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복을 입어야 할 만큼 하늘도 높아졌고 위풍이 세졌습니다. 5시 기상을
했으니 교회를 가고 싶은데 마땅히 갈 곳이 없어 광릉초로 달려갔습니다.
달리면서 갑자기 머리를 길어서 이외수씨마냥 묶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유가 뭐있습니까, 그냥 여지 것 못해봤으니까 한번 길어본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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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지요. 땀복을 입어서 그런지 열 바퀴 도니까 땀이 나서 옷이 축축해집니다.
저는 인내력이 부족해서 머리를 잘 기르지 못합니다. 젤 많이 길러 본
것은 고교 때 펑크 머리를 해보고 거의 레옹 컨 셉이나 2/1 가름 마를 하고
다녔습니다. 물론 중학교 다닐 때 빡빡머리를 3년 했고 입대 할 때 빡빡머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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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르면서 왠지 모를 슬픔 속에 어금니를 질근 물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고삐리 때는 거의 펑크스타일의 하이칼라를 하거나 앞머리가 긴 군인머리를
하고 다녔습니다. 어쩌다 두발 단속으로 머리를 강제로 잘릴 때만 3부 정도의
스포츠머리를 했지요. 요새 교도소는 두발 자유라 오히려 과거처럼 빡빡 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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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아 취급을 받습니다. 6시에 기상하는 곳은 군대와 교도소입니다.
군대 교도소는 5시에 기상을 하고 9시에 취침을 하지요. 어느 곳에서 들어도
기상나팔이나 취침나팔 소리가 짠하고 쓸쓸한 것은 아마도 영어의 몸으로
높은 담장을 원망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국에만 있는 새벽기도가 과거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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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나 4시 반에 했는데 요새는 빨라도 5시 반, 6시에 하는 교회도 있습니다.
물론 새벽기도회를 안하는 교회도 많아졌고요. 제 동생은 새벽기도로 데뷔한
말띠 아저씬데 기도를 세게 하면 힘이 난다고 늘 제게 강청했지만 변함없이
새벽기도를 무시하면서 신앙생활하고 있는 저도 한고집하는 인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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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요즘 제가 찬양이 하고 싶고 기도가 하고 싶어졌습니다.
숍에서 혼자 찬송가를 부르기도 하고 얼마 전에는 목장에 갔다가 식사 준비하는
중에 소리 내서 찬양을 열곡 넘게 불렀더니 목자가 내가 부르는 찬송가는
처음 들어본다면서 음정 박자에 지적 질을 합니다. "냅-두세요. 찬송은 기돈게"
2014.9.14.s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