분 좋을 때 엔도르핀이 분비되고 기분 나쁘면 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는 보고가 없습니다.
생리학적으로 보면 화를 내거나 기분이 나쁠 때 이 두가지 호르몬은 동시에 분비됩니다. 그런데도 엉터리 지식이 널리 퍼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모두 TV 등의 매체에서 엉터리 건강강의를 하는 사람들 때문입니다. 지금이라도 엔도르핀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엔도르핀은 우리 뇌속의 뇌하수체 전엽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이름입니다. 우리 몸이 상처를 입어 통증을 느낄 때나 기분 나쁠 때, 불안 공포 초조감을 느낄 때 이를 방어하고 진정시키려고 분비되는 것이 엔도르핀입니다.
쉽게 말해 엔도르핀은 몸안에서 분비되는 「마약」입니다. 실제 엔도르핀은 모르핀보다 진정효과가 세배나 높습니다.
▼ 진정효과 모르핀 3배 ▼
기분이 아주 좋거나 즐거울 때는 당연히 엔도르핀 분비가 억제됩니다. 심신이 행복한 사람은 마약이 필요없기 때문입니다.
분만중인 산모는 엔도르핀이 최고치에 도달했다가 출산 후 서서히 감소해 며칠 후 평상 수준으로 돌아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운동할 때는 어떻게 될까요. 운동을 하면 엔도르핀이 증가하는데 가벼운 운동으로 산소가 충분할 때는 별로 증가하지 않다가 자기 능력의 80%가 넘는 강한 운동으로 산소가 부족해지면 엔도르핀이 눈에 띄게 늘어납니다.
이 때 엔도르핀이 많아지는 것은 인체가 과도한 스트레스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것입니다. 복싱선수가 시합중에 그렇게 두들겨 맞아도 아픈 줄 모르는 것은 엔도르핀의 강력한 진통작용 덕분입니다.
▼ 지나치면 되레 해로워 ▼
엔도르핀은 사람이 육체적이나 정신적으로 궁지에 몰렸을 때 많이 분비됩니다따라서 엔도르핀은 「건강약」이 아니라 「비상약」인 것입니다.
엔도르핀이 기분 좋을 때 분비되는 것이 아니라고 무조건 그걸 줄이거나 없애려는 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살다 보면 열쇠를 잊어버려 비상키가 필요한 때가 있고, 타이어가 펑크나서 예비타이어가 필요한 때가 있는 것처럼 엔도르핀도 우리 몸이 비상사태에 빠졌을 때 외부로부터 인체를 지켜주는 귀중한 방어장치입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라는 속담이 엔도르핀에도 적용됩니다. 엔도르핀이 많은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식욕이 떨어져 몸이 마르고 신경쇠약이나 면역저하로 인한 감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신기한 외래어 좋아하는 사람들, 「곡조」도 모르면서 너무 유식한 척하지 맙시다.
[황수관 신바람 건강법⑦]아침등산은 「만병통치」
얼마 전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그의 트레이드 마크와 같은 조깅을 중단했다는 뉴스를 들었습니다. 운동량이 너무 많을 뿐만 아니라 무릎관절 충격으로 조깅이 건강에 해롭다는 주치의의 충고를 따랐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건강하다 해도 70대 노인이 매일 아침 2,3㎞씩 뛴다는 것은 체력적으로 다소 무리입니다. 조깅을 수영으로 바꾸었다고 하는데 운동강도를 낮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라면 대통령이 조깅을 열심히 해왔기 때문에 수영으로 바로 바꾸기 보다 속보를 병행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전신운동인 수영도 좋은 운동이지만 지면을 힘차게 걷는 것도 중요합니다.
의사들은 대개 노인들에게 걷기운동을 권합니다. 운동부족으로 생긴 성인병은 대부분 걷기운동으로 치료됩니다. 『그렇게 쉬운 것이 무슨 운동이 되겠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지만 제대로 하는 걷기만큼 전신운동의 효과가 큰 운동도 드뭅니다. 그래서 스포츠클리닉에서는 비만 당뇨 고혈압 심장병 등 성인병 환자에게 걷기를 적극 권합니다.
미국의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걷기로 심장병을 치료했고 루스벨트 대통령은 오로지 열심히 걸어서 천식을 완치했다지 않습니까.
건강증진을 위한 효과를 기대하려면 하루 1만보 이상 걸어야 합니다. 1주일에 한번 몰아서 등산하는 것보다 일주일에 서너번 걷기운동을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우리가 섭취한 에너지 중에서 일상생활 외에 운동으로 소모해야 하는 열량이 하루 2백50∼3백㎉입니다. 이것은 보통걸음으로 1시간반, 속보로는 1시간, 조깅으로는 30분 운동해야 소비되는 양입니다.
