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또 비가 종일 내린다니 오늘은 어디든 가야합니다. 아침에 눈떠서 2층 올라갔다가 만난 하늘은 밝음과 흐림이 교차하는 묘한 분위기입니다. 무엇이 우세하다고 말할 수 없는 대립이나 교차 혹은 대체 등등 예보대로 하면 오늘은 맑음의 승리이고 내일은 빗줄기가 될 흐림의 우세입니다.
마땅히 갈 곳이 생각나지 않는 것은 마음만 급할 뿐 새로운 곳을 개척하려면 다소 거리가 있는 장소들로의 이동이 필요해서 어떻게 효율적으로 일정들을 잡을 지 잘 짜야합니다. 비오는 날이 절반은 될 듯한 이번 주는 덕분에 집안일도 좀 처리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오늘은 오후에 움직일 수 밖에 없는 사정이 있어 가깝지만 많이 움직일 수 있는 곳을 찾다보니 역시 지미봉이 딱입니다. 오늘은 완이 생일이라 생일파티도 지미봉에 올라가서 해주면 색다를 것 같아 케익을 사서 들고 올라갔습니다. 마침 제과점에 뽀로로 케익도 있는데다 뽀로로 그림 케익상자에 담아주니 나름 열심히 보았던 애니메이션인지라 완이 관심의 눈길이 말도 못합니다.
지미봉에 오르면서도 케익에 대한 기대때문에 다른 먹을 것들은 찾지도 않습니다. 지미봉은 올라가는 길이 상당히 가파른데 여러번 와도 준이와 태균이는 역시 느립니다. 나날이 운동해가면서 나날이 실력이 느는 것은 저밖에 없는 듯 합니다. 완이는 원래 빨랐고 특히 태균이가 더 빨리 움직여야 하는데 좀 많이 늦습니다.
지미봉 정상에서 파노라마 전경을 감상하며 즐거운 파티! 근데 바람이 세서 촛불켜기는 실패. 성냥 두 개는 바람에 금방 사그러들며 겨우 촛불 하나 불붙여주긴 했지만 그것도 잠시를 이기지 못합니다. 아쉽지만 무늬만 불끄는 시늉으로 마무리.
내려올 때는 반대편으로 와서 둘레길을 좀더 걸었는데 반대편의 두 개의 길 중 훨씬 가파르고 위험한 길을 완이가 고집하는 바람에 두 녀석의 하산길이 어찌나 오래 걸렸는지 주차장에 당도하고 나니 시간이 컴컴한 오후 6시입니다.
내려오면서 준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태균이가 자꾸 전해주고 싶어하는데 당최 그게 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전해주고 싶은 상황을 말로도 글로도 표현할 수 없는 답답함. 그저 손가락으로만 자꾸 뭔가를 이야기합니다. 이런 영원한 미스테리들이 요즘 자꾸 늘어납니다. 오늘따라 유난히 미적대는 준이인지라 분명 무슨 일이 있었을 것 같은데...
저녁에는 완이가 요즘 너무 좋아하는 우동과 오징어숙회로 마무리. 요즘 완이는 우동에 푹 빠졌습니다. 오징어도 최애템 중에 하나. 생일이니 좋아하는 것은 다 해 준 셈입니다.
오늘의 옥의티는 지미봉 또다른 정상테크에서 완이가 모르는 사람에게 안기려 했던 행동. 멀리서 지켜보면서 잽싸게 눈치챈 제가 낯선 여자에게 거의 안기려는 순간 냅다 소리를 질러대는 바람에 겨우 모면하기는 했지만 이 놈의 버릇은 언제 나아지려는지! 그러고보니 테크 위 등산여인의 패션이 어째 저랑 동일한 흰색과 검정색이긴 하지만 그래도...
첫댓글 여긴 어제 오후엔 해도 반짝 했고, 오늘은 진종일 비가 오더만 지금은 좀 멈췄습니다. 쭉 월요일까지 비가 잡혀 있더만요.
완이 생일 축하 하고 🙏🍒
준이씨 이벤트가 궁금하긴 합니다.😃🍒