걷기는 아침식사 전에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시간이 여의치 않은 직장인은 점심 먹고 20∼30분 가까운 공원을 산책하는 것도 좋습니다. 아무튼 규칙적으로 해야 운동효과가 납니다.
걷는 요령은 우선 가슴을 펴고 앞을 똑바로 보며 팔은 자연스럽게 흔들어야 합니다. 발은 뒤꿈치부터 닿는게 좋습니다.
보폭은 적당하게 하고 자주 발을 놀리십시오. 보폭이 크면 히프가 불균형하게 되고 무릎에도 무리가 옵니다.
제일 좋은 걷기운동은 삼림욕을 겸한 등산입니다. 나무와 꽃에서 나오는 향기가 몸을 정화시켜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체력이 좋고 젊은 사람은 조깅을 선호합니다. 걷기로 몸을 다진 후에 슬슬 조깅으로 넘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문제는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지금까지 운동하지 않던 사람은 곧바로 조깅을 해서는 안됩니다. 걸을 때 체중의 1.5배에 달하는 무게가 발에 실리는데 달릴 때는 무려 3배가 실리므로 부상을 하기 쉽습니다.
조깅을 할 때는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을 철저하게 해야 합니다. 무조건 빠르게 달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맥박수 1백20∼1백30 정도로 옆사람과 얘기할 정도로 슬슬 달리거나 가볍게 달리다가 차츰 속도를 올리고 다시 늦추는 식으로 변화를 주는 것이 좋습니다.
걷기와 조깅은 운동화 하나만 있으면 누구나 언제든지 시작할 수 있는 운동입니다. 그렇지만 독하게 마음먹지 없으면 「작심3일」에 그치기 쉬운 운동이 바로 이것입니다. 여러분, 걸어서 남줍니까.
[황수관 신바람건강법⑧]소리없는 살인자 고혈압
심한 고혈압으로 저를 찾아온 L씨(59).
젊어서 갖은 고생을 다한 끝에 맨손으로 큰 사업체를 세개나 일으킨 분인데 요즘 고혈압이 심하고 당뇨까지 겹쳐 고생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의욕은 있지만 몸이 말을 안들어 회사까지 자식들에게 맡기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습니다.
생긴 것부터가 고집불통으로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 성격입니다. 고혈압에 걸리기 쉬운 사람은 대개 작은 일에 신경을 많이 쓰고 성급해서 화를 잘 냅니다.
그는 40대 초반에 자신이 고혈압인 것을 알았지만 아무 증상이 없어 치료하지 않아도 된다고 무시했습니다.
고혈압은 중증이 되기 전에 별다른 징후가 없어 흔히 「소리없는 살인자」라고 불립니다.
전체 고혈압 환자의 70∼80%인 경증 환자들이 치료를 게을리 하다가 결국 중증으로 변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맙니다. L씨도 『혈압 높은 사람이 어디 한둘인가』라며 마음놓고 있다가 다급해지자 병원으로 뛰어온 것입니다.
『고혈압에는 운동이 큰 도움이 됩니다. 하루 30분∼1시간씩 일주일에 5, 6일 숨이 조금 찰 정도로 운동하세요』
이런저런 설명을 하자 그때까지 입을 꾹 다물고 있던 그는 대뜸 반문했습니다.
『아니 운동을 하면 혈압이 올라가는데 웬 운동입니까』
『운동할 때 혈압이 올라가는 것은 몸을 정상으로 돌리기 위한 겁니다. 혈압 오르는 것을 염려해서 운동을 하지 않으면 운동부족으로 비만해지고 고혈압이 더 심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찬찬하게 설명하고 운동부하검사를 통해 자신의 신체조건과 알맞은 운동법을 객관적으로 제시하자 비로소 그는 믿는 눈치였습니다. 임상실험을 통해 보면 1백80/1백㎜까지의 고혈압 환자는 약을 별로 쓰지 않고 6개월 가량 꾸준히 운동하면 얼마든지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운동종목은 빠르게 걷기, 조깅, 자전거 타기, 수영 같은 유산소운동이 좋습니다.
가벼운 고혈압이라면 온몸의 긴장을 완화해주는 체조를 틈틈이 하고 출퇴근길에 20∼30분 걷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30대의 가벼운 고혈압 환자는 조깅이 권할만 합니다. 콧노래를 부를 정도로 30분간 3∼4㎞ 가볍게 달리는 게 좋습니다.
40대 이후에는 빠르게 걷기가 가장 효과적입니다. 고혈압이면서 허리가 약하거나 관절이 좋지 않은 사람은 수영이 괜찮습니다. 고혈압이 심한 노인은 수영할 때 폐의 부담이 적은 배영을 주로 권합니다.
골프도 여유있게 걸으면서 스윙하는 정도가 좋고 스트레스 받으면서 내기를 심하게 한다면 오히려 건강에 해롭습니다.
고혈압환자는 운동할 때 다음과 같은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추운날 이른 아침에는 운동을 피할 것 △식후에 바로 운동하지 말 것 △충분한 준비운동으로 몸을 따뜻하게 한 후 본운동에 들어가고 정리체조도 잊지말 것 △날씨가 추울 때는 실내에서 운동할 것 △운동이 끝난 후 땀이 식은 상태에서 오래 있지 말 것 등입니다.
두달후 저를 찾아온 L씨는 운동효과가 나타난다고 매우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다짐했습니다.
『일하기 싫으면 먹지 말라는 말이 있잖습니까. 앞으로 운동하지 않으면 먹지도 않고 하루일과도 시작하지 않을 겁니다』
[황수관 신바람건강법⑨]꿀맛같은 운동시간 만들기
운동을 하라고 권하면 『너무 바빠서…』라며 꼬리를 내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일수록 가만히 살펴보면 허송세월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아침에 늦잠 자고 점심 먹고 동료들과 어울려 커피 한잔 마신다고 어슬렁대며 퇴근해서는 애국가가 나올 때까지 TV를 열성적으로 봅니다. 그러면서도 바쁘다는 핑계를 대지요.
운동시간은 만들기 나름입니다. 늦잠 자는 사람은 1시간만 일찍 일어나십시오. 잘수록 느는 것이 잠입니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하루 6시간만 자도 기분이 상쾌하고 몸이 개운해집니다.
미국의 어느 잡지에서 조깅중에 치명적인 사고를 당한 사례를 분석한 적이 있었는데 하나같이 40대 남자였다는 것, 운동을 시작한 지 6주 이내였다는 것, 운동처방을 받지 않고 혼자 결정해서 운동을 했다는 것이 공통점이었습니다.
젊은 사람은 상관없지만 불혹(不惑)을 넘어 운동할 때는 「자만심은 절대 금물」입니다.
한 달에 한두번 힘겨운 등산을 하거나 직장 체육대회에 참가해 오랜만에 힘깨나 쓰는 사람이 더러 있는데 이것은 건강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런 식으론 체력이 좋아지기는커녕 부상이나 안 당하면 다행입니다
아무리 좋은 일도 심리적으로 부담을 가지면 역효과가 납니다. 운동도 마찬가지입니다. 건강을 위해 억지로 한다는 생각보다 운동을 통해 삶을 즐기고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버린다고 생각하십시오.
운동을 시작할 때는 누군가에게 선언하십시오. 특히 잘 보이고 싶은 사람, 모범을 보여야 할 대상에게 선언하면 효과가 큽니다.
운동은 평소 생활보다 약간 높은 강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령 30분 조깅하고 나서 숨이 차면 3분 정도 더 뛰는 것이 알맞은 운동량입니다.
운동기구나 운동복을 가까운 곳에 챙겨두는 것도 요령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어제 세탁한 운동복이 말랐나, 신발은 어디 갔지』하며 허둥대다가 『에이 귀찮은데 하루 빼먹자』며 포기하기 십상입니다.
중요한 일과 급한 일의 우선순위를 혼동하는 사람을 흔히 봅니다. 중요한 일을 제쳐두고 당장 눈앞의 급한 일에만 매달리는 것이지요. 그러나 먼 안목의 인생을 보면 운동을 위해 투자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없습니다.
머릿속이 복잡할 때 운동을 하면서 실컷 공상을 하고 샤워를 하면서 헛된 생각을 싹 씻고 나면 콧노래가 저절로 나올 겁니다. 인생의 즐거움은 절대 멀리 있는 게 아닙니다. 오늘부터라도 가까운 곳에서 「건강」이란 대어(大魚)를 낚으십시오.
[황수관 신바람건강법 ⑩]肝이 부은 사람들
비만에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고 지방간까지 있는 S씨(42)는 진짜 간 큰 남자였습니다.
간에 지방이 쌓이고 부어서 정상인보다 30% 이상 커져있는데도 제 충고를 한 귀로 흘려듣는 것이었습니다.
지난번에 찾아왔을 때 술을 끊고 기름기 있는 음식을 피해 체중을 3㎏ 정도 빼야 몸이 좋아진다고 했건만 마이동풍(馬耳東風)이었습니다.
무슨 배짱인지 운동도 전혀 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당연히 검사결과가 나쁘게 나왔지요.
『운동이 좋은 것은 알지만 회사 업무가 많아 늘 피곤한데다 시간도 없어서…』
S씨처럼 변명하는 사람이 많으니 참으로 큰일입니다. 연일 기름진 식사와 술자리가 계속되고 퇴근은 물론 가까운 곳에 점심 먹으러 갈 때도 승용차를 몰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